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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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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형 댓글 2건 조회 853회 작성일 21-08-30 15:49

본문

                                       처서(處暑)

                             (가을은 귀뚜라미 등을 타고.) ​

 

                                                   동진(同塵)   김 재 형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하다.

가을이 느껴진다.

오래 만에 따사로운 햇살이 구름 사이로 쏟아진다. 이제 하늘도 바람도 피부로 느끼는 감각(感覺)도 가을임을 알 수 있다. 흔히 처서(處暑)의 속담(俗談)에 “가을은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을 타고 온다”고 했다.

 

처서가 지나면 조석(朝夕)으로 냉기(冷氣)가 감도는 계절(季節)이기 때문에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 

라고 한다. 

처서(處暑)의 속담에는 조상들의 해학(諧謔)과 삶의 지혜(知慧)가 함축(含蓄) 되어 있어 감칠맛이 있고 

재미가 있다.

속댬(俗談)처럼 처서의 서늘함 때문에 파리 모기의 극성도 사라지고, 가을을 재촉하는 귀뚜라미 울음소리도

 더욱 애처롭게 들릴지도 모른다.

가을의 시작인 처서(處暑)도 지났는데도 한낮 더위는 30도를 오르내리니 여름에 대한 미련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일까?

지루한 장마가 끝난 듯하더니 멈춤 없이 퍼붓던 비가 때로는 국지성 폭우(暴雨)로 땀 흘려 지은 농작물을 

휩쓸어 농심(農心)을 울리고 있다. 이 또한 마지막 가는 여름의 지나친 횡포(橫暴) 라면 너무나 원망(怨望)

스럽다.

대지를 뜨겁게 달구던 여름은 가고, 이 잰 9월로 접어들어 더위는 없으려니 했으나 아직도 가시지 않는 듯, 

마지막 심술을 부리지만 세월의 흐름엔 어쩔 수 없나 보다.

 

맑은 아침 이슬 사이로 환히 웃음 짓는 아름다운 꽃들의 미소(微笑), 파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 사이로 

비치는 따사로운 햇살에서 가을을 느낀다.

오늘이(8월 23일) 24절기 중 열네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節氣)로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처서다. 

입추(立秋)와 백로(白露) 사이에 들며, 태양이 황경(黃經) 150도에 달한 시점으로 양력 8월 23일과 

음력7월 15일 무렵 이후에 든다.

처서(處暑)가 지나면 따가운 햇살이 누그러져 모든 생물들은 생장(成長)을 멈추고 겨울 준비에 들러 간다.

 

금호강 강변 둑에 서서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자연이 변해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잠시 내 앞에 머물러 

준 풍경(風景)들이 고맙다. 희망(希望)에 겨워 즐거웠던 봄날도 가고, 푸르름을 자랑하던 청청한 여름 같은

 인생(人生)도 갔다.

 

가을이다.

이제는 마지막 내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성찰(省察) 해 보는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하겠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고 정리하는 그런 시간이면 어떨까?

 

넓은 공원 끝자락에서 서 계절(季節) 따라 변해가는 오묘(奧妙) 한 자연의 모습들이 가슴으로 닦아와 가을을 

느끼는 마음은 조금은 쓸쓸하고, 조금은 여유로운 이 시간이 나에게는 더 할 수 없이 좋았다.

깊어 가는 가을이 자꾸만 아쉽게 느껴 진디.

지 걷고 싶다.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비켜 가면서 청량(淸凉) 한 가을 햇살 아래 다소곳이 앉아 미소 짓는 가을꽃을 보면서 걷는다.

어쩐지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미소(微笑) 짓는 저 꽃을 담고 싶다.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처서를 지난 때문일까요? 어제와 다를바 없는 나날일지라도 새벽 4시에 나서는 등산길이, 이전과 달리 선선함을 피부로 느끼며 서서히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한답니다. 지루하고 무더운 여름이 어서 가고 어서 빨리 삽상한 가을과 함께, 풍성한 결실의 계절 묘미를 한껏 누리고픈 지금입니다. 다가오는 가을엔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코로나19도, 서서히 물러 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답고 보람된 선생님의 가을이 되시기를 기원 드리겠습니다.

해드림출판사님의 댓글

해드림출판사 작성일

선생님,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