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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20 14:00
  • 술도 못 먹는 영은이
  • 정지안
  • 시집
  • 2018년 07월 24일
  • 신국판
  • 979-11-5634-294-6
  • 10,000원

본문

7번째 시집이다. 행운의 수 7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어떤 이유를 대야 할지 고민된다. 숫자가 커지면 여유가 있어져야 하는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인생을 살 만큼 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린 애도 아니니, 중심이 없어서 그럴까? 아니다. 지금 중심이 없을 리가 없다. 중년이라는 세월을 살고 있으니 말이다.
생각은 살아가면서 경험도 하면서 여러모로 넓어졌는가 싶지만, 그것을 간직하고 있는 마음속의 모든 것들이 신체 각지의 운동신경에 명령을 내려 보면 그렇지도 않다.
마음의 명령과 신체의 기동에 부조화가 막 시작되고 진행되어가는 그런 젊음과 노년 사이의 낀 사람인가 싶다.

머리글 4

1
한라산 14
삼대三代의 통계統計 17
알 것 같은데 20
아무것도 아닌데 22
대접과 존경 24
개심사開心寺 26
문제의 해결 28
무제 30
어느 좋은 날 34
어떤 고백 36
연속극 제작 38
분류학 41

2
산 자여, 산 자여… 45
통장정리 48
얼굴 50
행복이라는 생각 52
서해 무창포 54
옛날에 56
비밀 만들기 58
예쁜 사람의 예쁜 짓 60
두 글자 단어의 역설 62
인연 63

3
복수초 66
첫사랑 67
용서 없음 68
삶에서의 가치 70
아 경옥아 73
오늘, 내 친구에게 75
상가리 이야기 76
겸제 산수화에 시비를 걸다 78
먹고 산다는 말 80


4
어느 가을날에 84
우문현답 86
전설 88
노새 노새 젊어서 노새 90
삶의 길을 묻다 92
싱거운 사랑 얘기 94
길을 걷다 96
이 꽃 예쁘지 않아요 98
이해 100
변명 102
가을 또는 무제無題 104
시대의 아픔 105
사랑해야 하는 이유 106
말장난 108
술도 못 먹는 영은이 110
시장 근처에서 112
타락墮落한 한 인간을 보며 114
살아있음의 공포 116
눈 내린 날 118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고 자람.
동국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공학석사와 공학박사 학위를 받음.
세계 시문학연구회(2002)와 문예사조(2005)를 통해 등단.
(주)에세이에서 제1시집 『내가선 자리 또 하늘을 보니』(2006년 7월) 출판.
도서출판 문예촌에서 제2시집 『무엇을 찾을지 모를 혼자만의 여행』(2011년 6월)
출판.
교보문고 퍼플에서 전자책 및 주문도서(POD;publishing on demand) 형식으로 제3시집 『어
디를 봐도 별게 없네』(2014년 1월)와 제4시집 『어느 해, 그냥 2013년』(2014년 1월)을 동시에 출간.
그리고 같은 방법으로 5번째 시집 『한번 세게 분 바람』(2015년 4월)과 6번째 시집 『새벽 다섯 시 반』(2015년 5월)을 출간.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 PEN 한국본부 회원, 세계 시문학연구회 회원

삼대三代의 통계統計

통계라는 단어는
지르고 싶은 사람 마음대로다.
전문 학자야 가슴 아플 일이지만
대략 그럴 거라고 어림잡은 값인데
꼭 틀린 말도 아닐 거일 테고

몇 천 년 전 삼대三代의 구성이 어땠는지
전혀 모른다.
그래도 대략 생각해보면
유아 및 아동기의 왕성한 아이들
십 대후반부터 이십 대 정도의 피곤한 부모들
삼사십 대 정도의 무기력한 노년층
이래 살지 않았나 싶다.
언 듯 언 듯 아프리카 어디를 보면
그런 것 같으니 말일세

우리가 좀 먹고살 만하겠다 싶을 때
삼대의 구성이라고 하면
유아에서 청소년 세대
이 삼 십 대의 부모세대
사 오 십 대의 노년 세대
이렇게 조금 늘어난 수명통계가 된다.

먹고 남아서 배가 빵빵한 오늘날
삼대의 구성은
유아에서 청장년 세대
삼사 오십 대의 부모세대
육칠 팔십 대의 노년 세대
이렇게 대폭 증가한 수명 통계가 되겠다.

미래에도 삼대의 구성은 조금 바뀌겠지만
무한정 늘지는 않겠지
생물학적 한계라는 게 엄연한데
어렵게 사는 노년 세대를 바라보니
그 긴 세월에 가슴이 아프다
단지 그들의 어려움을 보게 된 것
그런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과
나이 들면 그렇게 된다는 것
이 둘을 모두 잘 알기 때문이다.







인연

세상에는 알 것이 너무 많은데
다행히 아는 게 너무 없다는 고백
그 사실 하나만 알아도 참 많은 걸 알고 있는 거야
인연
당연히 알고 있는 것
옷깃만 스쳐도 우겨대는 것, 우겨댈 수 있는 것
시간이 지나면서
그 뜻도 맞고 어쩌면 맞지 않기도 하지만
말장난처럼 가벼운 게 아니라는 것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를 먹으면서
인연은 거의 필연이었던 것들이라는 생각
인연의 또 다른 모습인 악연도 있게 된다는 것
그 모든 게 뒤섞여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는 것
인연-필연-악연, 모두 피곤하다.
나중에 그 끝에 과果-결과結果가 매달릴 테니까
그 또 다른 굴레의 시작점이 되려는 징조
끝 나 거라. 끝 나 거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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