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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7-01 14:58
  • 향기는 바람에 섞이지 않는다
  • 이운순
  • 수필집
  • 2020년 월 06일 10일
  • 양장본
  • ISBN 979-11-5634-409-4
  • 13,000원

본문

[향기는 바람에 섞이지 않는다], 2020년 경기문화재단 창작지원 선정 작품집으로 출간되었다. 1[비타민이 열리는 나무]에서와 마찬가지로 작품해설은 권대근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작품 해설의 일부로 [향기는 바람에 섞이지 않는다]를 소개하면 이렇다.

수필은 우리네 삶의 모습이다. 수필 쓰는 일은 삶을 통한 선택된 체험을 상상력으로 재창조하고 재구성하는 일련의 문학적 경로를 통해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이다. 그 소재가 어찌 생활자연뿐이겠는가. 그 표현 방식이 어찌 고백뿐이겠는가.

이운순 수필의 우수성은 폭넓은 소재를 통하여 그 작품세계를 확장하고 있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그녀는 "지성인의 문학"이라는 새로운 틀에 맞추어 좀 더 그 지평을 넓혀 나가고 있다. 또한 작품에서는 촉촉한 감동이 실핏줄을 타고 온몸 구석구석으로 전달됨을 느낄 수 있다. 이운순 수필의 첫 번째 특징은 참신한 미의식의 표현에 있다. 연결 짓기 어려운 제재를 가지고 참신하고 창의적인 시각으로 주제를 표현해 냄으로써 문학적 감동이 증폭된다.

여는 글 - 2집을 펴내며 4

서평 - 이운순의 수필세계 239

 

 

1

여치 14

멀미 19

부음 23

잊힌 사람 30

푸르고 아름다운 청년 동주 34

천국일까, 지옥일까 38

도둑과 장물아비 43

어디에 숨을꼬 48

로토루아의 연가 53

가시 58

Thorn63

 

 

2

내 인생 1막이 끝나고 71

산나물 76

밤 풍경 80

잃어버린 시간 85

고양이 부동산 90

항아리 94

물맴이 98

103

Turning Point 108

줄 줄 줄 114

빛바랜 삽화 120

 

 

3

어머니의 봄 127

132

1 138

2 143

낟알 147

쇠심줄 152

죽엽산 158

부모론 163

나의 독자론 169

귀국선 174

영친회 사랑 179

 

 

4

아픈 봄날의 소묘 187

육 자 단상 192

다시 만난 면암 197

전설이 된 전설 203

내 친구 순희 그리고 어머니 208

17 & 17 213

密陽 218

포천에 물들다 223

밝은이 정현경의 삶 들여다보기 227

수필작가 만보 작가님의 3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230

Point 233

 

경기 포천출생

 

문인권익옹호위원

한국방송대 국문과 졸업

2008 계간 에세이문예수필등단

본격수필 에사모 이사,

) 한국문인협회 회원

) 한국수필가협회 회원

정독수필, 달포회 청향문학회 회원

4회 청향문학상 대상

15회 에세이작가상,

8회 본격수필토론회 대상작가

송우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사업회 기념집 발간위원

 

수필집

비타민이 열리는 나무해드림출판사 2016

향기는 바람에 섞이지 않는다해드림출판사 2020

 

탁월한 창의적 미의식

 

제재와 주제의 상관성이란 사물을 바라보는 주체적 수필가가 나타내려는 주제의식과 대상 사이에 얼마나 형이상학적 유사성이 있느냐를 말한다. 유사성이 있는 제재를 통해 주제의식을 내포하도록 하게 되면 독자는 상상과 연상을 통해 숨어있는 주제를 찾아가며 미적쾌락을 맛볼 수 있게 된다. 그녀의 글을 따라 읽다 보면, 이런 쾌락이 찾아온다. 뿐만 아니라 활자가 다가오는 순간, 우리는 촉촉한 감동이 실핏줄을 타고 온몸 구석구석으로 전달됨을 느낄 수 있다. 이운순 수필의 첫 번째 특징은 참신한 미의식의 표현에 있다. 이처럼 편편이 수작인 수필을 쓸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이 수필집을 읽어가며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본격수필이라면 문학의 쾌락성 외에 또 다른 목적인 효용성을 별개로 따져보아야 함은 물론이다. 제재와 주제와의 유사성은 적을수록 효과적이다. 제재를 보고 누구나 떠올리는 주제라면 이미 식상하여 글을 읽고 깊은 맛을 느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도저히 연결 짓기 어려운 제재를 가지고 참신하고 창의적인 시각으로 주제를 표현해 내기에 이운순 수필은 문학적 감동이 증폭된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사장어른께서는 몇 번인가 더 다녀가시고 노환으로 하늘에 이르셨다. 어찌 됐든 오징어 숙회를 유독 좋아하셨던 사돈 대접은 어머니에게도 추억이 되었다. 때로 비슷한 갑오징어를 살 때도 있었는데 다리는 짧고 도톰한 몸통에 등뼈가 붙어있는 놈이다. 약이 귀하던 시절에는 말려두고 상비약처럼 썼다. 특히 지혈 효과가 좋아 우리가 넘어지고 까졌을 때나 어른들이 연장을 다루다 다쳤을 때도 곱게 가루를 내어 상처 위에 뿌리면 쉽게 지혈이 되고 잘 아물었다.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이 지나고 생산도 유통도 새 시대가 열려 뭐든지 넘치는 세상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어쩌다 내 것을 빼앗기고 한낱 장물아비 신세가 되었을까. 바다는 어종을 달리해 늘 그만큼의 양을 바구니에 채워준다. 그 풍요로운 앞바다를 내어주고 졸지에 비싼 오징어를 사 먹는 현실이 아프다. 언제 다시 내 텃밭을 되찾을 날 있을까. 기다림이 막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도둑과 장물아비> 중에서 -

