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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세상의 모든 꿈을 응원하며 | 이미영 > 수상작 및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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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공모전 은상- 세상의 모든 꿈을 응원하며 |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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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0건 조회 1,017회 작성일 19-11-2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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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꿈을 응원하며
 
이미영
 
꿈꾸며 살아가는 삶이 예측할 수 없는 변덕스런 날씨 같다. 올 겨울은 특히 혹한에다 폭설에 몇 번이나 마당의 상수도가 얼기도 했다. 그때마다 '제트 기류가 제자리에 앉아 있지 않고 왜 자꾸 북반구로 내려오는 거야.' 투덜대기도 했다. 눈 구경하기 힘든 남쪽 지방에 내린 눈이 며칠이고 녹지 않는 것은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내겐 그 눈꽃이 화려한 축제였지만, 누군가에게는 지금 눈 폭탄일수도 있을 것이다. 테마수필 '오늘도 바람이 분다'를 들고 형부의 병실에 들러 언니의 손에 쥐어 주고 왔다. 아직 영하의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입춘에 초록빛 책표지에는 봄이 이미 와 있는 듯 했다. 병간호로 하루하루를 지내며 지쳐있는 언니에게 이 테마수필은 꿈과 희망의 프로젝트다.

"언니야, 살아있다는 건 살아간다는 건 가슴 뛰는 일이고, 꿈이 주는 마법 같은 선물이야.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용기와 희망의 의인들이 우리 주변에서 빛을 밝히고 있는 소리를 들어봐."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나의 기억 속에 언제나 청년 같았던 형부가 갑자기 직장에서 쓰러졌다. 언니는 "내가 꼭 살려낼거다. 내가 일어나게 할거다." 스스로 주문을 걸며 힘을 내었고, 지금 언니의 꿈은 형부가 일어나 걷는 것이다. 혼자 힘으로 숟가락을 들고 음식을 씹는 일이다.

세상의 모든 꿈들을 응원하는 초록빛 나무들이 테마수필 표지 위에 한가득 숲을 이루었다. 그 나무들의 무수한 꿈들의 노랫소리가 가슴마다 꽃을 피우고 있는 중이리라. 설렘 가득한 스물 네 편의 꿈 이야기를 만난다. 작가 분들의 꿈들을 하나씩 소중하게 열어보았다. 마치 비밀일기를 꺼내어 보듯이······. 그 꿈들은 하나같이 보석의 언어였고, 희망의 빛깔이었다. 깊은 한숨이었다가, 꿈속을 날아다니는 나비처럼 잡을 수 없는 환영이었다가, <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은 일>이란 폴더 안에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일, 그것도 현금으로.'라는 글귀를 저장해두고 살아가듯, 스물 네 개의 눈부신 프리즘 같은 폴더가 열리며 갖가지 색채로 내 마음을 물들이고 있었다.

제 숨이 다하는 날까지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상사화의 언어가 올올이 새겨진 <마지막 선물>에서 어린 손자를 잃어 박제된 시간 속에서 삭이는 슬픔이 진하게 배어나왔다. 작가로서의 등단이 새로운 꿈의 싹을 틔우고 있어 독자의 내면에 쌓여있는 켜켜이 묵은 상처에 치유를 주는 햇살이었다. 잃어버린 자리에서 충만을 경험하는 인간의 위대한 꿈의 여정을 볼 수 있었다. <통증>이 마음 에이듯 다가온 것은 담담히 토로하는 사별의 아픔과 자식을 위한 헌신의 세월이 피할 수 없는 축복과 고통이 빚어낸 생애였다. 일생을 통한 삶의 성장통이 내게도 단단한 삶의 뿌리를 내려주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물어보고 싶다. 꿈이 무엇인가요?'(김지안님) 글을 읽는 순간, 기억의 실타래가 주루룩 풀려나오는 느낌이었다.
"난 니가 단 한 번이라도 웃는 것을 본 적이 없어." 중학생 때 오랜 지병으로 엄마를 여의고 난 후 친구가 건넨 그 말이 참 따스했지만, 내가 웃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들킨 것 같아 속으로 창피했다. 엄마와 함께 단 한번이라도 방글방글 웃으며 시장에 가보는 것이 중학생 때의 꿈이었다. 그 소박한 꿈을 잃어버린 후 나는 오랫동안 웃음도, 말도 잃었었다. 사춘기 시절을 지나와 다시 웃게 되고 마음에 새 길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삶의 또 다른 여정에 대한 설렘과 그 끝을 알 수 없는 꿈이 나를 향해 미소 짓고 따스하게 손잡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꿈은 갖가지 형태의 꽃구름처럼 달라졌고 그 때마다 나를 성장시켰다.

