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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7-01 15:12
  • 무궁화 꽃이 피면
  • 김희창
  • 자전 에세이
  • 2020년 06월 17일
  • 양장본
  • ISBN 979-11-5634-351-6
  • 15,000원

본문

[무궁화 꽃이 피면]은 경기도 남양주 수동면 해드림펜션 김희창 대표의 자전에세이집이다.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을까.’

저자의 원고를 읽으며 내내 가졌던 생각이다. 지독한 질곡을 겪으며 아파하고 신음하는 원고 속 저자를 만나면서 자주 눈물지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자의 고통은 행간에서 미학을 그려내고 있었다. 자신은 아파 죽겠다는데 이야기를 읽는 사람은 아름답다라는 감동을 받기도 하는 것이다. 당장 저녁 때울 끼니도 없으면서 버려진 아이들, 병든 아이들을 데려 와 자식처럼 돌보거나 술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아가씨들을 빼내 결국 시집까지 보내는, 참 대책 없는 저자의 삶이다. 결혼 전 어린 나이로, 당시만 해도 사람들이 극도로 접촉을 꺼렸던 한센병 환우촌을 드나들며 장사도 한다.

이 책의 저자 나이는 70세 중반이다. 지금의 60세 혹은 50세 이후 세대가 가장 폭넓게 지닌 아픔이 있다면, 그것은 가난과 가정 파탄이었다. 지금 젊은이들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가난이 헤아릴 수 없는 아픔들을 야기하며 이들을 괴롭혔다. 이때 가난이 얼마나 지독한지 지금까지도 형벌처럼 붙들고 사는 이도 적잖을 것이다. 가난은 때로 가족을 찢어놓기도 하였는데, 저자 역시 어릴 적 형제도 아버지도 없이 유일하였던 엄마와 이별을 하면서부터 이 책은 시작된다.

참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삶의 표본이다

 

작가의 말 새로운 삶을 꿈꾸며 4

 

1부 엄마

 

뽕나무 14

무궁화 꽃이 피면 18

기다리던 엄마를 만나다 46

오줌 싼 팥 단지 62

구역질이 준 교훈 64

아카시아 그늘 아래서 70

두 개의 호적 80

광목 저고리 84

 

 

2부 돈의 진실

 

어깨너머로 배운 한글 90

스무 살 봄 92

굴러가는 소쿠리 장사 124

구두쇠 기름집 할머니 143

천만 원만 가져 보았으면 149

피눈물을 흘렸던 딸의 눈 161

계룡산 침술원 164

통한의 평창 땅 167

운천옥, 최 양의 빚 170

똘이 만화 176

슈퍼 180

 

 

3부 구름 속에도 해는 살아 있다

 

엄마 보고 싶어요(1) 185

엄마 보고 싶어요(2) 192

구름 속에도 해는 살아 있다 196

곱슬머리 재명이 200

환상 선몽 211

내 나이 스물일곱 무렵 226

변하면 내가 아니다 231

경매의 세계 235

비 오는 날의 도시락 241

 

 

4부 치매, 그 망각의 슬픔

 

창고가 늘푸른효자원으로 탄생하다 250

복지의 첫걸음 256

최우순 할머니 장례 285

물 없는 도시락 289

엄마 묘가 떠내려가다 294

명지대학교 사회복지과 양성 과정을 마치다 300

속으로 흘린 눈물 304

창문을 두드리며 아들 이름을 부르다 309

엄마 저를 용서하세요 319

곰탕을 먹으며 323

 

충남 공주군 이인면 반송리에서 태어난 저자는 명지대학교 사회복지과 사회복지사 양성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사회복지사로서 오랫동안 요양원 등 복지시설을 운영해 왔다.

2018년에는 계간 [출판과 문학]을 통해 수필가로 데뷔하였고, 이번 무궁화 꽃이 피면은 첫 저서로서 자전적 에세이집이다.

현재 해드림요양원(구 늘푸른효자원)과 해드림펜션 대표이다.

