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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20 15:39
  • 내 마음의 엑스레이
  • 김정애
  • 에세이와 평론
  • 2018년 12월 25일
  • 신국판
  • 979-11-5634-323-3
  • 13,000원

본문

김정애 수필의 매력은 내면 풍경을 보여주는 데 있다

“수건춤을 추는 여인이 그려진 한지 채색 그림 하나가 문득 눈에 들어왔다. 내 눈앞에 쉴 새 없이 던져지는 삶의 과업들을 해결하느라 모래바닥처럼 거칠고 지쳐버린 가슴에, 그녀가 올린 자유의 깃발은 감로수 같은 파도 한 줄기 솟구치게 하더니 가슴 밑바닥을 자르르 훑는다. 일어서야지, 허공에 나부끼는 저 수건처럼. 어느새 나는 그림 속 춤추는 여인이 된다.” -<수건춤> 중에서

이 수필집 [내 마음의 엑스레이]에 욕망의 조직화된 상징체계가 숨어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김정애 수필의 매력은 내면 풍경을 보여주는 데 있다. 작가가 감동적인 구조를 형상화하기 위한 전략을 치열하게 탐구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우리는 언어에 담긴 내면풍경을 통해서 한 작가를 총체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그 가능성에는 끝이 없다.

수필은 ‘내면의 고백’과 ‘통찰’이다. 김정애의 언어는 내면의식을 구성하는 특성을 갖는다. 본질적으로 언어의 색깔을 논의하는 것은 마음의 풍경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언어 바깥으로 나가는 출구는 없다. 작가가 문학언어를 쓸 때마다 거기에 따라 특정한 전망과 사유가 따라 나오며, 그것에 연동된 의식으로 적절한 선택, 감정의 반응, 치유적 행위가 생겨나고 있다. 마음도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는 것이다. 문제는 수필화자가 누구나 다 언어에다 총체적인 자신을 싣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애는 문학언어로 자신의 의식 틀을 짠다는 것에서 남다르고 특이하다.


욕망 드러내기, 그림자의 인격화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아, 이거구나… 가까이 둘 수 없는 내 아기를 그리워하는 마음. 이미 다 자라서 내 곁을 떠나 일가를 이루고 있는 아이. 먼 외국에서 영상통화로만 접할 수 있는 아이. 그립단 말은 심중에 깊이 숨겨둔 채 그저 높은 톤으로 밝게 웃고 안부 주고받으며 손녀딸만 요란하게 어르다마는 짧은 해후. 정작 나는 너랑 깊은 속마음을 나누고 싶은데… 다 자란 아이에게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음이라는 것을 잘 아는 내 의식이, 그리움의 향기조차 못 뿜도록 꼭꼭 봉해서 기억도 안 나는 노래 가사 속에 이리도 꽁꽁 숨겨뒀단 말인가. 치매처럼 지치도록 헤매어도 찾을 수 없던 귀향의 본능 같은 이 뜨거운 사랑을!”
- <내 마음의 엑스레이>에서

모든 의식은 문학언어에 의해 틀이 짜이고, 그렇게 형성된 언어는 작가의 내면풍경을 엑스레이처럼 찍어 그림자의 인격화를 구현한다. 언어의 틀은 내면 풍경 엿보기라는 특정한 창문을 짜는 것이다.

김정애의 수필 특성은 단순히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아니고 보람을 가지고 즐거워하면서 살아가는 데서 미적 울림을 준다. 수필의 언어는 삶을 부른다. 삶이 일정한 맥락의 언어 안에 있다는 뜻이다. 그 맥락 안에는 끝없는 욕망과 좌절과 갈등이 있다. 극복과 회피라는 심리 과정을 겪으면서 한 인간의 자아가 성숙해 가는 것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수필들은 치료성을 띤다고 하겠다. 여러 작품들에 적확하게 쓰인 문학언어는 독자와의 심미적 소통을 가능케 하고, 욕망이 변증법적으로 변용되어 치료효과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를 미적 사유로 안내하고 감동까지 준다.

김정애의 <내 마음의 엑스레이> 등 여러 편의 수필들은 여성의 경험과 여성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특히 <망각주머니>는 오십이 넘어 대학원에 진학하여 발견한 생의 기쁨을 노래함으로써 많은 만학도의 진학열풍을 일으키는 힘으로 작용했다. 현실을 긍정하는 데는 정서적 힘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긍정의 정서를 움직일 수 있는 힘도 바로 문학의 힘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김정애의 수필은 잘 보여주고 있다.


