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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공모전 동상- 꿈의 단상 | 황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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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드림출판사 댓글 0건 조회 1,075회 작성일 19-11-2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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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단상]

하늘에 뜬 구름은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듯 우리 마음속에 품은 꿈 모두 각양각색이다. 각 꿈은 태어나는 방식도 다르고, 이루어지는 방식도 다르며, 숨는 방식도 다르고, 깨어지는 방식도, 소멸되는 방식도 다 다르다. 테마수필집 ‘오늘도 바람이 분다’에서는 그 천태만상의 꿈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꿈의 탄생. 꿈은 어디서 어떻게 태어날까. 운전대를 멈추고 신호대기를 하는 순간 불어온 한 줄기 바람은 가슴을 울컥 울리며 눈물을 쏟아내게 하고 마음속에 작은 꿈 하나를 심어주며(오늘도 바람이 분다), 붉은피톨 속으로 입자를 스며들게 하여 마음을 설레게 하고 그 찰나에 절로 눈감기는 시간을 넘어 일으키게 만든다(내 안에 부는 바람). 또한 서른이 갓 넘은 봄에 남편을 황망히 떠나보낸 친구가 자기의 삶을 글로 써달라며, 소중한 무엇을 발견하도록 꿈의 심지에 불을 붙여 잠자고 있던 도전을 시작하게도 만든다(꿈꾸는 섬). 아이들 키우랴, 남편 뒷바라지하랴, 청상의 시어머님 시집살이하랴, 접어둔 꿈은 그 말조차 먼 언어였었지만 어린 나이에 먼저 간 손자는 할머니의 풀길 없는 아픔을 잊게 마침내 글로써 마지막 선물을 하기도 한다(마지막 선물).

꿈의 실현. 꿈은 그 의지와는 관계없이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잠에서 덜 깬 채 야간 주유소에서 일하다가 주유소 온 마당을 기름으로 뒤덮는 무모함을 보이기도 하고(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은 일), 생채기로 덕지덕지 입혀졌다가 사춘기를 빠져나오며 새살이 돋아나고 딱지가 떨어져 제 모습을 찾아가기도 하고, 곧 태어날 손자들을 기다리는 마음의 빈 칸에 달콤한 바람에 흔들리는 흰 꽃잎을 채워 넣기도 하고(달콤한 바람에 흔들리는 흰 꽃잎), 또한 붙들기 어렵고 다양하고 애매모호하여 신기루와 카멜레온 같으니 그를 잡기 위해선 눈앞의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해 나가야 한다고 하기도 한다(신기루와 카멜레온). 꿈은 아기를 낳아 아장아장 걸을 무렵 읍내가 도시흉내를 내느라고 여념이 없을 때 교통이 불편한 산 밑으로 들어가게 하고, 거기까지 도시냄새로 잠식되자 더 안으로 들어가게 한다(꿈은 ‘명사’여야만 하는 게 아니다).

꿈의 변화. 꿈은 또한 조절, 조합되기도 한다. 이름난 작가의 반열에 오르고 싶었던 치열한 꿈은 어느새 눈처럼 스르륵 녹아 시간을 좇아가기보다는 시간을 잊음으로써 편안함을 추구하는 화평의 소박함으로 남기기도 한다(산마루에서 얻은 행복). 또한 소소하게 쪼개어 잘게 나누어 하나하나 리스트를 만들어, 조르는 아이처럼 열망하는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스물한 살이 되었어요). 개성이 다른 두 아이가 태어나 자라는 것을 보면서 결혼을 앞둔 처녀 시절 북극성과 남십자성이 같은 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꿈이 생각나, 극과 극의 별을 한 품에 안은 느낌이 든 신비로움을 마음속에서 반짝이게도 한다(북극성과 남십자성이 빛나던 밤하늘). 또한 꿈은 반음과 반음이 더해지면 온음이 되지만 그 반쪽인 반음으로도 인생의 울타리가 행복으로 엮어지는 보석을 얻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도 하고(반음), 찬바람에 몸 부대끼고 하얀 눈 맞으며 달콤해지는 연시처럼, 비바람에 꾸덕꾸덕 말라가며 뽀얀 분이 나야 단맛을 내는 곶감처럼 나이든 사람의 가슴에 익어가게도 한다(익어가는 꿈).

꿈의 소멸. 꿈은 흔히 좌절된다. 사라지기도 하고 숨어버리기도 한다. 어릴 적 행복해 하며 그렸던 친구들의 집 설계도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고 작은 일에도 까르르 소리 내어 웃으며 행복해했던 어린 시절을 지워 버리기도 한다(건축학개론). 돼지가 온 집안 가득히 들어온 꿈을 꾸고 복권을 사며 당첨금 타러 갈 때 입을 양복과 넥타이도 마음속에 정해 두고, 혹시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면 대답할 말도 암기해두었다가 그 돼지가 은하수보다 먼 곳에 있음을 알게 되기도 한다(돼지 꿈).

꿈의 집착. 꿈의 속성은 희망이다. 꿈은 때로는 ‘죽으면 죽으리라’ 야멸차게 목숨을 걸게 하기도 하고(통증), 마치 노량진 고시촌 고시생들의 비장함과도 같이 화전민의 심정으로 풀을 뽑고 돌을 골라내고, 묵정밭을 일구어 보려고 야무지게 마음을 먹게도 한다(꿈꾸는 자들의 섬에서).

꿈은 태어나고 자라고 변화되고 전환되며 혹 이루어지기도 하고 물거품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꿈은 꿈과 충돌하여 다양한 반응을 일으키고 때로는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꿈은 명사로 나타나기도 하며 동사로 나타나기도 하고 형용사로 나타나기도 한다. 꿈은 과거이기도 하고 현재이기도 하며 또한 미래이기도 하다.

나 역시 미려한 필체로 담담히 꿈에 대해 펼친 작가님들같이 갖은 인생의 풍파 속에서 태풍에 좌초되기도 하고 견인선에 견인되기도 하였기에 한 장 한 장 넘기다가도 문득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고 찡하기도 하고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부터 무언가가 뭉클 올라오기도 하여 책을 덮고 창가에 나가 한동안 먼 하늘을 바라보기를 몇 번이나 거듭하기도 하였다.

테마수필집 ‘오늘도 바람이 분다’에는 꿈들이 가득하다. 그 꿈은 내가 어릴 적 남몰래 품었던 작고 소박한 것에서부터 그 꿈들이 자라고 커지며 어떻게 변해가고 사라지고 새로 나타나고, 또 다른 꿈들과 어떻게 충돌하고 섞이고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그 꿈들이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어디서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에 대해 너무도 빤하게,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나는 50대 중반의 은퇴자이다. 나는 아직 꿈이 많고 하고 싶은 것이 많다. 그 중에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허황한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조금만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것도 있다. 잃어버린 꿈도 많고 잊어버린 꿈도 있으며 새로 생긴 꿈도 있다. 이 수필집은 현재의 나의 모습과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마치 만화경과 같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해드림 이승훈 출판과 문학 발행인 해드림출판사 대표 수필집[가족별곡](2012) [외삼촌의 편지] [국어사전에 있는 예쁜 낱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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