 

성공한 사람보다 수없는 시행착오의 자취소리나 실패한 사람의 이야기가 때로는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때도 있습니다. 저자의 펴내는 글 전문을 출판사 서평으로 대신합니다. 이 책을 소개하는 데 어떤 서평을 내놔도 펴내는 글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족하지만 이만큼 견뎌온 자신을

대견해 하는 마음으로 고백하다

 

저는 제 삶을 기릴만한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드러내면 쑥스럽고 부끄러울 수 있는 흔적이 대부분이지만 제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부족하지만 이만큼 견뎌온 자신을 대견해 하는 마음으로 지난 시간을 가감 없이 이 책에서 고백하였습니다.

종심(從心)을 지난 우리 세대들은 어릴 때부터 젊은 날까지 가난으로 겪은 정신적 질곡이 켜켜이 쌓여있기도 합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저 또한 웃는 날보다 찬바람에 가슴 여미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도 기쁩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모든 상흔을 털어내듯 나의 지난한 과거를 드러냄으로써 지금까지의 삶을 정리하고 이제는 또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태어났을 때 가장 기뻐해주셨던 분들이 있습니다. 먹이고 입히고 길러서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셨던 분, 행복한 우리 가정을 지켜주신 위대하신 그 이름, 아버지와 어머니입니다.

하지만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항상 우리를 돌봐주는 부모님의 사랑을 잊고 사는 까닭은, 세월이 동산의 바위처럼 박혀 있는 줄로 알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조금만 더 있다가, 조금만 더 일하다가 부모를 잘 모셔야지 하지만 어느 새 부모님은 하늘로 떠나버리십니다. 결국 지나온 삶의 회한만 가슴에 저장되고 맙니다.

특히 저는 어머니를 잊지 못합니다. 이 나이에도 어머니는 여전히 어린 시절 엄마로 남았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면 돌아오겠다던 엄마를 향한 그리움이, 지금도 그대로 화석이 되어 있습니다.

 

 

70 중반에도 여전히 엄마

 

무궁화 꽃이 피면 엄마가 온다고 하였습니다. 엄마를 기다리던 저는 무궁화 꽃 봉우리를 싸고 있던 껍질을 손톱으로 쭉 찢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면 엄마가 올 거니까요.

파란 하늘이 회색빛으로 변하면서 바람이 세차게 불었습니다.

무궁화나무 가지가 손사래 치듯 흔들렸습니다.

네 엄마는 안 올 거야.’ 하는 거 같았습니다. ‘그래 엄마가 안 온다는 뜻일 거야.’ 하는 생각이 들자, 저는 무궁화나무가 거짓말을 하지 싶었지만 꼭 배신을 당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밥만 먹으면 무궁화나무로 가서 꽃잎을 따 버렸습니다.

내 곁을 지키던 개 메리는 그게 재미있는지 내가 따서 버리는 꽃잎을 앞발로 뒤척이며 장난을 쳤습니다. 메리가 함께 무궁화를 혼내주는 것처럼 보여 저는 기분이 좋아졌지요.

 

엄마 없이 자라면서 지난 세월 동안 걷잡을 수 없는 실패와 슬픔을 겪었습니다. 뒤늦게나마 제 삶의 자취소리에서 어머니를 향한 속죄와 그리움과 이해를 담았습니다.

당시에는 실패와 슬픔이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지만 결국 내 삶을 한층 성숙시켜주었습니다.

슬퍼서 주저앉고 가난하다고 포기하여 삶을 잃었다면, 무궁화 꽃은 기다림이나 희망도 없이, 그리고 내일도 없이 시들어 떨어졌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돌이켜보면 세상사람 모두가 내 삶의 길잡이가 되었거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만약 우리 부모님이 부자였다면 나는 지금 깊은 수렁에서 허덕이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시련이 나를 연단시켰고, 나보다 주변을 먼저 돌아볼 줄 아는 사람으로 키웠습니다. 포기를 모르는 사람, 과감하게 지를 줄 아는 사람, 실패도 과감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운 것은 숙명처럼 따라붙은 질긴 시련들이었습니다.

슬픔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슬픔을 승화시킬 수는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살아가는 동안 슬픔으로 인하여 삶이 황패 해져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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