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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9 11:46
  • 비타민이 열리는 나무
  • 이운순
  • 해드림출판사
  • 2016-06-20
  • 신국판
  • 979-11-5634-142-0
  • 13,000원

본문

이운순 수필집 [비타민이 열리는 나무],
그리움과 추억이 교직된 삶 속, 감동의 사연들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인정을 수필나무로 키우는 정원사

수필집 [비타민이 열리는 나무] 저자 이운순은,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인정을 수필나무로 키우는 정원사다. 인간관계에서 호감이나 친밀감은 기본적으로 인정을 발생시키고, 인정은 보다 구체적인 질적 관계로 발전하여 사랑을 생성한다. 인정은 사람으로서 주고받을 수 있는 보편적인 인간애로서 폭넓은 윤리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비타민이 열리는 나무]에 실린 수필은 한결같이 자연의 빛깔과 인정의 향기가 내면을 촉촉이 적시는 정감의 세계를 향하고 있기에 감동을 준다. 그녀의 수필은 인연의 소중함 그리고 모성과 추억을 청량한 눈과 마음으로 그린 글로서 한마디로 그 출발선이 그리움의 고백에 있다.

이운순의 작품은 크게 세 가지의 주제 범주를 갖는다.

첫째 범주는 이운순 수필의 거대한 물줄기로써 ‘인생이란 어떤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역사적 환경 속에서의 바람직한 삶을 위한 지향의식과 관련된다. 구체적으로는 이웃 사람들과 인연의 소중함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담고 있는 글이고, 두 번째 부류는 수평적이고 당대적인 울림을 창조하는 모성적 그리움과 진한 가족 사랑을 담고 있는 글들이다. 마지막으로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구하는 부류다. 본성 차원에서의 인간 존재해명의 문제를 천착하는 것으로서, 시간적 관성을 창조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지적 욕망의 대서사시라고 할 수 있는 자기실현의 모습을 담은 수필들이다.

인연 자락에 핀 추억의 노래

수필은 일상을 소재로 해서 정서와 그를 통해 획득되는 깨달음을 유감없이 기술할 수 있는 글이다. [비타민이 열리는 나무]의 이운순 수필은 이러한 고유 영역과 특성을 제대로 살렸기에 향기를 지녔다. 수필을 인간학이라 부르는 소이도 수필의 내용이 인간에 대한 사랑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현대는 다양한 욕구가 충만해 서로 좌충우돌하지만, 자신 이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눈을 돌리거나 귀를 기울일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없는 단절과 소외로 특징되는 시대다. 이러한 이유로 해서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고독과 외로움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가 인정의 세계에 푹 빠져들고 있는 것은 그녀가 누구보다도 가슴 따뜻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수필은 사람이면 가져야 할 인간적인 자세가 어떤 것임을 엿볼 수 있게 해서 인식 구조로서의 문학적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이운순 수필들이 함축하고 있는 감성의 세계는 탁월해서 금상첨화다. 이런 함축적 감성과 문장은 작가의 조용한 성품과 품격을 보여주기에 적절하다.

안주하는 삶에 대한 거부의 몸짓

수필의 주제는 정말 사람답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생각해야 하는 문제, 가슴 깊이 담아두어야 할 가치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이운순의 수필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올바르게 제시하고 때문에 가치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수필가는 워드워즈가 말한 "모든 시인은 교사다"라는 말을 음미해 봤을 것이다. 수필은 인생을 새롭게 해석하고 이해시킴으로써 바른 인생의 길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즉 사람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가에 대한 모색이 있어야 한다.

더 이상 '개인적'이라는 이유로 사실에 머물러 보편성을 획득하지 못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면 좋은 수필이 못된다. 이운순은 이런 차원에서 끊임없이 시간의 관성에서 벗어나 자기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작가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녀의 수필은 자기를 찾아 나서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않는다. 후썰에 의하면, 의식은 항상 어떤 대상과 관계를 맺으며, 그것에 어떤 의미 규정을 부여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자기를 위한 소도구로 알고 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에 수필은 나름의 사명을 다할 수 있는 터전으로서 좋은 도구가 된다.

이운순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자기의 존재해명 없이 글을 쓸 수 없고, 자아실현의 의지 없이 좋은 인간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수필은 삶에 대한 관심과 그 의미를 표상하는 형태와 관념의 모습이다. 그 중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모든 것은 자신에 의해 비롯되고, 갖추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운순 수필세계의 마지막 줄기는 그녀 자신만의 흔적이다. 그녀가 그리고 품어내는 그녀만의 빛깔과 향기다.

