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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20 11:47
  • 쓰잘데기
  • 김요수
  • 비평 에세이
  • 2018년 03월 19일
  • 신국판
  • 979-11-5634-274-8
  • 13,000원

본문

어디서 얻어들어 귀동냥이나 하고, 어디서 주어 읽어 눈동냥이나 하는 처지였던 2013년과 2014년, 그러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다스리던 ‘꼼수의 시대’와 박근혜 대통령의 ‘몰염치의 시대’가 다가오던 때, 광주드림신문에 예순여섯 번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글 솜씨나 그림 솜씨가 형편없음을 스스로 알지만 다만 열정은 다했습니다. 무섭고 철저하게 모질던 그때 흔쾌히 연재를 해준 광주드림신문이 있었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아 탈(?)이 나지 않아서 그렇지 싣는데 용기가 필요한 글들이었습니다. 몇 년이 지난 뒤지만 책으로 엮어주신 분들이 또한 고맙습니다.

아뢰는 말씀

1. 배워서 남 주나? 10
2. 상전 배부르면 종 배고픈 줄 모른다 19
3. 검은 뱃속만 채우랴 24
4. 팔자는 길들이기 나름 28
5. 굳히기는 쉬워도 떼기는 힘든 것이 버릇 32
6. 마루가 높으면 천장이 낮아진다 36
7. 개천에서 용 난다고? 훗 40
8. 남의 떡에 설 쇠 볼까 46
9. 바늘 가는 데 실 간다 51
10. 바늘 가진 놈이 도끼 가진 놈 이긴다 56
11.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 60
12. 저 잘난 맛에 산다 64
13. 차라리 없느니만 못한 가짜가 병이라 70
14. 옷이 날개 75
15. 속 보인다 속 보여 81
16. 발등에 오줌 누는겨? 86
17.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91
18. 윗물이 맑아야 96
19. 발등 찍혔어, 발등! 101
20. 오리 새끼 길러 놓으면 물로 간다 107
21. 한강에 화풀이하시나? 111
22. 배운 도둑질 116
23. 자라 보고 놀란 가슴 121
24. 북 치고 장구 치고 126
25. 개떡같이 주무르다 130
26. 허울 좋은 도둑놈 134
27. 대감 죽은 데는 안 가도 140
28. 방귀 뀐 놈이 145
29. 도로 아미타불이라 150
30. 억지 춘향 155
31. 부르는 게 값 160
32. 귀신 씻나락 165
33. 꽁지 빠진 수탉 171
34. 똥 싼 년이 핑계 없을까 176
35. 눈 가리고 아웅 180
36. 참빗으로 서캐 훑듯 184
37. 여럿의 말은 쇠도 녹인다 188
38. 도랑 새우 무엇 하나 192
39. 억지가 반벌충이? 197
40. 복덕방에 들어앉았나? 202
41. 흰 모래밭에 금 자라 걸음 206
42. 노래의 날개 위에-멘델스존 211
43. 손오공 탈 그리고 조용필처럼 215
44. 엉뚱 발랄 그리고 렛잇고 219
45. 염성덕과 오가희 224
46. 봄이란 229
47. 점직하고 서머한 세상 233
48. 천둥지기와 물꼬 238
49. 4월은 잔인한 달이 아니다 242
50. 봄이 왔다고 봄이겠는가 247
51. 안철수 현상과 안철수 비용 252
52. ‘가만있으라’와 ‘골든 타임’ 256
53. 잊지 말아요, 세월호! 261
54. 김기춘 그리고 논공행상의 굴레 266
55. 시민단체 그리고 어쨌든 270
56. 관례와 식민지 275
57. 앞잡이와 골목대장 279
58. 찔통부리기와 밀치닥질 283
69. 깡패와 감바리의 시대 288
60. 가납사니와 쟁퉁이 294
61. 눙치기 그리고 탐관오리떼 참사 298
62. 허 그리고 헛 302
63. 어중이 그리고 떠중이 307
64. 싹수 그리고 싸가지 311
65. 가만히 그리고 덤터기 315

김요수

‘시간 날 때 할라요가 뭔 말이데 일은 그때그때 해야제’. 김요수는 어머님이 하셨다는 말씀을 자주하면서 그때그때 일을 한다. ‘준비하면 갑이 되고, 시킨 대로 하면 을이 된다’. 김요수는 아버님의 말씀도 자주 꺼내며 준비를 한다. 지난날(과거)을 바탕 삼아 하루와 한 해를 시뮬레이션하는 힘이 뛰어나고, 날마다 ‘밥값 했는지’를 묻는다. 멀리 보며 걷고, 언저리를 함부로 하지 않아서 만남조차 허투루 갖지 않는다. ‘가만있으면 암긋도 못해요,
시작을 해야제’. 요새 김요수는 이 말을 입에 붙이고 사는 데 썩 괜찮은 사람이다.
김요수는 마당 쓸 듯 마음 쓸며 쓴 그림산문집 <딱좋아 딱좋아>란 책을 썼는데 읽고 함부로 감동하지는 마시길. 또한 이명박의 꼼수와 박근혜의 몰염치를 겁도 없이 그들의 집권시대에 무려 3권짜리 <소설 폐하타령>으로 써냈는데 권력의 추한모습을 보고 한 수 배우려는 사람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그의 용기가 가상하나 ‘옳음’을 곁에 두고 사시는 분들은 읽지 마시길. 살면서 건진 슬기로움을 익살스럽게 풀어낸 산문집 <부서불랑께>에는 외워두고 써먹을만한 명언(?)들이 차곡차곡 깃들어있다.

