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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수필10 [선물] > 전체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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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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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마수필10 [선물]
  • 테마수필
  • 테마수필집
  • 2014-09-20
  • 979-11-5634049-2
  • 10,000원

본문

신춘문예와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2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2006년 8월 결성한 ‘테마수필’은 매회 서정적인 테마를 주제로 작품을 발표하는 기성 문인 단체다. 지금까지 ‘어머니’, ‘첫사랑’, ‘꿈’ 등을 주제로 발표했던 아홉 권에 이어 2014년 열 번째 테마가 발표됐다. 이번 주제는 ‘선물’이다.

우리가 살면서 남에게 받은 것 중 기억에 남는 선물이 하나 정도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중한 선물이란 고가의 물건이기보다 객관적-금전적-으로는 보잘 것 없는 경우가 많다. 상품의 가치는 가격으로 매겨지지만 선물의 가치는 결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수필집의 테마를 ‘선물’로 정한 의도 또한 거기에 있지 않나 싶다. 금전으로 환원할 수 없는, 선물을 주는 이와 받는 이의 상황과 관계 속에서 특별하게 부여된 그 무엇. 무엇이라 콕 꼬집어 정확히 명명 할 수 없는 그것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작가들에게는 영감을 주는 원천이 아닐까 싶다.

또, 선물은 반드시 남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기 자신에게 주는 선물도 있는가 하면, 때론 그저 어느 날의 아침이 선물이 되기도 한다. 테마수필의 회장 김영태는 펴내는 글에서 ‘주고받는 기쁨’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서두를 열었다.

“선물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가 기쁜 마음이어야 한다. 선물을 준비할 때에는 금전적인 부담과 마음의 부담이 없어야 한다. 선물을 한답시고 거창하거나 비싼 걸 준비하면 뇌물로 변질되어 생각지도 않은 엉뚱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선물은 연인 사이거나 부모에게나 스승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이에 주고받는 것이 좋다. 즉 남에게 인사나 정을 나타내기 위해 주는 물건이 선물이다. 먼 곳을 여행하고 돌아온 사람이 그 지역에서 가져온 토산물을 지인들에게 두루 나눠주는 행위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풍습이며 선물의 효시였다.…꼭 물질만이 선물은 아니다. 개인마다 판단이 다르겠으나 한 푼 두 푼 모아서 어렵게 장만한 집은 그 가정에 커다란 선물이다.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아 파릇파릇 솟아오르는 새싹과 꽃은 자연의 선물이다.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와 상쾌한 숲을 만났을 때의 산뜻함은 어떤 물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선물이다. 힘들게 얻은 생명의 탄생이나 지극정성으로 키운 자녀가 취업을 하고 짝을 얻어 새 가정을 이루는 일도 당사자에겐 축복이며 형언키 어려운 좋은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부모님이 무병장수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려가는 일은 행복의 척도며 이 또한 선물이다. 종교에 의지하여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일도 선물이다.”

테마수필에서는 지금까지의 책을 낼 때마다 독후감 공모전을 병행하여 독자들의 적잖은 성원을 받아왔다. 테마수필의 독후감 공모전은, ‘독자의 수필문학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침체된 독서 열기와 수필문학 부흥을 꾀하고 인간의 따스한 정서를 추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열 번째 도서 <선물>도 책의 출판과 더불어 제 10회 독후감 공모전을 진행한다. 고등학생 이상 일반인을 상대로 한 독후감 공모전은 수상자에게 1백만 원 고료를 수여함과 더불어 수상작을 다음 테마수필집에 게재한다.

펴내는 글 - 주고받는 기쁨 ■ 김영태_ 04
제9회 독후감 공모전 당선작 ■ 박초롱 외_194

이승훈 - 행복해서 눈물이 나는 일요일 ■ 012
박래여 - 내 삶을 채우고 있는 선물 ■ 018
김영태 - 손자 갖기 프로젝트 ■ 026
김언홍 - 아름다운 뇌물 ■ 034
한판암 - 감사와 정성의 징표 ■ 040
김지안 - 푸른 장미 ■ 050
정지암 - 땅 콩 ■ 058
김창애 - 멈춰버린 시계 ■ 066
이분남 - ‘서른 해’에게 고함 ■ 074
김은미 - 나는 선물이었을까 ■ 082
소현숙 - 주는 기쁨 채워지는 기쁨 ■ 092
남상경 - 내 생애 가장 소중한 선물은 어머니, 바로 당신입니다 ■ 102
강경란 - 소리의 유산 ■ 110
강경자 - 시간의 더깨가 남겨준 맛 ■ 118
최은지 - 특별한 선물 ■ 128
김창식 - 만년필 ■ 134
전대선 - 매일 선물 받는 여자 ■ 142
이정희 - 산타클로스의 선물 ■ 148
유호승 - 하루는 감사, 고마움, 그리고 선물이다 ■ 156
장은초 - 찔레꽃 ■ 165
정용찬 - 추억을 여는 열쇠 ■ 171
김경만 - 그래도 동그랗게 웃기 ■ 178
임영숙 - 엘리자베스 아덴 5th ■ 188