만남의 미학

이운순 수필의 지향성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뉜다. 하나는 그리움의 표백이고, 다른 하나는 추억의 단상이고, 마지막은 자기실현의 욕구라 하겠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운순 수필의 소재가 되고 있는 과거 회고적 그리움의 흔적들이 그녀의 삶에 있어서 스승의 한 자리로 남아 작가 자신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식이나 관념의 노래라기보다는 일상의 소중한 체험에서 인연의 가치를 건져낸 글이기에 그녀의 수필은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향기를 풍긴다는 게 좋다. 이운순의 수필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보다도 체험이 문학적으로 형상화되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인정의 넉넉한 품이 있어 또 좋다.

그녀의 수필은 인연을 예사롭게 여기지 않고, 만남의 미학으로 승화시킨다는 측면에서 영원의 여운을 느끼게 한다. 인연을 향한 그리움은 자기 존재의 성찰과 인식으로부터 시작하여 자기완성에 이르는 구도의 길에서 찬연한 꽃으로 피어난다. 모든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는 따뜻한 인간애와 삶의 열정은 그녀의 수필을 포근한 어머니의 치마폭처럼 따스하게 한다.

좋은 수필은 수필적인 생활에서 찾아지는 법이다. 사람들과 인연의 소중함을 그려내는 휴머니즘의 수필 세계를 확보하고 있는 그녀의 수필 영토를 작가적 삶에 연계시켜보면 그녀의 인생관과 삶의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다.

수필은 하나의 이야기문학이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작가의식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 등 그녀는 작가의 사회적 책무도 다하고 있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이야기문학으로서 이운순 수필들은 글감을 작가의 체험에서 가져오고, 그것에 대한 깨달음을 자신의 목소리로 들려준다는 차원에서 미학적 울림이 있다. (이상 권대근 교수 작품해설 참조)



본문 일부

여기저기 널브러진 잠자리의 사체는 추락한 비행기의 잔해처럼 안타깝고 쓸쓸하게 만든다. 계절은 이렇게 자연 만물을 제자리로 다시 돌려보내고 또다시 되돌아오는 윤회의 연속이다. 불과 수일 전만 해도 붉은 고추잠자리들의 비행을 보았지만, 어느 사이 쓸쓸한 이 계절의 뒤안길에서 생을 다하고 처참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뒹군다. 그러나 분명한 건 내년 여름, 또 그다음 여름에도 그들은 또 다른 개체로 우리의 머리 위를 날 것이다. 더 이상의 자연 훼손도 없고 더 이상의 무관심도 없는 언제까지나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이기를 간절하게 바라본다.

< 초하의 노래> 중에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도로 증설인가. 인간의 최적 조건에 맞는 배산임수는 아니더라도 오랜 시간 이웃을 형성하고 마을을 이루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토지보상과 건물값을 산출해서 지급하는 수순만으로는 그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적법한 절차에 의해 보상이 이루어진다고 그들은 단언하겠지만, 보상가가 얼마이든 누군가에게는 온전한 삶의 터전이거나 혹은 일부이거나 하는 것들에 임의적인 가치를 정하고 논할 수 없는 일 아닌가. 도시계획, 도로 건설 계획이라는 대의명분과 모두를 위한 공익사업이라는 감언으로 회유하니 소중한 내 것을 내어주고도 쫓겨나가는 듯한, 속내를 감출 수 없다. 국가 혹은 지방 사업에 대해 일 개개인이 그들이 하는 일을 무산시키거나 저지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럴만한 여력도 힘도 없지만, 그들에게는 보상액의 대가를 바라는 제스처쯤으로만 보일 뿐 그 어떤 효력도 발생할 리 만무하지 않은가.

< 벌써 그리워진다> 중에서



발표를 기다릴 것도 없이 이미 마음은 정리되었다. 결과는 분명한 실패였고 처절하게 나락으로 떨어졌다. 생각보다 충격이 작았던 것은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마음을 가다듬으니 문제점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자료를 수집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생략된 것이다. 창작의욕만 앞세운 신중하지 못했던 나의 허점들, 그중 가장 큰 실수는 다른 작가 지망생들의 오랜 노력을 터부시했거나 그들의 노력을 간과했었다는 것이다. 결과는 신중하지 못했던 나의 행동에 대한 처절한 응징이었고 질책이었다. 실패가 매양 실패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비록 도전이 실패로 끝났다고는 해도 성찰의 기회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성과는 충분했다고 믿는다.

성장기 우연한 기회에 접했던 작품으로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받았듯이 할 수만 있다면 나도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글쟁이로 기억되기를 소망하였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지금의 나를 기억할 것이다. 그해 쉰 살의 겨울은 나름 진취적이었으며, 원고를 안고 우체국으로 향하는 동안 평생 잊지 못할 희열을 경험했었노라고, 그와 함께 처절하게 나락으로 떨어졌던 순간들마저 모두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지 않을까.

