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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 하얀 그림자(제 2부 > 자유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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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가제> 하얀 그림자(제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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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언홍 댓글 4건 조회 30회 작성일 20-07-1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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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을 따라 마을 한쪽의 작은 술집으로 들어섰다. 텅빈 가게 안에 낡은 선풍기만 덜덜 거리며 돈다. 가게안 저쪽에서 곱상하게 생긴 오십 중반의 여자가 고개를 내밀었다. 노인과는 구면인 듯 고개를 까딱한다. 선풍기가 내려다 보고 있는 창가에 노인과 마주앉았다.

-여기 술 하고 안주 좀 뭐? ....

뭐 하며 노인이 나를 쳐다봤다.

-어르신 잡숫고 싶은 걸로 시키세요.

-그럼 골뱅이 한 접시.....그런데 며칠 전에 누가 양영감을 찾아와 술을 샀다더니 이 양반인감...

순간 귀가 번쩍했다.

-아닌데요. 그럼 그 양영감인가 하는 분도 오시라 해서 같이 들까요?

-아 좋지유. 내 갔다 올까?

노인이 엉덩이를 치켜들었다. 얼른 핸드폰을 내밀었다.

-전화 걸면 되죠.

노인이 겸연쩍은 표정으로 주방을 향해 소리질렀다.

-이봐요. 지마담

지마담이라 불린 여자가 쟁반에 물과 컵을 받쳐들고 왔다.

-혹시 양영감네 전화번호 알고 있는감?

-아 그럼요.

여자가 종이쪽지에 곧 적어들고 왔다.

잠시 뒤 가게 안으로 들어서는 노인을 보니 민둥머리 노인보다 댓살은 더 많아보였다.

-김씨가 웬일이여? 술을 다 사구..

-아 내가 사는 게 아녀, 여기 이 젊은 분이, 이 분이 사는 거라구.

-그럼 그렇지. 해가 서쪽에서 뜨나 했구먼.

-아이고,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러 나도 살 때가 있것지.

-언제, 죽은 다음에?

-허허 그려, 이승에서 못 사면 저승에 가서라도 살 틴께 걱정 말더라고.

-그런데 먼일이래?

양노인이 먼일이래? 하며 나를 슬쩍 처다 봤다.

-아 그냥요 마을을 지나다 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요.

-여기서 살았었는감?

-아 네, 여기서 좀 떨어지긴 했지만 어린 시절이 생각나서요.

대충 둘러댔건만 노인은 금세 수긍을 하며 식탁 앞으로 다가앉았다.

-음 그랬구먼. 이것도 인연이여 안 그런가? 젊은이.

-네 그렇죠.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그런데 여기 많이 변했나 봐요.

-변했지, 원주민들도 이젠 얼마 안 남았다우.

술을 따라주자 양 노인이 단숨에 들이켰다.

-안주 좀 먹어가며 들어, 만날 속 쓰리다면서 그렇게 생술을 까?

-잘 넘어가니께 그렇치.

김노인의 핀잔에 양노인이 코를 벌름했다. 다녀갔다는 사람이 궁금했지만 혹시라도 의심을 살까 싶어 다른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저 어르신

-. 물어볼 거 있우?

-여기 오다 보니까 유치원이 있던데..

-아 그 아름유치원.

-네 그 유치원이요.

-그 유치원 ..

그 유치원, 하면서 양노인이 푸르르 고개를 저었다.

-왜요?

-거기서 말이유, 바람 부는 날이면 아이울음소리 같은 게 들린다고 해. 그 사고가 있고부터..

-그 사고 라니요?

-에이 그건 환청이야. 난 아무렇지도 않더구먼. 사람들이 지어낸 말이지.

뭔 허튼소리들을 지껄이냐는 투로 김노인이 고개를 저었다.

-그 유치원자리가 말이유. 원래는 어느 박사가 살던 집이 있던 자리거든, 잘나가던 의사가 하루아침에 화재로 인해 아들도 잃고...

듣고만 있던 김노인이 양노인의 말을 거들었다.

