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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10-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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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손
  • 수필드림팀
  • 해드림출판사
  • 2007-08-15
  • 169쪽 / A5
  • 8995997109
  • 8,000원

본문

수필드림팀의 두번째 테마수필집. '어머니'라는 테마를 통해 비손하던 우리네 어머니를 떠올리는 수필들을 담았다. '비손'이란 우리의 민속어로써 치유나 소원을 이루게 해달라고 신에게 두손으로 비는 일을 말한다.

이 상범 원로 시인 이상범 원로 시인은 권두작품으로 '눈으로 본 어머니의 사랑'을 실었다. 이 작품에서 그는 어머니에 대하여 자식이 잘되기만을 소망하는 기도와 같은 사랑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머리에 흰 물결이 나부끼고 잔주름의 골이 깊어가도 변하지 않는 사랑이다.’라고 묘사하고 있다.

권두작품_이상범
제1회 독후감 공모전 당선작_김선경 외
편집후기_전영관


1. 개화(開花)_고현숙 ……… ……… 9
2. 조약돌 사랑_이지영 ……… ……… 17
3. 노모의 노심초사_임병식……… ……… 25
4. 달마중_전대선 ……… ……… 31
5. 마루에서 부르는 노래_김창애 ……… ……… 39
6. 이불_변소영 ……… ……… 49
7. 달빛소나타_강경자 ……… ……… 57
8. 엄마_김명숙 ……… ……… 65
9. 냄새의 집_전영관 ……… ……… 73
10. 진작 알았더라면_장은초 ……… ……… 81
11. 당신의 새끼손가락_임영숙 ……… ……… 87
12. 나는 괜찮다_박래여 ……… ……… 95
13. 물빛 그리움_임은수 ……… ……… 101
14. 서른아홉의 꽃으로_김영태 ……… ……… 109
15. 어머니의 춤_김언홍 ……… ……… 117
16. 시린 기억의 저편_한판암 ……… ………123
17. 양수가 그리운 아들_이승훈 ……… ……… 131
18. 엄마의 가방_우미정 ……… ……… 137

수필드림팀은 신춘문예 혹은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수필가들 중심으로 역량 있는 중견수필가 그리고 삶의 향기 그윽한 연륜의 수필가, 30대의 문기(文氣) 번득이는 수필가 등 2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수필을 가볍게 대하지 아니하면서 남다른 애정과 프로의식을 지닌 수필가들이다. 수필드림팀이라고 명명한 이유는 외향성이 아닌 내향적 주문이며 현재가 아닌 미래지향성 때문이다.

해마다 수필 인구가 늘어나 수필의 질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스스로에게 목표와 책임을 부여, 문학성과 감동이 재고된 수필을 쓰기 위해 노력하자는 의도라고 보면 정확하다.

그래서 '수필드림팀'은 그들의 최종 목표이며 그만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앞으로도 테마수필을 통해 감동적인 수필을 내놓을 것이다.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치던 어둡고 좁은 골목길에 쪼그리고 앉아 나는 발가벗겨진 내 몸처럼 내 마음도 실오라기 하나 걸쳐지지 않은 채 발가벗겨졌다는 사실을 통감하였다. 몸과 마음이 급속으로 냉동되는 모진 추위와 외로움에 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꺼이꺼이 울었다. 그러다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까만 하늘에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지 알 수 없어 무척이나 당황한 듯 창백한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다. 꽁꽁 언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난 ‘이제부터 나 혼자다. 이제부터 나 혼자 살아야 한다.’ 라는 생각과 각오를 거듭거듭 다졌다. 그렇게 난 씁쓸하게 달과 오래오래 눈을 맞추었다.
그 이후 길을 걸어가거나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할 때 난 눈에 불을 켜고 그 어떤 곳을 찾기에 바빴다. 어느 산자락 아래이거나 남의 집 처마 밑이거나 상관없이 그곳이 바람이 심하게 들지 않는 곳, 내 한 몸 잠시나마 편히 누일 수 있는 곳 이라는 스스로 판단이 내려지는 순간 맘이 그렇게 안정될 수 없었다. 난 너무나 진지하게 뒤돌아보고 또 뒤돌아보며 그곳을 눈에 익혀두었다. 또다시 쫓겨난다면 난 그곳에 갈 작정이었다.
그때부터였다. 내가 이불에 집착한 것이. 그때 한창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전우' 라는 시리즈를 즐겨보아 난 자주 전쟁 꿈을 꾸었는데 그 꿈속에서 전쟁이 터지면 난 죽자사자 이불을 챙겨 양 어깨에 짊어지고 피난을 갔다. 무겁고 부피가 큰 이불 때문에 작은 몸을 휘청거리면서도, 비질비질 식은땀을 끊임없이 흘리면서도 난 이불을 짊어진 채 죽을힘을 다해 피난을 가다가 꿈에서 깨어나곤 했다. 꿈이 아닌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포근하고 도타운 이불만 보면 난 사족을 못 썼다. 필요 없음을 알면서도 이불 판매대에 성큼 다가가 손으로 만져보고, 사고, 집에 가져와 깨끗이 빨고, 어디론가 쉬 가져갈 수 있도록 눈에 잘 띄는 곳에다 놓아두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도 그랬다. 이불은 돈에 집착하지 않는 엄마, 야단치지 않는 엄마, 발가벗겨 날 내쫓지 않는 엄마였다. 야단치거나 쫓아내는 대신 날 포근하게 감싸주는 엄마, 꽃병 사오라고 재촉하지 않는 선생님, 나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탄탄한 방어막이 돼주는 마이 스위트 홈이었다.

……

- 변소영의 <이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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