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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20 14:41
  • 햄릿과 돈키호테
  • 최용현
  • 꽁트
  • 2018년 08월 31일
  • 신국판
  • 979-11-5634-300-4
  • 15,000원

본문

‘콩트’ 하면 떠오르는 가벼운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스토리텔링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처음 한 30편까지는 큰 어려움 없이 술술 썼지만, 나중에는 소재, 문체, 구성 등에서 한계를 절감하며 끙끙 앓기도 했습니다. 연재하는 동안 협회 명이 바뀌면서 회지 이름도 ‘전력기술인’으로 바뀌었고 월 발행 부수도 6만 부를 넘어섰습니다.
또, 세무공무원들이 보는 ‘월간 국세’라는 잡지에도 고정칼럼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대학 때부터 심취했던 삼국지의 인물들을 개론적(槪論的)으로 분석하는 평전을 연재했습니다. 조조나 유비, 제갈량 같은 걸출한 인물들뿐 아니라 동탁 여포 원소 같은 군웅(群雄), 순욱 주유 방통 같은 모사(謀士) 등 다양한 인물들을 똑같은 비중으로 다루었습니다.

책머리에- 내 삶의 편린을 담아서… ・4


제1장 햄릿과 돈키호테

서울의 봄 ・14
어느 목욕탕에서 ・18
일등병 유감 ・22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26
댕기머리 ・30
서예동아리 들어가기 ・34
어이구, 이 병신 ・38
햄릿과 돈키호테 ・42
홍시에 맞은 여학생 ・46
두 여자(1) ・50
첫 입사시험에서 ・54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58


제2장 푸른 옷소매 환상곡

방 언니 ・64
주주클럽을 떠나다 ・68
알 수 없는 일들 ・72
윤 부장의 술버릇 ・76
라이프 사이클 경연대회에서 ・80
어느 술 상무의 일과표 ・84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88
고 대리의 여복(女福) ・92
푸른 옷소매 환상곡 ・96
어느 샐러리맨의 초상 ・100
겨울바다 ・104
계란으로 바위 치기 ・108


제3장 천국과 지옥 사이

503호 할머니 ・114
어느 보조기사 이야기 118
공주와 고추 ・122
물주를 구합니다 ・126
밤이 무서워 ・130
이 테이프를 어떡한다? ・134
2년만의 외출 ・138
어떤 종친회 ・142
낮 꿈 ・146
남자는 괴로워 ・150
천국과 지옥 사이 ・154


제4장 여우와 과부

강화도에서 ・164
총알 탄 사나이 ・168
우리 집 고양이 ‘반디’ ・172
똥차 이야기(1) ・176
똥차 이야기(2) ・180
사냥꾼을 따라가다 ・184
여우와 과부 ・188
영종도 우두머리 까치 ・192
도둑고양이와의 전쟁 ・196
꿩 대신 닭 ・200
장끼와 땡 포수 ・204
동해안에서 만난 여인 ・208


제5장 어느 백수의 하루

어느 백수의 하루 ・214
빨간 지갑 ・218
정관수술 유감 ・222
혜진이와 핸드백 ・226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230
운전면허증 따기 ・234
서해대교에서 ・238
어떤 황태 ・242
신세대 신입회원 ・246

구로동 별곡 ・250
아버지와 아들 ・254
어떤 노인의 절규 ・258


제6장 상품권이 뭐기에

전기(傳記)와 전기(電氣) ・264
강남역 부나비 ・268
월산거사와 백산거사 ・272
두 여자(2) ・276
이사회 때 생긴 일 ・280
헤어진 여자는 다시 만나지 마라 ・284
상품권이 뭐기에 ・288
기타를 든 남자 ・292
웅계(雄鷄) ・296
최 씨 vs 강 씨 ・300
일산아카데미 ・304
뱅뱅사거리 육교 옆에서 ・308
라일락꽃 향기 ・158

