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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9 09:04
  • 향기등대
  • 정해정
  • 해드림출판사
  • 2015-11-20
  • 신국판
  • 979-11-5634-107-9
  • 16,000원

본문

가슴을 설레게 하는 색감이 있는 에세이,
LA작가 정해정의 에세이 [향기등대]


화가이자 작가인 정해정 씨가 페이지마다 아름다운 수채화로 수놓은 에세이집 [향기등대]를 출간하였다. 에세이집으로는 첫 출간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살아온다. 자카란다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도시의 저자답게, 이국적 정서와 더불어 이민 생활에서 겪은 삶의 갈등들이 조금은 시리게 깔려 있을 뿐만 아니라, 고향을 향하는 어쩔 수 없는 원초적 정서와 일상에서 끌어올린 평화로운 서정의 에세이로 채워져 있다.
또한 아동문학가이기도 한 저자는, ‘어른동화’ 같은 형식의 에세이를 통해 독자의 동심을 자극하여 행복하게 하는 등 무엇보다 삶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시선이 행간에서 평화를 느끼게 한다.


살아온 날이 날마다 자카란다 빛깔의 잔칫날이었으니
[향기등대]도 마찬가지

오월의 캘리포니아는 온통 연보랏빛 쟈카란다로 도시를 뒤덮는다. 사월이면 가로수에 연보라빛 안개가 서리는 것이다. 그 은은한 향기와 온통 보라색으로 덮인 거리가 장관이다. 그러다 오월 말쯤 되면 꽃이 지기 시작한다. 연보라색 꽃눈이 날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쟈카란다는 자기가 필 만큼 꽃자리를 편다.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자동차 위에도, 길거리에도 보라색 융단이 깔린다.
저자는 우리네 인생도 그러하기를 바란다. 인생 여정의 종착역이 다가옴을 느낀다는 저자는, 지난 세월을 뒤돌아보면 날마다, 날마다 ‘잔칫날’이었다는 것이다.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안개가 끼면 그런대로, 폭풍우와 벼락과 번개가 치면 또 그런대로…. 따라서 이번 에세이집 [향기등대] 또한 잔칫날처럼 행복한 글들로 엮여 있다.

작가는 어린 나이에 전쟁의 소용돌이를 치르고, 부모 형제를 잃었다. 그럼에도 그런 모든 것들 죄다 잔칫날이었다는 것이다. 신앙처럼 승화된 삶의 상찰과 관조가 놀랍다. 늘그막에 우주비행사가 지구를 탈출하듯 서울 하늘을 탈출하고 태평양 건너 안개 속으로 이민을 온 것도 또한 잔칫날이었다니 ‘향기등대’라고 이름을 붙인 까닭을 짐작할 듯하다.


나태주 시인이 본 정해정

글 속에 강력한 이야기가 들어 있었고 시에 버금갈 만한 진한 서정이 숨 쉬고 있었다. 아, 그래서 시를 쓰는 사람인 나한테 글을 읽혀보고 싶었고 또 글을 받고 싶었던 것이구나, 그 숨긴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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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가 있었고 아픔이 있었고 그런 만큼 울림이 강했다. 세월의 간극을 넘어 오래 가는 마음의 일렁임과 그림자와 거기에 따른 그리움이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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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사람이다.’ 라고 말한 프랑스 사람 뷔퐁의 발언이고 두 번째는 ‘모든 글은 자서전이다.’ 라는 나의 말이다. 그러하다. 정해정 선생의 글을 읽으면서 대뜸 갖게 된 생각은 정말로 뷔퐁의 말 그대로 정해정 선생의 글이 참 많이도 사람을 닮았다는 생각이다. 살갑고 부드럽고 향기롭기 글과 사람이 그럴 수 없이 닮아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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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정 선생의 글은 어떠한 글이든지 일단 측은지심에 뿌리내린 글이다. 측은지심이란 봄의 마음이요 창조의 마음이요 희생과 봉사와 위로와 축복을 불러오는 마음이다. 감동 또한 이 마음에서 출발한다. 인간이 지닌 마음 가운데 최상의 마음이라면 바로 이런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정해정 선생의 문장이 이러한 마음에 터전해서 쓰여졌다는 데에 우리의 감격과 감사와 기쁨은 머무는 것이다.

이번에 읽은 정해정 선생의 책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 세 편을 뽑으라면 나는 서슴없이 다음 세 편을 고를 것이다. 첫 번째는 「울 엄마 은가락지」. 이 글은 아름답고 절절하기가 작은 동화 같기도 하고 또 산문시 같기도 하다. 가편 중에 가편이다.
그 다음은 「아버지의 눈」이다. 이 글은 매우 마음이 아프다. 역사적 사실의 피안에 묻힌 가족사가 들어 있다. 그대로 서사형식이다. 그러면서도 문장이 아름다운 건 글쓴이의 심성이 고와서 그런 것일 터이다.
그 다음은 또 「향기등대」이다. 매우 현실적이지만 그 현실을 넘어선 판타지가 있다. 역시 서사형식이 매우 가지런하다. 사람의 마음을 감싸 안는다. (시인 나태주)