 

이 수필은 비유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문학적 의미와 울림으로 가득해서 감동을 준다. 그 힘은 작품세계는 물론 작가의 사상과 철학 그리고 문학의 본성 등을 효율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기여한다. ‘도둑과 장물아비는 심오한 주제 세계를 암시하고 있다. 상징의 힘, 그리고 구체적인 사건 전개의 힘은 이 작품만의 고유한 미덕들이다. 이 수필 속에서 작가의식의 깊이와 지배적 정황, 그리고 미적 울림 등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위 인용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어선들이 우리 바다에 몰래 들어와서 잡아간 중국산 수산물을 우리가 사 먹으니, 중국 어부들은 도둑이고, 우리는 영락없이 도둑들이 파는 고기를 사먹으니 장물아비라는 풀이는 낯설게 하기 효과가 강력하다고 하겠다.

 

이운순은 우리의 영혼이 새로움을 지향하도록 이끄는 작가다. 이 작품이 지닌 최대의 미덕은 중층구조의 복잡성 속에서 도둑과 장물아비의 정체를 마지막에 가서야 알 수 있게 하는 지연 전략에 있다고 하겠다. 끝까지 상징의 원관념을 노출시키지 않고 암시만 하는 절제된 서술전략도 이 작품의 격을 높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의 예술적 가치는 약소국의 비애를 내뿜게 한 미적 설계도에도 있다. 강대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국이 겪어야 하는 서러움이 한 수필가의 실존적 고뇌를 도둑과 장물아비라는 객관적 상관물로 내세워 수필화한 것이 놀라울 뿐이다. 따라서 이운순은 보통의 수필가가 아니라 이렇게 탁월한 미의식을 지닌 작가인 것이다. 도피의 노래가 아니라 생활의식의 반영을 노래하는 작가로서 이운순은 수필의 문학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작가라 하겠다.

 

부지런한 남편은 간혹 고향을 다니러 가거나 지방출장이 있을 때 말고는 집 앞 골목청소는 늘 남편 몫이다. 초가을 아침 집 앞 청소를 나갔다가 골목에 나뒹구는 연둣빛 풀벌레, 여름 풀밭에서 찌르르~찌르르~’ 울어대는 여치였다. 한로(寒露)가 코앞이니 분명 수명을 다해 가리라. 그렇더라도 미세한 움직임이 남아있으니 해충이거나 아니거나 불쌍한 생각이 들어 골목 끝 풀밭에 옮겨주었다. 녀석은 옆 세무사 주차장 단풍나무 밑 화단에 살던 녀석일지 모른다. 어쩌다 녀석은 풀잎과 이슬, 꽃향기를 벗어나 자연미 하나 없는 시멘트 바닥을 뒹구는 것일까. 메뚜기목의 독특한 울음을 운다는 여치는 알을 얻기 위해 흙을 찾는다는데 시멘트 바닥을 흙바닥인 줄 오인해서 벌어진 사태였을까, 막연한 심증만 간다. 그 순간 왜 생뚱맞게 남편이 만났다는 그 아이가 떠오른 것일까.

-<여치> 중에서 -

 

이 수필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인간적 향내다. 향기는 수필을 수필답게 한다. 이운순 수필에서의 인간적 향내는 비단 이 수필뿐만 아니다. 거의 모든 작품에 다 깔려있다. 수필은 체험을 문학적으로 또는 논리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해서 그 모습이 완성되고, 인생의 한 단면을 진통과 고뇌로 감싸 안았다고 해서 문학적 가치를 확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수필은 본질적 특성에 부합하는 고백이 녹아 있어서 인간의 향내를 내어야 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작가의 숨결과 체취가 드러나야만 수필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이 수필의 가치는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다.

 

하루는 중학생 남자가 다가와 집에 갈 차비를 달라고 하기에 작가의 남편은 인간적으로 몇천 원을 주었는데, 집에 갈 차비가 없었던 게 아니고 이 녀석이 상습적으로 사기를 쳐서 돈을 얻어낸다는 걸 알고 허탈해 하는 남편의 모습을 포착해서 수필화했다. 이 수필에서의 압권은 그 아이를 여치로 치환한 데 있다. 집으로 가지 않고 상처 입은 몸으로 오락실을 헤매는 그 아이를 보고 작가는 초가을 아침 집 앞 청소를 나갔다가 골목에 나뒹구는 연둣빛 풀벌레, 여름 풀밭에서 찌르르~찌르르~’ 울어대는 여치를 떠올렸다. 여치의 처지와 그 아이의 상황이 절묘하게 어울려 제재 간의 상관화를 이루고 주제의 구현에 이바지하였다. 넌지시 사회비판의 현미경을 갖다 대는 작가의식이 엿보이는 수필이다.

-작품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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