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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울- 문 형 장편소설 > 전체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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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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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오울- 문 형 장편소설
  • 문 형
  • 소설
  • 2014년 10월 31일
  • 신국판
  • 979-11-5634-056-0
  • 13,800원

본문

줄거리

일인칭 작가가 메신저로 변한 문밧드, 그는 천상의 합승마차를 타고 피안의 세계 ‘시오울’로 시간여행(Time Slip)을 떠났다. 성철 스님이 분신열반에 드는 꿈을 꾸었던 그는, 멘토로 현현한 성철 대종사의 인도로 ‘토지를 뛰쳐나온 박경리’ ‘커트머리 모던 걸 박경리’를 만나 선생의 생전 작품을 둘러싼 언저리 대담놀이를 즐겼다. 시오울에서도 소설을 쓰고 있는 제3의 박경리와 그 작품내용도 보았고. 그가 돌아오면서 받아온 선물은 박경리 유혼이 쓴 ‘마하트라 동굴 이야기’였다. 거기선 동서양의 이야기꾼 플로베르와 카잔차키스, 윤기, 청준이 동굴답사를 갔다가 깨달음을 얻고, 앵무새가 신의 사조로 여겨지게 된 내력이 밝혀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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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은 문병근. 문형(文荊)은 언어의 가시밭길을 걷고자 지은 작가의 필명이다. 1963년 경남 함안에서 출생하여 마산중앙고와 부산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_과거 20년간은 부산지역에서 광고기획자, 광고회사 대표 및 선거전략가로 활동하였다.
_이후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이야기 만들기에 전념하고자 2010년부터 전업 작가로 나서,『퀘스트 허스토리, 그날이 오면』(원제: 「박 당선자님, 정은이레 양자로 삼으시라요」)을 2011년 봄에 출간하였으며, 장편소설 『동동바우에 뜬 말라이카』를 2014년 펴냈다.
_작가는 ‘如如亭(여여정)’의 몽상꾼이다. 여여정은 집착과 경계 없이, 자유롭게 사유하고 한없는 상상력을 펼치기 위해 지은 그의 골방 집필실 이름이다. 이 소설에서도 작가는 메신저로 변신해가면서 현세와 피안 세계를 넘나들며 가상대담을 즐기고 있다.

“그 동굴에는 두 가지 형태의 치성致誠 대열이 많이 몰려든다하오. 하나는 태내순례 체험단인데, 이를테면 사람이 태어날 때처럼 어머니의 태내로 다시 들어가 재탄생하는 의미를 유사 체험하는 거지요.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이나 신성하게 여기는 굴을 빠져나감으로써, 속세의 먼지와 과오를 씻고 정화하는 의식이라오.”
“오호라! 일찍이 제임스 프레이저 경이 <황금가지>에 썼던, 동종주술 또는 유사주술 비슷한 걸 행하는 모양이오? 종교사학자 미르치아 일리아데의 용어를 빌리자면 ‘우주론적 상사성(相似性/Cosmical Homology)’ 또는 ‘동일시’와 같은.”
플로베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동원하여 추가 설명조의 말을 했다.
“다른 하나는”
하고 윤기가 쪽지에 적힌 내용을 계속해서 알려주었다.
“그 동굴은 애기들의 항문 치성소致誠所 라 아기와 보호자들로
이루어진 치성대열이 제일 우선이라 하오.”
“아기들의 항문 치성소~오?”
청준이 금시초문인양 말꼬리를 길게 빼며 즉각 반문했다.
그에 응답한답시고 이번엔 카잔이 자기가 아는 지식으로 설명을 덧붙였다.
“인간의 신체기관인 항문과 동굴이 닮았다고 여겨, 동굴을 찾아가 치성을 드리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소. 사람의 튼튼한 배설물을 황금과 같이 보는 입장인데, 동굴이 항문과 많이 닮았기 때문에 황금 같이 귀한 인물이나 갑부처럼 대우하는 믿음이 있었다하오.”
이어 윤기가 조금 더 상세한 설명을 하였다.
“프로이드를 비롯한 일군의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배설물과 황금 사이의 내적 연관성을 주장하기도 했소. 또 심리학자 에릭 에리슨은 발달이론을 정립하면서 아기의 성장단계를, 리비도의 집중이 입에 있는 시기인 구순기口脣期, 그 다음 배변기관으로 옮겨가는 항문기肛門期 를 설정하기도 했소. 그만큼 항문을 경건하게 대했고, 그게 동굴 이미지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소.”
카잔이 또다시 거들었다.
“가장 무가치한 것이 가장 귀중한 것과 통한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인류역사를 들여다보면, 유아기 때 맨살 항문을 깨끗이 드러내놓고 치성을 드리는 일이 유행한 적도 있었다오. 항문숭배에 대한 의례가 민간전설로 변형되어 세계 곳곳으로 퍼졌다는 기록도 있고. 지금이야 그런 의례원형을 찾아보기가 어렵지만.”
윤기로부터 동굴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듣고 서로가 의견을 나누는 동안, 땀도 식었고 신체에너지도 적당히 충전되었기에 그들은 다시 일어나 갈 길을 서둘렀다.
일행은 밤낮을 쉬지 않고 걸어 여드레째 석양 무렵, 만다라 산 들머리에 도착하였다.
산 아래서 지세를 살펴보노라니, 아스포델 꽃을 비롯한 온갖 기화요초가 이불처럼 산허리를 둘러쌌고, 불사不死 의 뭇 짐승들이 그 이불 위를 맘껏 뛰놀고 있었으며, 향기로운 꽃나무 사우칸 디카의 방향芳香 이 만공에 꽉 찬 듯 했다. 저 멀리 산중턱에는 천우天牛와 신조神鳥 들이 보였는데, 그중엔 만다라 산에서가 아니면 볼 수 없다는 극락조 가릉빈가迦陵頻伽 도 있었다.
고단한 여정 끝에 만다라의 선경仙境 을 보고 가장 먼저 생기를 되찾은 윤기가, 숙박 장소에 대해 말을 꺼냈다.
“오늘은 일단 산 아래서 밤을 새는 게 어떤가 싶소만. 신성한 산에 들어온 만큼 세파世波의 때를 먼저 계곡물로 정화시킨 다음에 산에 오르는 것이 옳겠고.”
만다라 산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일말의 안도감과 함께, 생명력으로 가득 찬 산의 풍광이 그들의 기운을 일시 북돋워주긴 했으나, 밤낮을 쉬지 않고 걸어온 일행으로선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은 마음 또한 꿀떡같았다.
동료들의 지친 표정을 읽은 플로베르가 윤기의 말에 동의하면서, 현실적인 이유도 갖다 댔다.
“그럽시다. 여기서 휴식하여 기운을 좀 차린 다음, 내일 아침 일찍 동굴입구로 올라 답사에 들어가는 게 우리들 형편상 더 나을 게요. 올바른 답사자세란 모름지기 슬로템포 아니겠소.”
일행 모두에게 그 말이 이심전심으로 통하여서, 산 입구의 평편한 곳을 골라 야외캠핑을 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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