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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 하얀그림자 (제 3부 > 자유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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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가제> 하얀그림자 (제 3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언홍 댓글 2건 조회 25회 작성일 20-07-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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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퇴근을 서둘렀다. 하고 있는 일의 특성상 퇴근시간을 지킨다는 건 어쩌면 사치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방송국 건물을 빠져 나와 주차장에 세워둔 차로 막 다가가려는 순간 누군가 앞을 막아섰다 그녀였다. 채 희 수.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녀가 또 찾아오리라는 것을. 자판기 커피 두 잔을 뽑아들고 그녀와 휴게실에 마주 앉았다. 외등이 들어와 그림자를 떨쿠기 시작한 창밖의 나무들을 보며 '어떻게 해야 이 여자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포기시킬 수 있을까.' 아주 잠깐 그런 생각을 했다.

   -알아보기는 하셨는지....

  깍지 낀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묻는 여자의 목소리가 다소 신경질적으로 들렸다. 순간 아름유치원의 연못이 떠올랐다. 뙤약볕 아래 제 몸 하나 숨길 곳이 없어 낙엽의 그림자를 위안 삼았을, 그 공간의 협소함과 억압된 자의 불안한 몸짓. 눌러쓴 모자 밑으로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여자의 눈동자가 문득 궁금했다.

  -글쎄요 더 이상 알아야 할 무언가가 더 있다면 모를까 손을 뗄까 하는데요.

  순간 여자가 발을 구르며 일어나 외마디를 질렀다.

    -장기.... ”

   전혀 생각지 못했던 단어였다. 고꾸라지듯 주저앉은 여자가 숨을 푸푸 골랐다. 갑자기 생각이 멈춰버린듯 머릿속이 하얘지며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등이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핸드폰의 울림 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의 충격이었다. 사진 한 장을 던져주고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멀거니 바라본게 다였다.   빽빽한 나무들에 둘러 쌓여 있는 회색빛 건물 사진  뒤쪽에 또박또박 써있는 이름 석자 강 태 구, 

   해는 날마다 맞은편 아파트를 비끼고 낮은 산 능선위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비죽 솟아있는 철탑의 상부를 품고 해가 떠오를 때면, 철탑은 마치 살아있는 로봇처럼 달려와 창에 그림자를 떨퀐다. 눈을 감으면 철탑은 하얀 그림자로 머릿속을 떠다녔다. 그건 철탑이기도 하고 강태구 이기도 했다. 철탑의 실채는 사실 같기도 하고 거짓 같기도 했다. 한동안 강박에 시달렸다. '강태구' 여자가 던지고 간 이름 뒤에 가려진 남자의 모습이 궁금해지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비가 오면 막걸리 생각이 난다는데 의외로 난 커피 생각이 간절해진다. 커피를 마시면 속쓰림이 더해져 아예 멀리 하고 살았는데 이상 하게도 비가 오는 날이면 그 쓴맛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조현우에게 눈짓을 던지고 일층 로비로 향했다. 한 무리의 방문객이 줄지어 들어오고있다. 차림새로 보아 시골 촌로들인듯 건물안을 연방 신기한듯 둘러본다. 그들이 지나가길 기다려 자판기 커피 한잔을 뽑아들고 창가에 앉았다. 조현우가 뒤따라 내려왔다. 이내 느껴질 속쓰림의 거북함을 애써 무시하고 커피를 마신다. 한모금, 또 한모금. 조현우가 코를 쿵쿵 했다.

   -뭔일 있어요?

   -접때 나햔테 소개했던 여자 있잖아.

   -누구요?

   -아 있잖아 벌써 잊었어? 제보할게 있다며 직접 찾아왔던 여자.

   -아아 그 여자..

   -그 여자 아는 여자야?

   -아 아뇨 저도 첨보는 사람이에요. 피디님을 찾기에...그런데 왜요?

   -그 여자가 말한 그 박산가 뭔가 의학계에 꽤 알려진 사람이더라고. 그래서 이달의 인물이라는 명제로 특집을 꾸며볼까 하고 ...

   -그래서요....

   - 제대로 알고 취재를 해야 될 것 같아서알아봤는데 십여년전 화제로 자식도 잃고....

  조현우가 낯을 심하게 일그러트렸다.

   -그런데 그게 단순 화재 사건으로 처리가 됐더라고. 남의 상처에 칼을 대는 게 될 것 같아 이쯤에서 접으려고 했는데 제보자가 또 찾아와서 엄청난 이야기를 하더라고.

   - 엄청난 이야기요? 그게 뭔데요.

   -차차 알게 될거야...그런데 왜 비밀리에 알아보라는 건지 원. 난 당분간은 눈코 뜰 새가 없을 것 같은데. 그 박사가 운영한다는 요양원이 나눔의 집이라던가....

   -그럼 제가 먼저 좀 알아볼까요?.

  도시의 끝에서 하늘이 갈라지며 천둥이 울었다. 목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강태구의 얼굴이 머릿속을 뱅뱅 떠다녔다.

   조현우와 다시 마주 앉은 것은 사흘이나 지나서였다 .

   -그게 그러니까 거기가 행려병자들 수용시설이더라고요. 나라에서 보조를 받아 운영하는 효병원 비슷한 용도라는군요.

   -그 이야긴 들었어. 그런데 들어가 볼 방법은?

  -아 그것도 별로 어렵지 않겠던데요. 일반인들, 그러니까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그곳에서 국고보조로 돌봄을 받기도 한답니다. 누군가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면회 가는 핑계로 들어가 볼 수도 있겠지요.

   -그래, 듣던 말과 다르네. 의외로 일이 수월하게 풀리겠는 걸

   -무턱대고 찾아간다는건 좀 무리가 있을 것같고요..좋은 방법이 있긴 한데..

   -무슨 방법?

   -그곳 관할군청 위생 복지과에서 일 년에 두 번 검열이라는 명목으로 검열을 나간답니다. 그런데 그게 말뿐이지 그 냄새나는 시설을 제대로 둘러보려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죠. 여태껏 그래왔다는 군요. 전화 한 번 걸어 병원이죠? 네 여기 군청 위생복지과인데요 별일 없지요? , 별일 없습니다. 도장 콱, 이러면 끝난다는 거죠.

  -거참 편리하군, 그러면 복지과에 누구를 좀 구워 삶아봐. 그냥 좋은 일 하는 곳이라 취재좀 하려고 한다고 하면 될 거 아냐.

  - 네. 알았습니다.

  -어쨌든 비밀이야. 개인의 명예에 관한 일이니까 당분간은 둘만 알고 가자고.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이제 본격적으로 긴장이 높여지는 딘계로  치닫는 걸까요?

남창우님의 댓글

남창우 작성일

점점 빠져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