테마수필은 신춘문예와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2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2006년 8월 5일 결성되었다. 테마수필을 결성한 이유는‘ 현재가 아닌 미래지향성으로써, 필진 자신에게 목표와 책임을 부여, 문학성과 감동이 재고된 수필을 쓰도록 노력하자는 의도’때문이다.
매회 서정적인 테마를 주제로 작품을 발표하는 테마수필에서는 지금까지의 독후감 공모전도 병행하여 독자들의 적잖은 성원을 받았다.
이번「 선물」도 고등학생 이상 일반인을 상대로 1백만 원 고료의 독후감 공모전을 시행하며(홈페이지 참조) 수상작은 다음 테마수필집에 게재한다.
테마수필의 독후감 공모전은, 독자의 수필문학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침체된 독서 열기와 수필문학 부흥을 꾀하고 인간의 따스한 정서를 추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종일 생선 냄새만 맡다가 좋은 향기를 맡으니 정신이 어질어질합니다.’ 사내가 호들갑스레 떠들었다. 파장을 앞둔 늦은 저녁, 재래시장 마트의 생선코너는 한가하다 못해 고즈넉했고 투명한 얼음 위에 비스듬히 누워 자상한 손길을 기다리는 생선들은 사내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는 듯 보였다. 살이 통통하게 올랐으나 늘씬하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자반고등어 한손을 들여다보던 나도 사내를 올려다보았다.
훤칠하게 키도 크고 곱상하게 생긴 사내가 발목까지 치렁치렁한 비닐 앞치마를 펄럭이며 나를 한참이나 바라보더니 한마디 더했다.‘ 고객님에게 나는 향기가 아주 좋습니다.’ 사내 말을 귓등으로 흘러 들으며 자반고등어 한손과 가자미 두 마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손질해 달라는 나를 향해 같은 말을 또 했다.
선물로 주어진 하루.
상으로 받은 향수를 뿌리며 내면의 향기가 아름답도록 묵상하는 아침은 스물네 시간 중 가장 평안한 시간이기도 하다. 일 년에 두어 번 내가 나에게 상으로 주는 선물이 있다. 내가 나에게 상을 준다는 것도 우습고 더구나 상으로 받은 선물이 향수이고 보면 나의 내면에 허영과 사치가 숨어 있는 것 같다. 윤기 없이 산 인생이라 여겼는데 손톱에 봉숭아꽃물을 들이는 일이라든가 집을 나서며 거울 앞에 바짝 다가서는 모습은 숨길 수 없는 내면의 사치가 분명하다.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해 내면의 상처가 표정으로 나타나거나, 분하고 억울한데 화풀이할 곳이 없어 끙끙대며 잠을 설쳐 푸석한 얼굴로 일어나는 아침이면 상으로 받은 향수를 보통 날보다 두 배는 뿌리고 집을 나섰다. 향수 냄새로 나를 가리는 일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나 매일반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면 부끄러워 사람이 많지 않은 한갓진 길을 찾아 걸었다.
하늘의 이치를 안다는 지천명으로 들어선 지 여러 해가 되었건만 여태 마음 다스리는 일이나 상대를 포용하는 너그러움을 배우지 못하니 참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고 보니 생선가게 사내가 너스레를 떨었던 날도 된통 마음이 뒤틀린 날이었던 게 분명했다.그렇지 않고서야 늦은 퇴근을 하고 들른 그 시각까지 향수 냄새가 났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그날 이후 이상하게도 잘난 척하고 싶은 유혹이 찾아왔다. 아니, 찾아온 것이 아니라 하고 싶었다. 향기로 마음의 풍랑을 덮어 교묘하게 나를 포장하는 일은 꽤 괜찮은 발상이었다. 향기나 윤기 없이 산 날을 세어 보니 내가 아는 숫자로는 다 셀 수 없었고 때때로 찾아들던 바람을 그대로 맞았으니 뻣뻣하고 푸석하기가 석 달 열흘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같았다. 세상사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을 존경하고 싶다. 서 있던 곳에서 15도만 돌려도 새로운 풍경이 보이는 것을 왜 몰랐을까.
그때부터 향수뿐 아니라 내 마음에 기쁨도 선물하기로 했다. 몽실몽실 피는 화사하고 우아한 꽃향기와 아름다운 세상을 묵상하며 보낸 날이 늘어 갈수록 마음은 평화로웠고 표정이 밝아졌다.
선물은 크기와 상관없이 진실과 신뢰와 사랑이 들어 있다면 보이지 않을지라도 충만한 기쁨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내 안에 숨어있던 허영과 사치야말로 나를 살게 하는 파워에너지가 아니던가.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아득하던…….
일부러 치장하지 않아도 빛나고 탐스러웠던 그때는 알코올이 섞이지 않은 사랑스럽고 푸른 향기가 치자꽃 터지듯 묻어나던 때였다. 내 안에 있는 풀밭은 비단처럼 부드러웠으며 상냥한 바람이 넘나들었고 사철 따뜻한 햇볕과 적당한 단비로 향기로운 시절이었다. 내가 나에게 선물을 주지 않아도 충만하게 가득 넘쳤었다.
지금 내게 주는 선물은 그 시절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그 시절로 내가 꾸려지고 있으며 여물어 간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어서이다.
나를 깊이 사랑하시는 분을 위하여 아름다운 내면 가꾸기에 힘써야겠다. 그분을 만나‘ 네 삶은 수렁에서 헤매는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너의 내면은 누구보다 아름다운 향기로 가득하더구나.’라고.

- 임영숙 <엘리자베스 아덴 5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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