• 수필가
• 경남 밀양 출생
• 밀양중, 부산남고, 건국대 행정학과 졸업
• 1991년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 회원, 구로문인협회 부회장 역임
• 월간 국세, 한국통신, 전기기술인협회지 등에 고정칼럼 연재
• 주간 전기신문, 밀양신문, 한미일요뉴스 등에 고정칼럼 연재
• 인제대학교 교양교재 ‘생활한자와 기초한문’에 ‘삼국지의 고사성어’ 원고 수록
• 제4회 구로문학상 수상(2015년)
• 교보생명, 대한전기학회, 자연과 사냥사를 거쳐 전력전자학회 사무국장으로 정년퇴직
• 월간 ‘The Lighting(등)’에 삼국지인물론 연재 중
• 주간 ‘한미일요뉴스’(Las Vegas)에 고정칼럼 연재 중 작품집
• 『삼국지 인물 소프트』(1993, 인물평전집)
• 『아내가 끓여주는 커피는 싱겁다』(1994, 에세이집)
• 『강남역엔 부나비가 많다』(2003, 콩트집)
• 『꿈꾸는 개똥벌레』(2008, 에세이집)
• 『삼국지 인물 108인전』(2013, 인물평전집)
• 『영화, 에세이로 만나다』(2015, 영화에세이집)

그날 내가 외박을 한 것은 퇴근길에 재경(在京) ‘OO채(蔡)’ 씨 종친회에 참석하러 종로에 나갔던 것이 발단이었다. 종친들이 4~50명 정도 모여 있었다. 채 씨는 본(本)이 하나이므로 모인 사람들은 모두 일가요 친척인 셈이다. 그날 받은 명함이 스무 장도 넘었다.
편치 않은 자리였다. 간혹 비슷한 또래가 있어 인사를 하고 보면 항렬이 높아 말하기가 거북했다. 명함만 보면 위 항렬인지 아래 항렬인지 대충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기서 용범이를 만날 줄이야!
용범이는 먼 친척이었으나, 그보다는 고향에서 초등학교를 같이 다닌 어릴 때의 친구였다. 옆 동네에 살다가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 용범이네 가족이 모두 서울로 이사를 하는 바람에 헤어졌는데, 거의 20여 년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우리는 한눈에 서로를 알아보았고, 재회의 기쁨으로 한동안 잡은 손을 놓을 줄 몰랐다. 용범이는 군에서 장교로 복무하다가 몇 년 전에 전역을 했고, 지금 영등포 부근에서 조그만 플라스틱 공장을 운영하고 있단다.
종친회장이 인사 말씀을 하고 종친회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서로의 근황을 얘기하기에 바빴다. 결국 우리는 그 자리를 탈출, 몰래 밖으로 빠져나왔다.
길거리 포장마차에 들어갔다. 그동안 살아온 얘기, 고향 얘기, 초등학교 때 동창들 얘기…. 우리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9시가 넘었을 때, 어느새 소주 세 병이 비어 있었다. 우리는 다시 근사하게 한잔하기로 하고 택시를 탔다.
이태원에서 내려 한 나이트클럽에 들어갔다. 거기서 2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두 아가씨와 우연히 합석하게 되었다. 옷차림새나 대화의 내용으로 보아 직장여성 같았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파트너를 정해서 나란히 앉았다.
‘김이예요.’ 하고 자신을 소개한 용범이의 파트너는 세련되고 발랄한 도시 여성 타입이었는데, 붙임성도 있고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했다. ‘최예요.’ 하며 내 옆에 앉은 아가씨는 약간 큰 키의 글래머였는데, 말수는 적었으나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그 아가씨들은 아주 부담 없이 우리를 대해 주었다. 가끔 이런 곳에 온다고 했다. 맥주 마시는 실력은 보통이 넘었고, 춤 솜씨는 흔히 보는 정도의 초보자 수준이었으나 주저하거나 뒤로 빠지는 일은 없었다.
우리는 어설픈 몸짓으로 블루스를 함께 추었다. 파트너에게 웃는 모습이 예쁘다고 하면서 내 애인이 되어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밉지 않게 살짝 웃을 뿐 대답이 없었다. 맞닿은 가슴에서 뭉클한 촉감이 짜릿하게 퍼져왔다. 내 몸속에서 무언가가 서서히 꿈틀거리고 있었다.
네 사람은 죽이 잘 맞았다. 우리는 자리를 옮기기로 의기투합, 함께 나이트클럽을 나왔다. 어느새 11시가 넘어 있었다. 택시를 타고 한강을 건넜다. 강변도로를 따라 늘어선 가로등 불빛이 강물에 잠겨있는 모습이 처연하게 아름다웠다.
네온사인 불빛이 휘황찬란한 거리에서 내렸다.

‘어떤 종친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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