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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8 18:30
  • 동부수필 창간호
  • 동부수필
  • 해드림출판사
  • 2015년 11월 25일
  • 신국판
  • 979-11-5634-116-1
  • 15,000원

본문

동부수필 창간호에 부쳐

수필이라는 문학 안으로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모임을 가진지도 벌써 5년이 되었다. 시간이 흐른 줄도 모르고 각자의 일상을 가꾸다 보니 문인의 길보다는 생활인의 길에 더 익숙해져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틈을 내어 만나는 회원들의 우애와 신뢰는 한 편의 좋은 수필보다 감동과 설렘이 있다. 그것은 글 이전에 사람이 먼저인 것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갖는다. 작품에 대한 합평은 물론 삶의 행간들도 펼치다 보면 세상의 이치에 새삼 눈이 떠지는 덤을 얻기도 한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카페’, 트위터나 페이스북보다 활발하게 오가는 오프라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서로의 관심과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은 늘 즐겁기 마련이다. 소박하고 겸손한 생각들이 서로 어우러져 동부수필을 키워 왔다. 이제 원하는 만큼 수필을 써도 좋을 때가 되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우리도 한 권의 책을 엮어보기로 했다.
일본의 드라마 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인 무코다 구니코의 수필 ‘소리 내어 울 만큼 원하는 것’이라는 글을 보면, 다섯 살 난 남자아이가 장난감 가게에서 큰 소리로 울고 있다. 아이의
손목을 낚아채듯 잡고 밖으로 끌고 나오는 엄마, 질질 끌려나온 아이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었다. 이 세상이 끝나기라도 한 것처럼 비통하고 서럽게 우는 아이. 아이는 뭘 갖고 싶었을까? 그 아이를 보며 작가는 우리를 향해 이렇게 속삭인다. “당신은 저 아이처럼 소리 내어 울 만큼 원하는 것이 있습니까?”라고.
좋은 글로 수필의 정수와 열정을 보여주시는 임병식 선생님이 곁에 계셔서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편집을 맡아주신 김권섭 선생님의 노고에도 감사를 드린다. 동인지라는 명분을 갖고 태어나는 책 한 권이 다소 적막하고 쓸쓸할지라도 허세와 위풍을 거세한 소박한 내용으로 누군가에게 읽을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소리 내어 우는 울음이 되었으면 더욱 좋겠다.
최소한 우리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거울은 되겠다는 생각에 책머리에서 미리 조심스럽다.

동부수필 창간호에 부쳐·회장 엄정숙 4

회원수필

임병식
과골삼천 13
꽃씨의 꿈 17
모정무한 21
디딤돌 25
유년의 동화 30

엄정숙
타국의 거리에서 37
그 가을에 겪은 낭패 43
구두를 닦으며 47
봄은 꽃신을 신고 온다 52
목단꽃으로 피고 싶다 57

황동철
기대 반 두려움 반 65
모정 실은 하얀 막 버스 70
인간의 잔혹상 75
기차 떠난 후의 말 79
최소한의 자존심 84

송민석
가정방문과 통닭 91
가짜가 판치는 세상 96
김 교사와 초보 교장 99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 103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 107

곽경자
그녀가 사는 법 113
빈 지게 117
영등할매 121
4백 원의 사치 125
도시락 129

김권섭
정 135
황 혼 141
대만 관광 146
눈 물 151
설렘과 소피 155

이희순
꽃 중의 꽃 163
세상에 오소서 167
구월이 오면 171
워낭과 청려장 174
가을을 타다 178

양달막
벽 185
또 하나의 고도 189
쥐 이야기 194
믿음과 불신 사이 198
마음의 고향 203

박주희
강아지야, 놀자 211
안개 스카프에 휘감기다 216
카오스, 그 신화적 세계 221

김수자
전라도 김치 227
돈 돈 돈 232

이연화
검정 고무신 239
참새와의 하루 242

박지선
왕 초보 249
할머니의 쑥떡 254

· 편집후기 260
· 회원주소록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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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에 피는 꽃들은 한결같이 특징이 있다. 잎보다는 꽃이 먼저 얼굴을 내민다. 목련이 그렇고 매화가 그렇고 진달래가 그러하다. 개나리도 아직은 움이 트지 않았지만, 꽃을 먼저 터트릴 것이다.
나는 이것이 잘 살 것인가 못 살 것인가는 걱정하지 않는다.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에 잘 살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환하게 꽃을 피우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는 궁금증이 더해진다. 이것에 비하여 노란 코스모스는 발아를 장담하지 못한다.
한겨울 꽃대궁에 매달린 바람에 얼었을 수도 있고 땅속 사정에 의해 지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되도록 모두 살기를 바라고, 살아나서 꽃피울 다른 세상을 그려본다. 여린 순이 돋아나 마침내 터를 잡고 화사하게 피어난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리고 그런 꽃은 피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기쁘게 하고 자기의 감춰둔 소망을 펼쳐 보일까.
나는 생명의 경이 앞에 늘 숙연해진다. 동물이건 식물이건 마찬가지이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숭고하기 때문이다. 그것들이 존재하는 것은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가. 그리고 그 존재 자체로 얼마나 존중받아야 할 대상인가. 생각하면 그것들이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크다. 수많은 변화를 일으키며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꽃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다면 그 사람의 하루 일상에서 그만큼 시간을 할애한 것이며, 어느 벌, 나비가 꿀을 찾아왔다면 그들의 행보에 그만큼의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_임병식 ‘꽃씨의 꿈’ 중에서



어두운 존재들이 밝은 존재들을 낳는다. 카오스를 이렇게 정의하면 나만의 오판일까, 아닐 것이다. 카오스를 발전이라고 보는 개념은 인도의 수많은 경전에서도 수많은 성자들의 저서에서도 철학자들의 어떤 논리에서도 정의되는 논리이다.
발전이 없다면 인간은 한낱 동물에 불과할 뿐, 배우고 학습하고 행하고 익히는 과정에서 성숙과 고양이 이루어진다고 보는 바, 개한민국의 개교법도 나름대로의 일리가 선다. 그런 개교법으로 달구어진 경쟁과 심리가 성이라는 카오스와 결합되면서 헐헐한 자리조차도 허용하지 않은 채 판사나 검사나 모두들 하품하면서 판결을 내리셨나, 판결은 늘 답답한 제 자리 걸음이기에 한 마디라도 해 보려는 것이다. 석궁에 맞으셔도 아무렇지도 않으시니 하는 말이다. 교단의 스승들도 사라진지 오래다. 성이라는 카오스를 개한민국에서 도대체 어찌 해석을 해야만 하나 답답하고 미칠 노릇, 개한민국이 대한민국으로 올바로 서려면 성이라는 카오스가 성범죄 천국이 되어서는 아니 될 터, 나의 카오스, 나의 성, 우리의 카오스 우리의 성, 카오스가 헐헐해져서, 어둠이 밝은 여명이 되듯, 새 생명이 태어나는 근원이 되기 위한 개한민국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는 과도기임을 이 시 대를 이 시대, 자라나는 세대의 새로운 신화가 되기를 다시 한 번 더 굳세게 믿어보는 ‘오, 하느님, 왜 카오스를 저희에게 내리셨나요?’
_박주희 ‘카오스, 그 신화적 세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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