작가의 말 살아온 날이 날마다 자카란다 빛깔의 잔칫날 4
작품해설 시와 소설이 함께 들어 있는 수필(나태주) 194

8월의 연(鳶) ·13
가는 세월 ·16
가을 국화 ·21
거라지 세일 ·24
개똥벌레의 여행 ·27
아! 가을 냄새 ·31
고마운 소 ·35
고맙다 봄아 ·40
고향에서 온 부채 ·43
그림 같은 시, 시 같은 그림 ·47
도라지꽃 ·54
매미는 시인이었다 ·58
믿고 사는 세상 ·63
삶의 향기 ·68
비둘기 발가락 ·73
손, 손, 손 ·78
수호천사 ·82
쑥에 담긴 고향 맛 ·87
아기장님 제인 ·91
황홀한 작은 공간 ·94
인사동 장날 ·98
작은 우주 ·102
빈대에게 물어봐 ·106
재미있는 전쟁 ·110
첫사랑 사색 ·113
콩나물 ·117
탯줄 ·121
호랑이 이야기 ·125
마음의 부자 ·130
네 잎 클로버 ·136
미안해 로미오 ·140
스승의 날에 ·144
이빨 여행 ·148
내가 사랑하는 작은 부스러기들 ·153
선물 ·158
무궁화, LA에서 만나다 ·161
울엄마 은가락지 ·164
제비 오는 날 ·168
등잔 밑 ·173
아버지의 눈 ·177
출산 장려, 출산 억제 ·185
향기등대 ·189

정해정
• 1941년 전남 목포출생
• 1988년 말 미국 이민
•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 시 ‘바람개비’로 등단
•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 소설 ‘메이플 에비뉴의
비둘기들’ 당선
• 미주 문학세계 시 당선
• 한국 한글문학 시 ‘인디언 묘지 외’당선
• 한국 아동문예 동화 ‘말 하는 집’ 당선
• 미주 한국일보, 중앙일보 고정칼럼 집필
• 아동문예문학상 수상
• 가산문학상 수상

저서
동화집 『빛이 내리는 집』
공동저서 『참좋다』
미주아동문학가 협회 회장 역임
글마루 문학회 회장(현)
현재 미국 켈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거주

어느새 할매가 된 나는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더 저리다. 내 주름치마를 만지던 엄마 손가락에 끼워진 은가락지가 생각나 가만히 내 손을 들여다본다.
아! 주름진 내 손… 바로 엄마의 손이다.

이 얼마나 마음 깊이 기어드는 살가운 문장인가! 결코 격하지도 않으면서 사람의 마음을 어르고 달래고 흔들기도 하는 문장의 묘미. 이것이 문학의 힘이고 아름다운 문장이 가진 매직이 아니고 무엇인가.
정해정 선생의 글은 어떠한 글이든지 일단 측은지심에 뿌리내린 글이다. 측은지심이란 어떤 마음인가? 공자님이 말씀하신 어질음, 인의 마음이다. 이 마음은 또 부처님의 자비심과 만나고 예수님의 긍휼히 여기는 마음과 만난다. 봄의 마음이요 창조의 마음이요 희생과 봉사와 위로와 축복을 불러오는 마음이다. 감동 또한 이 마음에서 출발한다. 인간이 지닌 마음 가운데 최상의 마음이라면 바로 이런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정해정 선생의 문장이 이러한 마음에 터전해서 쓰여졌다는 데에 우리의 감격과 감사와 기쁨은 머무는 것이다.
이번에 읽은 정해정 선생의 책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 세 편을 뽑으라면 나는 서슴없이 다음 세 편을 고를 것이다. 첫 번째는 「울 엄마 은가락지」. 이 글은 아름답고 절절하기가 작은 동화 같기도 하고 또 산문시 같기도 하다. 가편 중에 가편이다. 그다음은 「아버지의 눈」이다. 이 글은 매우 마음이 아프다. 역사적 사실의 피안에 묻힌 가족사가 들어 있다. 그대로 서사 형식이다. 그러면서도 문장이 아름다운 건 글쓴이의 심성이 고와서 그런 것일 터이다. 그다음 은 또 「향기등대」이다. 매우 현실적이지만 그 현실을 넘어선 판타지가 있다. 역시 서사 형식이 매우 가지런하다. 사람의 마음을 감싸 안는다. 관주가 머무는 문장 몇 부분을 옮기면서 문책(文責)을 면할까 한다.

아버지의 눈. 그 눈은 내가 살아오는 동안 손등에 눈물이 마르지 않게도 했지만 언 가슴을 따뜻하게 녹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바른길을 가르쳐준 눈이기도 하다. 나는 아버지의 눈을 생각한다. 그리고 가만히 불러 본다.
“아- 부- 지- 이-”
―「아버지의 눈」 마지막 부분

“아! 이 향기…”
다시 미친 듯이 돌아서서 산을 헤매다가 드디어 발견했다. 절벽 바위틈에서 하얀색 꽃을 송알송알 피우고 있는 풀 같은 나무였던 것이다.
밤에만 향기 나는 꽃, 향기등대, 야래 향…….
나는 거실에 불을 끄고 창문을 열었다. 숙이가 가져온 감미로운 향기를 맡기 위해. 명색이 사람인 우리는 누구를 위해 밤에만 향기 나는 꽃처럼 향기등대가 될 수는 없을까?
― 「향기등대」 마지막 부분

결론적으로 말해 정해정 선생의 수필은 형식적으로는 수필이지만 동화적 요소나 시적 요소를 함께 지닌 수필로서 매우 아름답고 아기자기하며 가슴속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글이라 할 것이다. 그 사람 자신이 정답고 살갑듯이 글 또한 그렇다 할 것이며 또한 그분의 글 전체를 합하면 그분의 인생 역정을 모두 합한 한 권의 자서전이 된다고도 할 것이다. 좋은 책을 내시는 일에 축하의 마음을 보태면서 멀리 바다 건너 동참하는 사람의 기쁨 또한 작지 않다.

나태주 시인 서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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