모처럼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거리에 나섰다. 좀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곳엔 가지 않는다.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셨던 어머님을 닮아선지,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말라고 어렸을 때부터 단단히 일렀던 어머님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어머님’은 남의 어머니를 높이거나 돌아가신 내 어머니를 이를 때 주로 쓴다.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계시는 자기 어머니에게 ‘어머님’이라고 쓰지 마시라. 속보이는 말이니까.
여러 사람 모이면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서너 사람 만난다고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허리 곧추세우고 헹감치고 앉아 글이나 읽던 아버님을 닮아선지,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없어야’는 말을 입에 달고 사신 아버님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헹감’이라고도 쓰고 ‘행감’이라고도 쓰는데 양반다리로 앉는 일을 말한다. 양반다리는 ‘앉는다’고 말하는데 헹감은 ‘친다’고 한다. ‘앉는다’와 ‘친다’, 이렇게 나누어 쓰는 까닭이 있을 텐데,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사람을 가까이 만날 때는 신발을 주로 본다. 대놓고 얼굴을 볼만큼 떳떳하지도 않지만 어쩐지 부끄러워서다. 신발을 보면서 그 신발 고를 때를 떠올리면 신발 신은 사람의 본데를 어림할 수 있고, 신발이 닳은 생김새를 보면 됨됨이(성격)도 눈대중할 수 있다. ‘본데’는 보아서 배운 예의나 솜씨쯤이다. 예의를 차릴 줄 알면 ‘본데있다’고 말하는데 ‘본데있다’는 한 낱말이므로 붙여 쓴다.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따끔한 맛을 보일 때 ‘본때를 보인다’고 쓰는데 ‘본때’는 본보기가 될 만한 일이나 물건의 맵시를이른다.
낯선 사람을 만나면 얼굴을 쳐다보는 버릇이 있다. 놀라거나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몰래 빤히 본다. 들킬 때도 있어서 혼쭐이 나기도 한다. 좋게 생각하며 살거나 웃을 일 많은 사람은 웃는 얼굴이고 주름조차 웃음 따라 생긴다. 꼬이게 생각하거나 까다로운 사람은 눈빛까지 움찔하게 만들고, 꾸민 듯이 웃는다.
버스를 타면 엉뚱한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노래를 듣게 된다. 택시를 타면 생뚱한 한탄이나 심지어는 욕지기를 듣게 된다. 모두 귀를 어지럽게 후비고 머리를 어지럽게 흩뜨린다. 사람들이 차라리 귀에 뭘 꽂고 있는 까닭을 알 것 같다. 모처럼 나선 거리에서 낯선 노래에 시달리고, 좀처럼 듣지 않던 말에 귀가 시끄럽다. 시끄러움은 귀에서 머리로 옮겨가고, 머리는 마음을 또 흔들어댄다. 이럴 때는 볼 만한 것을 찾아보면 아주 좋다.
눈을 쓱 돌리니 곳곳에 돈 이야기 현수막이 붙었다. 돈이라서 눈이 번쩍! ‘최소 3479억 원, 최고 1조 원’ 밑도 끝도 없는 돈 이야기가 눈에 쏙 들어온다. 그런 현수막은 여러 곳에 붙었는데 그것을 붙인 모임(단체)은 다 다르고 글은 다 똑같다. 그리 큰 모임도 아닌데 3천억 원을 계산하고, 1조 원을 세고 있었을까? 3천억과 1조 원은 차이가 너무 커서 수학 문제라면 틀릴 것이 뻔하고, 로또 복권도 당첨금 차이가 저리 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저건 또 뭔 뜻이야? 순환도로 운영회사와 협상을 다시 하여 시민 혈세를 절감했다는데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소리야,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소리야? 아니면 통행료를 없애주겠다는 것이야? 순환도로 운영회사와 처음 협상을 했던 사람도 공무원이고, 다시 협상한 사람도 공무원인데 그러면 처음 협상했던 공무원이 잘못했다는 뜻이다. 잘못한 공무원이 책임을 진다는 뜻인지는 알 수 없다. 그냥 혈세를 절감했단다. 모든 게 그대론데. 여기서 궁금하다. 혈세를 저렇게 쓴 사람은 누구일까, 광식이 동생? 저 현수막 값은 누구 주머니에서 나왔을까, 운식이 동생인가?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광식이 동생, 광태’라는 영화가 있었고, 순환도로를 만들었던 당시의 광주광역시장 이름은 광태, 저 현수막이 붙던 시절의 광주광역시장 이름은 운태였다.

‘흰 모래밭에 금 자라 걸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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