부산수필의 미학적 위상을 보여주는 텍스트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어깨를 낮추어 쇄골을 드러낸 뒤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모양을 내고는 양 팔을 위와 옆으로 뻗어 올려 포즈를 잡는다. 아름답다. 아름다운 내 모습을 보는 것은 행복이다. 거울 속 나의 애인은 화장과 옷차림, 춤추는 나를 보며 내 절정의 순간을 함께 해 준다.
거울은 자아를 강화해주고 자신감을 북돋워준다. 둘이 하나가 되고자 하는 나의 무화(無化)가 아니라 스스로 완전해지고자 하는 것이다. 인생은 어차피 홀로 인연을 맺고 풀면서 돌고 도는 것이 아니겠는가.”- <거울>에서-

타자화된 욕망이란 세계와의 단절이나 자기만의 폐쇄적 공간에서는 발현되지 않는 법이다. 좋은 수필은 새로운 세계관과 해석을 담았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김정애의 작품에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언어로 내면과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원심력의 욕망과 그 원심력을 향한 탈주의 선이 잘 형상화된 데 있다고 하겠다.
이 수필집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새 삶의 경건성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이러한 경건성은 자신의 내면 풍경과 의식의 흐름에 대한 진솔성에 연유한다. 그녀의 수필쓰기는 성숙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감동성을 배가한다.
저자가 주로 내면에 천착하는 것으로 볼 때, 그녀의 문학은 형이상학적 의식의 발현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현실 자체’와 ‘현실 의식’은 확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현실을 반영하되 현실에 함몰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곧 현실에서도 자유로운 정신을 소유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문학언어의 목적은 감동을 표달하는 데 있다. 문장미학의 관점에서 그녀의 수필언어는 묘사와 서사를 변증법적으로 통일시킨 특성을 갖는다. 그런 점에서 김정애의 사십여 편이나 되는 수필은 감칠맛과 여운, 담백성과 격조 등을 충분히 담보하고 있다. 이들 작품이 하나 같이 의미 있는 것들에 대한 숨기기와 드러내기의 교집합을 노리고 있고, 자신의 내면을 ‘아하-경험’을 통해 절제된 언어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수필집은 부산수필의 미학적 위상을 보여주는 텍스트라 하겠다.

책을 펴내면서- 나를 사랑하는 일 … 4

서평- 김정애의 수필 세계 권대근 교수 … 276


1부
내 마음의 엑스레이

선로 … 10
문 … 16
길 … 21
거울 … 28
엇박자 … 33
돌부리 … 37
망각주머니 … 42
늦깎이 나팔꽃 … 47
내 마음의 엑스레이 … 51
내 마음의 엑스레이 영역본
A mental X-ray … 56


2부
바람의 사연

별 … 63
걸개인형 … 68
어항 … 72
연화장 … 78
바람의 사연 … 86
내 나이가 어때서 … 92
금메달 … 98
인연 … 104


3부
수건춤

천년석탑 … 110
손톱 … 117
선희 … 121
명자꽃 … 127
Ctrl Z … 132
수건춤 … 137
손빨래 … 143
갈색 추억 … 150
곡선 … 154


4부
해거리

우로보로스 … 161
깔때기 … 165
불 … 170
한반도의 벚꽃 … 177
그림자놀이 … 183
해거리 … 190
소꿉놀이 … 196
좀비 … 203
BTS의 스토리텔링 미학 … 209


평론

자기(Self)와의 대면, 당당한 자아(Ego) … 218
보는 지점, 봐야할 지점 … 230
고통의 불만과 승화, 수필의 치유 효과 … 242
불안의 양상과 수필적 치유 … 254
의미발견과 수필의 치유효과 … 265

•『에세이문예』 2012년 수필, 2013년 평론 등단
•배리어프리 화면해설 작가
•단편영화 시나리오 작가
•2016년 초등교사 정년퇴직
•윤리교육학 석사, 문학언어치료학 박사
•『부산수필문학』 편집장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회원
•한국에세이 작품상 수상
•부산수필문학 작품상 수상
•수필집: 『내 마음의 엑스레이』

타자화된 욕망이란 세계와의 단절이나 자기만의 폐쇄적 공간에서는 발현되지 않는 법이다. 좋은 수필은 새로운 세계관과 해석을 담았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김정애의 수필집 ‘내 마음의 엑스레이’에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언어로 내면과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원심력의 욕망과 그 원심력을 향한 탈주의 선이 잘 형상화된 데 있다고 하겠다. 이 수필집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새 삶의 경건성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이러한 경건성은 자신의 내면 풍경과 의식의 흐름에 대한 진솔성에 연유한다.
김정애의 사십여 편이나 되는 수필은 감칠맛과 여운, 담백성과 격조 등을 충분히 담보하고 있다. 이들 작품이 하나 같이 의미 있는 것들에 대한 숨기기와 드러내기의 교집합을 노리고 있고, 자신의 내면을 ‘아하-경험’을 통해 절제된 언어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수필집은 부산수필의 미학적 위상을 보여주는 텍스트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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