여중생 셋이 모여 어른이 되어 함께 살 집의 설계도를 그려가는 <건축학개론>에서 행복에 들떠있던 소녀들의 수다가 들려오는 듯 했다. 친구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기도, 정신병을 앓아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지만 남은 친구는 누구라도 찾아와 쉴 수 있는 책방을 만들고 있다. 지금도 친구들의 꿈들을 어루만지고 있는 중이리라. 한 달 월급에 버금가는 거금을 쏟아 부어 호주머니가 복권으로 불룩해지도록 예사롭지 않은 꿈을 믿어버린 <돼지꿈>을 읽으면서 파안대소했다. 누구나 한 번쯤 꾸어볼 수 있는 자신만의 세상 속에서 꿈은 실망을 주기도, 희망과 용기를 샘솟게 하는 엔돌핀 같은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그래도 나는 꿈이 있어 삶이 즐겁다.'라는 글에서 느껴지는 희망과 유쾌함이 독자들에게 웃음을 선물해 주었다.

'매일 건강하기, 매일 행복하기, 분기별 여행과 주말마다 산길 운동하기' 같은 작고 소박한 꿈들이 적혀 있는 <꿈 365>, 나는 그 꿈 목록이 참 좋았다. 하루에 희망을 심고 '나는 오늘도 하루의 꿈을 꾼다.'라는 말이 내 마음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꿈이란 일상의 순간 속에 살아있는 것임을 알게 해 주었다. 이루고 싶은 나의 꿈들을 수첩 가득 빼곡히 적어 보았다. 하루의 꿈이 이루어진다면 또 다른 날들도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화답할 것이다. 고시의 메카 노량진이 떠오르는 <꿈꾸는 자들의 섬에서>는 글밭에서 빨갛게 익어가는 방울토마토를 보는 게, 마지막까지 지향하는 꿈이라는 희망으로 영근 꿈을 만날 수 있어 기뻤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이다. '나는 오늘도 내 소박한 꿈의 전열을 가다듬는 중이다.' 테마수필 꿈의 파노라마 마지막 글이 마음에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도 계속 꿈꾸면서 살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입춘의 땅 속 어디에선가 작은 싹을 틔우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꿈을 주제로 나온 아홉 번째 테마수필에서 세상의 모든 꿈들을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희망과 꿈을 상실한 채 살아가는 이웃을 가슴으로 품으며, 밝은 희망과 사라진 꿈을 함께 되찾으려는 수필드림팀의 깊은 열망이 빚어낸 이 한 권의 책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살아갈 의미와 따스한 격려가 되어주었음을 감사한다. 녹록하지 않은 삶의 반란 속에서 가파른 산을 오를 때처럼 가쁜 숨을 몰아 쉴 때조차 "언젠가는 목적지에 이른다." 테마수필의 필진들이 들려주는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이 책이 저마다의 개성과 시간과 끈기로 이루어진 꿈의 결정체이기에 고준한 산봉우리였음을 감탄했다. 그것은 누구도 대신 가 줄 수 없고,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성취와 도전의 생애가 빚어낸 꿈의 여정이기 때문이리라. 세상의 모든 꿈들을 비춰주는 시리도록 눈부신 마음의 거울 앞에 나 자신을 비춰보는 시간이었다. 저마다 이루고자 하는 꿈의 종류는 다를지라도 하나하나의 꿈들이 아름답고 찬란한 열매로 다가왔다. 내겐 언제나 미완인 채로 남아있던 흐릿했던 꿈들이 명확하게 다가와 나는 지금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스물네 분 작가의 바람 냄새 가득한 꿈들을 만날 수 있어 더없이 행복했다. 평범한 일상이 소중한 꿈이라는 마법에 걸리게 해 준 테마수필 '오늘도 바람이 분다' 마지막 장을 덮는다. 또 다른 꿈을 향해 다시 한 발자국 내딛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얼어붙은 듯 차가왔던 지난 겨울을 뒤로 하고 봄 햇살에 얼굴 가득히 미소 짓는다.

해드림 이승훈 출판과 문학 발행인 해드림출판사 대표 수필집[가족별곡](2012) [외삼촌의 편지] [국어사전에 있는 예쁜 낱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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