-그런데 그거 방화라는데, 범인이 입때꺼정 안 잡혔다는구먼.

-아 밝혀졌다 해도 이젠 시효가 지났것지. 그런데 이상해. 그 뭐라더라.. 그게 그러니까 지하 실험실에서 먼저 불이 났는데. 거긴 박사의 개인용 실험실이었다더군. 아이는 그날따라 거길 왜 내려간 걸까 그것도 밤중에 혼자서.

-아 도둑이 들려면 개도 안 짖는다잖어. 화재가 날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어.

- 공기 통하는 작은 창문이 있었는데 어른 머리 하나 들고 날 수 있을 만큼 자그마한. 그곳으로 불길이 번져 나오면서 삽시간에...

-뭘 실험하던 곳인데요.

-글쎄....

-아 난 들은 게 있는데 그게 사람 피부에 관한 연구였대. 단백질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피부를 만들어 화상환자나 사고사로 피부이식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쓰이는 그런 것을 연구 하던 곳이라고 하던데....

김노인이 귀를 바싹 세웠다.

-그건 또 어디서 들었어?

-아 그건, 저기 아래뜸에 살던 박씨 있잖어.

-아래뜸 박씨?

-어 박씨. 그 사람한테 독일로 의학 공부하러 갔다 온 아들이 있었어, 승주라고 ..

-아아! 그 젊은이.

-그래, 그 젊은이가 우리 작은 아들하고 고등학교 동창 아니야 그래서 알게 됐지. 그런데 말이야 이상한 소문이 또 있었어.

양씨가 코를 벌름했다.

-이상한 소문이라뇨?

나도 모르게 탁자 앞으로 바싹 다가앉았다.

-그 죽은 아이가 박사 자식이 맞아?

-에이 그런 말이 어디 있어. 결혼하고 얼마 안 있다가 이동네로 집짓고 이사 온 거라던데. 그 아이도 여기서 태어났고...그런데 가끔 큰소리가 들렸대. 나도 형님 돌아가시기 전에 전해들은 이야기라 가물가물해.

-아시는대로 다 이야기 해 주세요. 오늘 술은 얼마든지 살 테니까 아시는 대로 다 털어놓으셔요. 전 그냥 옛날이야기 듣는 거다 생각할 테니까 요.

양노인이 갑자기 정색을 했다.

-혹시 형사시유?

-형사요? 아 아네요 형사는 무슨..

-형사가 아니면? 십년도 더 지난일을 왜 그리 꼬치꼬치 캐물우?

-아 네.... 실은 제가 참고 할 일이 있어서요 .

- 참고? 그게 먼일인데...

_실은 소설을 써요 제가, 가상의 인물로 설정하고 쓰는 거니까 걱정 안하셔도 돼요.

갑자기 양노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에이 그런 거라면 난 더 말 못해.

-이 사람, 이사람 거 왜 그래?

김노인이 아무리 달래도 양노인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가게를 나가는 양노인의 뒤통수에 대고 김노인이 주먹을 흔들었다.

-어이구 저 고집,,,,,실은 저 노인네가 그 집 바로 곁에 살았었잖우. 그 불로 저 영감네 집도 반 이상이나 타서 보상을 받아 지금의 곳으로 옮겨 앉은 거라우. 그러니 돌이키고 싶지 않을 거유. 어쩐다...한 번 더... 오면, 더 오면 안되겠우. 내가 잘 타일러 볼틴게.

  김노인을 뒤로 하고 부지런히 마을을 빠져나왔다. 그런데 무언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 아차! 양노인을 누군가 찾아왔었다고 하지 않았나? 그게 누굴까? 무엇을 캐묻고 갔단 말인가.

댓글목록

남창우님의 댓글

남창우 작성일

다음 글 부탁합니다. 어서요.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한 발 더 나감에 비례해 한 층 관심이 높아지며 빠져듭니다.

박래여님의 댓글

박래여 작성일

저도 읽고 있어요.^^

김언홍님의 댓글

김언홍 작성일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