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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후배와 용암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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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복순 댓글 1건 조회 34회 작성일 24-03-3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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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와 용암사에

윤복순

 

용의 해를 맞아 용자가 들어간 곳으로 여행을 하려 찾아보았다. 가까운 곳에 장령산 용암사가 있다. 용암사로 정하고 후배에게 전화하니 시간이 된단다. 충청권을 여행할 때는 자주 같이 다녔다. 계룡까진 열차를 탄다. 후배가 차를 가지고 역에서 기다린다.

여행은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도 좋다. 그간 못 다한 얘기를 하다 길을 잘못 들어 유턴을 했다. 그것마저도 재미있다. 절로 가는 길은 차 한 대가 다닐 정도다. 중간쯤에 주차를 했는데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다.

절은 산 중턱을 훨씬 너머에 있고 지그재그로 오른다. 석벽이 성을 영상케 한다. 일주문이니 사천왕문이니 이런 것은 없다. 웅장한 석벽 사이 계단을 오르니 바로 대웅전이다. 대웅전 마당에선 옥천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대웅전, 부처님 뒤의 괘불도가 금탱화다. 문경 대승사에서 본 목각태화가 생각나 대웅전에 들어갔다. 스님이 부처님 앞에 뭔가를 놓고 계셨다. 목각탱화가 맞느냐고 물으니 빙그레 웃으며 이 절이 보통 절이 아닙니다.” 이 말만 하시고 바로 나가셨다. 대웅전의 주불은 아미타목조여래라는 설명이 있다.

운무대가는 길이란 표시가 있고 데크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일출과 운무를 조망하는 곳으로 매년 해맞이행사를 한단다. 사진작가들에겐 이미 많이 알려졌고 일교차가 큰 때가 최고의 시기다. 장엄한 일출과 운해 운무로 CNN에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에 선정했다고 한다.

낮이라서 일출도 운무도 운해도 볼 수 없지만 겹겹으로 펼쳐진 산 너울이 참으로 넉넉하니 보기 좋다. 눈을 감고 파도가 일렁일렁 밀려오는 상상을 해 보았다. 몸도 마음도 때가 씻겨나간 것 같다.

천불전이 있다. 원뜻은 누구든지 깨달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대승불교의 근본사상을 상징하는 전각이라고 한다. 불자들이 깨달음을 얻고자 부처님을 만들어 이곳에 시주한 것인가, 깨달음을 얻은 스님이 열반에 들기 전 이곳에 만들어 놓은 것일까.

천불전 앞에서 고개를 돌려보니 산속에 3층 석탑 2개가 보인다. 대웅전 앞에 있어야 할 석탑이 어찌 산 속에 있을까. 고려시대에 성행했던 산천비보사상으로 산천의 쇠퇴한 기운을 북돋아줄 목적으로 세운 것이다. 동탑과 서탑, 서탑이 약간 높지만 같은 모양이다. 산천비보사상에 의해 건립된 석탑 중 유일하게 쌍탑이란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한다.

운무대 가는 길에 마애여래입상이 있다. 마애불은 여러 곳에서 보았는데 이곳의 특색은 불상이 붉은 색이란 점이다. 바위에 철 성분이 있어 붉은 색이 나는지 불상을 새길 당시 색을 입혔는지는 설명이 없다. 불상이 크지 않고 발은 연화대 위에 좌우로 벌리고 있는 상태다. 손도 엄지손을 옆으로 벌리고 있고 귀가 어깨까지 늘어져 있어 여느 부처와 다른 모습이다.

사찰에선 마의태자상이라고 하는데, 마의태자를 추모하였던 신라 도공의 후손이 염불하는 태자의 모습을 그리워하며 미륵불을 조각하였다고 한다. 방 모양으로 암벽을 파고 그 안에 불상을 도드라지게 새겼다.

운무대에서 정상까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정상에는 얼굴바위 왕관바위 거북바위 등이 있다고 하는데 배가 고파 하산하기로 하였다.

대웅전 앞 내려가는 돌계단에 앉아 사진을 찍으면서 보니 어느 것이 용바위인지 알 수가 없다. 실컷 울고 나서 누구 죽어서 울었냐고 한다더니 내가 그짝 났다. 마침 스님이 지나가며 다리가 아파 못 내려 가냐고 묻는다. 용바위를 찾고 있다고 하니 지금은 없다며 일제 때 일본인들이 다 깨버렸단다.

일출과 운무가 아름답고 역사가 깊고 CNN이 아름다운 50곳이라 선정했고 특색 있는 절인데 어디에도 용암사란 표시가 없다, 또 이곳이 용바위였는데 이만저만 해서 지금은 이렇다고 스토리텔링을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고 대박날 것 같다. 후배가 스님에게 알려주러 다시 갈까, 객기를 부려 한바탕 웃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어느 맛집을 찍었는데 고속도로로 안내한다. 옥천에서 먹고 싶은데. 도로공사 사무소로 들어가니 회차로가 있다. 문이 닫혀있어 연락처로 전화하니 바로 차단기가 올라간다. 우리는 역시 똑똑하다고 자화자찬을 하며 맘껏 웃었다.

똑똑한 머리를 굴려 군청 안에 주차를 했다. 주변에 먹을 만한 곳이 많을 것 같았다. 웬걸, 변호사 행정서사 등 사무실만 즐비하다. 객지에서 밥 먹기 참 힘들다. 특히 일요일은 쉬는 집이 많아 더 그렇다. 1시간여를 헤매 굴 파전이 일품인 집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후배와 같이 해서 멋진 여행인 줄 모르고 용의 해에 용자 들어간 곳에 다녀와서 많이 웃고 식사까지 완벽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024.3.12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용암사에 다녀 오셨네요. 저는 중학교를 같은 옥천군의 이원(伊院)에서 다녔던 때문에 2~3번 용두암에 갔던 적이 있지요(걸어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용암사가 있음). 중학교 졸업 후 거의 60년 동안 가본 적이 없네요. 그 절의 바위 틈에 솟아나는 석간수는 여름철에 더없이 시원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