< 나락> 중에서

08_ 첫 수필집을 열며

1부

13_ 낯선 길에서 길을 묻다
19_ 귀착점歸着點
25_ 따위라니
30_ 벌罰
36_ 상처
41_ 그리움도 때론
47_ 조표자가弔瓢子歌, 조침문에 대한 나의 소고小考
51_ 클래식
57_ 붉은 깃발의 추억
2부

65_ 찰나의 그 하루
71_ 소리
76_ 그리움을 먹는다
81_ 먼지
86_ 아버지의 계절
92_ 일탈
98_ 비타민 제제와 아주 오래된 추억
104_ 욕의 재발견
109_ 나락

3부

116_ 별星과 별別 하다
121_ 그곳에 가면
126_ 고백
131_ 화환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135_ 벌써 그리워진다
140_ 밥
147_ 준비 태세
152_ 제게 마음 밭이 그리 깨끗다 하시니

4부

158_ 가을 스케치
163_ 초하의 노래
168_ 고래와 초심
174_ 멈춰버린 시간
179_ 그날・1
182_ 그날・2
185_ 언 발을 녹이며
189_ 조표자가
194_ 사랑나무집

* 영문 번역
201_ The conclusion of an argument

* 서평
208_ 이운순의 수필 세계

이운순

경기 포천 출생(1959년생)
한국방송대 국어국문학과 졸
2008년 계간 에세이문예 신인상 등단
에세이문예 ‘이 계절의 작가’ 2회 선정
제15회 에세이문예 작가상 수상
2015 국회의원 표창(문화예술창작부문)
수필집 비타민이 열리는 나무
한국본격수필가협회 회원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사)한국수필가협회 회원
사)한국문인협회 포천시지부 이사

여기저기 널브러진 잠자리의 사체는 추락한 비행기의 잔해처럼 안타깝고 쓸쓸하게 만든다. 계절은 이렇게 자연 만물을 제자리로 다시 돌려보내고 또다시 되돌아오는 윤회의 연속이다. 불과 수일 전만 해도 붉은 고추잠자리들의 비행을 보았지만, 어느 사이 쓸쓸한 이 계절의 뒤안길에서 생을 다하고 처참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뒹군다. 그러나 분명한 건 내년 여름, 또 그다음 여름에도 그들은 또 다른 개체로 우리의 머리 위를 날 것이다. 더 이상의 자연 훼손도 없고 더 이상의 무관심도 없는 언제까지나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이기를 간절하게 바라본다.
< 초하의 노래> 중에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도로 증설인가. 인간의 최적 조건에 맞는 배산임수는 아니더라도 오랜 시간 이웃을 형성하고 마을을 이루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토지보상과 건물값을 산출해서 지급하는 수순만으로는 그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적법한 절차에 의해 보상이 이루어진다고 그들은 단언하겠지만, 보상가가 얼마이든 누군가에게는 온전한 삶의 터전이거나 혹은 일부이거나 하는 것들에 임의적인 가치를 정하고 논할 수 없는 일 아닌가. 도시계획, 도로 건설 계획이라는 대의명분과 모두를 위한 공익사업이라는 감언으로 회유하니 소중한 내 것을 내어주고도 쫓겨나가는 듯한, 속내를 감출 수 없다. 국가 혹은 지방 사업에 대해 일 개개인이 그들이 하는 일을 무산시키거나 저지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럴만한 여력도 힘도 없지만, 그들에게는 보상액의 대가를 바라는 제스처쯤으로만 보일 뿐 그 어떤 효력도 발생할 리 만무하지 않은가.
< 벌써 그리워진다> 중에서

발표를 기다릴 것도 없이 이미 마음은 정리되었다. 결과는 분명한 실패였고 처절하게 나락으로 떨어졌다. 생각보다 충격이 작았던 것은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마음을 가다듬으니 문제점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자료를 수집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생략된 것이다. 창작의욕만 앞세운 신중하지 못했던 나의 허점들, 그중 가장 큰 실수는 다른 작가 지망생들의 오랜 노력을 터부시했거나 그들의 노력을 간과했었다는 것이다. 결과는 신중하지 못했던 나의 행동에 대한 처절한 응징이었고 질책이었다. 실패가 매양 실패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비록 도전이 실패로 끝났다고는 해도 성찰의 기회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성과는 충분했다고 믿는다.
성장기 우연한 기회에 접했던 작품으로 평생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받았듯이 할 수만 있다면 나도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글쟁이로 기억되기를 소망하였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지금의 나를 기억할 것이다. 그해 쉰 살의 겨울은 나름 진취적이었으며, 원고를 안고 우체국으로 향하는 동안 평생 잊지 못할 희열을 경험했었노라고, 그와 함께 처절하게 나락으로 떨어졌던 순간들마저 모두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지 않을까.
< 나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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