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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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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
  • 수필드림팀
  • 해드림출판사
  • 2008-02-15
  • 176쪽 / A5
  • 8995997141
  • 8,000원

본문

「첫사랑」은 사랑의 순수한 가치를 되짚어보는 수필드림팀의 세 번째 테마수필집이다.

대부분 불혹 이상의 삶을 살아온 작가들이 오랫동안 가슴 속에 묻어둔 수줍고 애절한 첫사랑의 체험을 끄집어내 수필로 승화한 작품집이다.

유년시절 순백의 첫사랑에서부터 아슬아슬한 사춘기의 첫사랑 그리고 이별의 무게가 더욱 아프게 다가오는 청년의 첫사랑까지 다양한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고뇌와 번민, 이별과 아픔, 그리움과 행복의 감정들이 소용돌이치면서도 사랑의 순수성과 이를 지키려는 정신적 가치가 뚜렷하다.

<목차> 펴내는 글 - 작달비처럼 혹은, 윤슬처럼·전영관 | 6 제2회 독후감 공모전 당선작·김정민 외 | 153 1. 그의 첫사랑 · 이지영 | 9 2. 해바라기 사랑 · 전대선 | 17 3. 가을을 앓다 · 김창애 | 25 4. 허밍 · 변소영 | 31 5. 늦은 안부 · 강경자 | 41 6. 잊힌 약속 · 최은지 | 49 7. 무아 음악다방의 추억 · 김명숙 | 54 8. 복도와 절름발이 · 전영관 | 61 9.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 장은초 | 69 10. 겨울 나그네 · 임영숙 | 75 11. 선녀와 나무꾼 · 이승훈 | 83 12. 소중한 자산 · 박래여 | 91 13. 완행열차가 특급열차에게 따라 잡히는 법 · 임은수 | 97 14. 기차여행 · 김영태 | 105 15. 마지막 사랑 · 김언홍 | 113 16. 벙어리 냉가슴 · 한판암 | 121 17. 20세기에 남은 사람 · 김성보 | 129 18. 아름다운 착시 · 김지영 | 137 19. 햇살은 기어코 내 마음을 쓰러뜨리네 · 고현숙 | 145
수필드림팀은 신춘문예와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2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2006년 8월5일 결성되었다. 수필드림팀이라 명명한 이유는 현재가 아닌 미래지향성으로써, 해마다 수필 인구가 늘어나 수필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필진 자신에게 목표와 책임을 부여, 문학성과 감동이 재고된 수필을 쓰도록 노력하자는 의도 때문이다. 따라서 수필드림팀은 구성원의 최종 목표이다. 수필드림팀은 매회 정해진 테마를 주제로 작품을 발표한다. 2006년 10월 내면의 상처를 테마로 한 「3도 화상」(에세이), 2007년 8월 15일 어머니를 테마로 한 「비손」(해드림출판사)에 이어 이번이 첫사랑을 테마로 한 세 번째 테마수필집이다.
본문 일부 …… 나는, 빈곤이 무엇인지 모르는 서울의 남쪽 아파트 군락에 사는 넉넉한 집 고명딸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당시의 나는 부모님의 온실 속에서 된바람 다 피하고 달달한 꿀비만 누리며 자란 몸피 가는 화초로, 부모의 품 밖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에 대해 어섯눈도 뜨지 못한 인숭무레기였다. 그렇게 상반된 토양에서 자란 우리였지만 사랑의 시작은 그 나이 또래의 여느 누구와 같이 보드랍고 화창했다. …… 개나리와 진달래 초록물 든 버드나무 어린잎들을 빼곤 그와 나 만이 오롯이 천지간의 생명체로 살아있는 듯 여겨졌다. 자정이 가까워 막차를 놓치기 직전이 되도록 함께 붙어 다니다가 헤어질 시간이 오면 마치 그 날이 영원한 이별이라도 되듯 가슴 철렁이고 슬퍼져서 그 아이는 매번 내 집 앞까지 날 바래다주곤 했다. 상가의 현란한 네온사인들 사이에 오만한 거인처럼 우뚝 선 아파트 입구에 다다라서도 잡은 손이 떨어지지 앉아 우리는 화단의 작은 덤불 사이에 봄꽃처럼 숨어 있다가, 새벽녘이 되어서야 그는 멀고 먼 그의 달동네로 터벅터벅 돌아갔다. 종종 점심을 굶는 가난으로도 비굴해지지 않는 미소와 장학금을 위해 공부하는 바쁜 와중에도 불우한 고교생을 위해 야학의 선생이 되길 자처한 당당한 그 청년의 어깨가 내 곁에 있는 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행복하기만 하던 어느 날, 아무런 징후도 없이 그가 내 손을 끌어 학교 근처 어둠이 내린 골목길로 데려갔다. 그런 그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세상의 모든 밤을 합친 것만큼 무겁다는 느낌이 빠르게 스쳤다. 전혀 예상치 못한 그의 이별 통보. 온 몸이 순식간에 텅 비어 껍데기만 남은 듯 다리가 스르르 풀려가고 그런 내게 그가 의미 모를 짧은 입맞춤을 했다. 왜 우리가 느닷없이 헤어져야 하는지, 빛이 차단된 독방으로 나를 밀어 넣고 있는 그가 왜 나보다 더 흔들리는 눈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도리 없던 나는 터지려는 눈물보다 빠르게 앞으로 내달렸다. 살갗에 봄이 닿았던 계절이 다시 오싹한 겨울로 급히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그의 친구들을 찾아 우리 이별의 단서를 캐내 보려 애썼으나 아무도 시원한 답을 주지는 못했다. 처절하게 잃어야만 진정한 것을 얻는다고 푸르스트는 말했다지만, 화사하던 그 해의 봄과 그를 동시에 잃고 생애 최초의 사랑이 흩어진 후에 과연 내게 남는 것들이 무엇인지 갓 스물의 나는 깨닫지 못한 채 상실의 고통과 혼란 속에서 83년의 한 해를 보냈다. …… -김지영의 아름다운 착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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