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드림출판사

매화꽃이 피면 > 자유창작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고객센터
상담시간 : 오전 09:00 ~ 오후: 05:30
(주말 및 공휴일 휴무)
02.2612-5552
FAX:02.2688.5568

b3fd9ab59d168c7d4b7f2025f8741ecc_1583557247_0788.jpg 

수필 매화꽃이 피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재형 댓글 2건 조회 1,105회 작성일 21-04-16 11:37

본문

​                      매화꽃이 피면

                                                             김재형


이제 매화가 꽃을 피우려는 채비를 하는가 보다.

이월 중순으로 접어드니 망울진 꽃눈이 머지않아 꽃을 피울 것 같다.

나는 꽃 중에는 유난히 매화를 좋아한다


많고만 은 꽃 중에 매화만이 좋아하란 법이 어디 있을까만 은 하필이면 매화일까? 

정이 든다는 데는 어디 조건이 있을까마 는 철 따라 피는 꽃, 어느 꽃인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있을까?  


그중에서도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꽃은 매화일 뿐이다.

매화의 고결한 기품과 고아한 운치가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면 세인들이 말한다. 

매화는 일생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안이한다했으니. 추운 겨울 설한풍에 지조 높은 선비의 고결한 풍모라 할까,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의 극치라 할까, 사군자의 의연한 기상일라 할까 어떻든 찬사가 대단하다. 또 매화는 고목이 되어야 운치가 있고, 매화의 진면목을 볼 수 있고, 감상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고들 말한다.

 

고목의 등걸로 용트림한 마디마다 새순이 돋아나 꽃을 피운다.

새로 돋아난 가지에서 핀 꽃이 품위가 있고 돋보이는 매력이 있다고 한다.

철마다 피는 꽃이 아름답지 않은 꽃이 있으리오만은 내 기억 속에 종시 사라지지 않은 꽃은 매화만이 오래도록 남아 있다.


매화는 꽃보다 은은하게 묻어나는 향기가 일품이란다. 

꽃이 없는 삭막한 겨울철에  피는 꽃이 매화 밖에 더 있느냐.

연륜의 흔적이 담긴 뒤틀려 올라간 가지마다 그 위에 띄엄띄엄 핀 몇 개의 꽃은 품위가 있고 고고한 자태는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소담스럽게 핀 매화 앞에 옷깃을 여미고 앉아 비선(鼻 線)을 자극하는 향내는 가히 미치도록 가슴을 설레게 한다.    

매화를 대할 때의 자세는 위대한 예술품을 감상할 때의 마음으로 경건해야 하리라. 

예쁜 꽃망울이 곳 터질 것 같다.

꽃은 어디에도 없다.

때가 되면 한순간에 피어난다.

꽃과 더불어 피어나는 은은한 향기를 어찌 떨치리까.


 나는 탐스럽게 핀 매화 앞에 단정히 앉아 행여 풍겨오는 향내를 다칠세라 호흡을 가다듬고 숨을 가라앉힌다. 이와 같이 매화를 대할 때, 나 자신 경건해지는 마음이 위대한 예술을 감상할 때의 심경(心境)과 무엇이 다르랴.


이제 매화의 꽃망울이 금방 터질 것 같다.

 꽃은 어디에 숨어 있다가 일시에 피어나는 것일까?

순백의 꽃은 아름답기도 하나 그보다 매혹적인 향기가 더욱 가슴을 설레게 한다.


백옥처럼 고운 꽃이여!

보기만 해도 탄성을 금할 수없다. 풍기는 향내를 어찌 필설로 다하리.

하얀 눈송이처럼 만개한 꽃은 모든 이의 가슴속에 사무치는 환히요 감탄이요 경배일 뿐이다. 

​꽃이 피면 나는 저 매화나무 아래를 서성일 것이다.

 

희망의 새봄을 맞아 지난날 온갖 사연들로 잠 못 이루던 밤이면, 매화와 웃고 울며 응어리진 한(恨)을 마음껏 토(吐)하리라.   

매화 향기 가득한 내 삶의 아름다움을 가슴에 고이 품어두고 싶다.

내 삶에 매화의 향기를 밤새도록 가슴에 차곡차곡 담아두고 싶다.

매화가 건네는 향을 내 삶의 궤적(軌跡)에 묻어두고 그 향기를 오래도록 잊이 않으리라.

 

매화 향기 가득한 인생은 얼마나 행복한 삶일까?

욕망과 유혹의 시린 질곡(桎梏)의 고통을 참고 견딘다면 언젠가는 매화처럼 화사한 봄을 마지 하리라.

그땐 나는 매화나무 아래서 매화 향을 즐기면서 행복한 삶을 누리리라.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선생님의 매화 사랑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저는 매화를 보면 아래 내용을 늘 떠 올립니다.

"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을 팔지 않는다.’는 뜻의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이라는 말이 떠오르고 아울러 매화(梅)는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와 함께 사군자(四君子)라는 칭송이 새롭게 생각 나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매화를 꽃의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화괴(花魁)라고도 부르며, 중국의 국화(國花)라는 점도 각별하게 생각됩니다. 한편 꽃의 색깔에 따라서 흰매화(흰매실), 분홍매화(분홍매실), 청매화로 나뉘고, 한 송이의 꽃잎은 5개가 기본이며, 이를 넘으면 겹매화라는 식물 전문가들의 설명이 기억에 남습니다."

김재형님의 댓글

김재형 작성일

선생님 매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다시 감사드립니다.
꽃의 우두머리 화괴는 처음 듣습니다.
매,난,국,죽 사군자는 지조 높은 선비들의 표상이 아닙니까.
주신 글 감사합니다.  건필하심과 강녕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