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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8-13 16:03
  • 다섯 나무 숲
  • 장소현, 곽설리, 김영강, 정해정, 김서환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07월 30일
  • 신국판
  • 979-11-5634-422-3
  • 15,000원

본문

더불어 가는 글길

 

글쓰기는 오롯이 혼자 하는, 홀로 해내야 하는 외롭고 어려운 작업입니다. ‘외롭다고 간단히 말했지만, 실제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힘들게 쓰면서 내가 지금 제대로 쓰고 있는 걸까 스스로에게 묻고, 가까스로 작품을 써내도 이번에는 읽어줄 사람이 있기나 한 걸까 주위를 둘러보게 됩니다.

교포사회에서는 한층 더 하지요. 변방 중의 변방에서 글쓰기는 마치 물 없는 사막에서 나무 기르기처럼 힘들고 외로운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쓰기를 아예 포기하거나, 마냥 미루면서 게을러지게 됩니다. 더구나 나이가 들수록 그런 현상이 심해지지요. 이런저런 문학단체가 많기는 하지만, 글쓰기에 구체적 도움을 받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서로 도우며 글길을 함께 가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구체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래되었습니다. 서로 첫 독자가 되어 글을 읽어주고 조언하고 격려하며 자극을 주는 소박한 모임

어쩌다가 그런 뜻에 공감하는 문인 몇 명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함께 인문학 공부를 하던 소설가들이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중에서 우선 형편이 되는 이들이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글벗동인>이라는 그럴듯한 이름도 지었습니다. ‘동인이라고 하지만 무슨 거창한 사상이나 철학, 목표가 있는 문학 공동체가 아니라, 그저 가까운 이웃끼리 서로 격려하고 도우며 품앗이하는 지극히 소박한 모임이지요.

그런데 모임을 시작하고 보니 모두들 신바람이 났는지, 생각보다 성과가 좋았습니다. 약 반년가량의 짧은 기간 동안에 각자가 3편 이상의 단편소설을 완성한 겁니다. 우리 스스로도 놀랄 지경이었죠. 그리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작품 손보기를 계속했습니다.

 

손 볼 때마다 글이 더 튼튼하고 좋아지는 기쁨도 누렸습니다.

그렇게 얻은 열매 16편을 모은 것이 이 동인지입니다.

지은이들의 개성도 잘 살아 있고, 내용도 매우 다양합니다. 해학과 풍자를 담은 짧은 소설, 미래사회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의 사랑과 갈등을 그린 이야기, 한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가족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그린 3부작, 어린 시절을 보낸 섬 이야기에 우리 역사를 담은 작품, 이민사회의 어려운 숙제 중의 하나인 어머니 모시기 등을 그린 이민소설

문학적 성과를 운운할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그보다는 이만큼 쓴 것이 스스로 대견하다는 겸손한 기쁨이 한결 큽니다. 앞으로도 서로 격려하고 자극하면서 이렇게 부지런히 쓰고 싶다는 생각뿐입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알찬 열매를 거두는 보람도 있겠지요. 그렇게 믿습니다.

신영복 선생의 손잡고 더불어라는 글귀를 다시 읽습니다(, 이 말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위배되므로 취소해야겠네요). 그 대신 여럿이 함께 가면 험한 길도 즐겁다” “더불어 한 길” “여럿이 함께등을 새겨 읽습니다.

 


4 책을 펴내며 더불어 가는 글길

 

장소현

13 터럭 한 올이라도

17 철조망 바이러스

24 달려라 하이네

 

곽설리

31 이브(Eve)의 하루

53 A2 이안의 고백

75 도라의 첫사랑

 

김영강

3부작 꿈꾸는 우리 가족

95 1부 탈출을 꿈꾸는 아이

110 2부 왕을 꿈꾸는 아빠

125 3부 본향을 꿈꾸는 엄마

 

정해정

143 엄마의 은가락지

151 신부님, 봄비가 내리시네요

165 불타는 노을에 병든 섬

186 수평선에 걸린 무지개

 

 

김성환

209 낮달

231 재수 없는 남자

256 사람을 찾습니다


장소현

서울대 미대와 일본 와세다대학원 문학부를 졸업했다.

자칭 '문화잡화상'으로 시인, 미술평론가, 극작가, 언론인 등으로 활동하며

이런저런 글을 여기저기에 발표하고 있다. 그동안 시집, 희곡집, 미술책 등

22권의 책을 냈고, 50편의 희곡을 한국과 미국에서 공연했다.

고원문학상과 미주가톨릭문학상을 수상했다.

 

 

 

 

곽설리

본명 박명혜, 서울 출생

<시문학> 시 당선, <문학나무> 소설 당선

시집 물들여 가기』 『갈릴레오호를 타다』 『시 모음집 시화외 다

수 출간

소설집 오도사』 『움직이는 풍경』『여기 있어출간

 

재미시인협회, 미주한국소설가협회 회장 역임.

 

 

 

김영강

본명 이영강(李鈴江) 경남 마산 출생,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 소설 신인상,

에피포도문학상 소설 금상, 해외문학

상 소설 대상, 고원문학상(장편소설) 수상.

저서로는 5인 동인지 참 좋다소설집 가시꽃 향기』『무지개 사라진 자리장편소설 침묵의 메아리그 외 한국학교 교재 다수 출간.

이화여대 남가주동창회보 편집장, 계간 미주문학 편집장 역임. 현재 미주가톨릭문학 편집장, 미주문협, 미주소설가협회 회원.

 

 

 

정해정

전남 묵포 출생.

1993년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 시 등단, 미주중앙일보 소설 당선, 한국아동문예 아동문학상, 가산문학상, 고원문학상 수상.

저서로는 동화집 빛이 내리는 집5인 동인지 참 좋다그림이 있는 에세이 향기등대출간.

미주아동문학가협회 회장 역임. 현재 글마루문학회 회장, 미주가톨릭문인협회 부회장, 미주한국문인협회 이사.

 

 

조성환

경북 대구 출생

1982년 이민

2016 미주 중앙일보 신인공모전, 시조 입상

2018 미주 중앙일보 신인 공모전, 수필 입상

 

 


! ! 세상에서 돈이 최고지요! 누가 뭐래도 돈이 왕이라고요!

난 돈을 억수로 잘 법니다. 왕이 될 만큼 잘 벌어요! 일찌감치 부동산과 주식에 눈을 떠, 엘에이 바닥에서 알아주는 사장이 됐으니 말이요! 주식이나 부동산에 나보다 잘 아는 놈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러슈.

되돌아보면, 참말로 악착스레 달려온 인생길이요, 내 인생이너무나 배를 곯다 보니, 나중에는 뵈는 게 없더라고요, 무서운 것도 없고요. 그거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몰라!

그렇게 구르다 보니 돈이 세상에서 제일 최고라는 걸 애저녁에 깨달았지요. 돈만 있으면 어딜 가도 최고가 될 수 있으니까요. 왕 노릇도 할 수 있다고요,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내 집구석이요? 마누라와 아들 하나 두고 있는데, 내 나이 어느새 오십 줄에 들어 셌네요. 세월 빠르네요, 참 빨라! 최신형 페라리 스포츠카보다도 더 빠른 것 같네요, 젠장!

 

난 지금 대학물 먹은 것들을 거느리고, 그것들 위에 군림하고 있지요, 전에는 감히 쳐다볼 수도 없었던 것들을그런데도 늘 답답합니다, 답답해. 뭐랄까, 가슴 한복판에 커다란 돌덩이 하나가 턱 얹혀 있는 기분이랄까.

사무실 분위기 역시 무거워요. 이건 원 내가 부하 놈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건지, 직원들이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건지……. 젠장, 그 망할 놈의 스트레스란 놈이 사무실을 꽉 채우고 있나 봐요. 아무튼, 직원들이 한 놈도 맘에 드는 놈이 없어요.

그리고 나는 참 이상하게도 평소엔 마누라와 그렁저렁 별 탈 없이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마누라 얼굴만 보면 부아가 치밀어요.

참을 수가 없어요.

그러다가 결국은 주먹을 휘두르고 맙니다. 나도 모르게 주먹이 먼저 나가는 거예요. 그러고 싶지 않은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겁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런 내가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정말이에요.

 

주먹 휘두르고 나면, 엄청 후회가 되지요. 그런 날은 밤잠도 한숨 못 자요. 정신이 들면 깜짝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르겠는 겁니다. 바로 무릎을 꿇고 사과하지요.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싹싹 빕니다. 그리고 다음 날은 보석을 사 주기도 하지요. 미안해서요. 이건 정말 진짜 진심이에요.

 

_‘왕을 꿈꾸는 아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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