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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9 13:15
  • 내 하늘의 무지개
  • 강방영
  • 해드림출판사
  • 2016-09-30
  • 소국전
  • 979-11-5634-159-8
  • 10,000원

본문

솟구치는 생명의 힘이 시를 낳는다

시를 쓰거나 노래를 부르는 동안은 행복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한순간에 모아 무엇인가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 창작을 할 때 우리는 몇 순간의 영원을 누린다.
솟구치는 생명의 힘이 시를 낳고 또 그런 시는 읽는 사람에게 그 힘을 다시 준다.
행복과 슬픔의 결정체인 아름다운 시, 그것을 나누고 싶고, 기억을 지키고 망각에 대항하는 것이 시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생일지라도 첫새벽 하늘로 솟는 희열을 맛보다

시인은 자문한다. 왜 시를 쓸까? 노래는 왜 부를까. 시를 쓰는 이유는 친구를 만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이유와 똑같다고 시인은 본다. 시를 쓰거나 노래를 부르는 동안은 행복하기 때문이다. 시인은 ‘세상을 온기로 채우는 빛, 먼 하늘 작은 구름에 오르며 우주로 사랑을 나르는 작은 새’가 노래라고 표현한다.
자신의 삶을 한순간에 모아 무엇인가 의미를 만들어 내면서 시인은 몇 순간의 영원을 누린다. 솟구치는 생명의 힘이 시를 낳고 또 그런 시는 읽는 사람에게 그 힘을 다시 준다.

불완전하고 미약하며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생일지라도 창작에 몰입한 순간만은 완벽하다. 그런 순간을 함께 나누고자 추구하는 것이 모든 예술이며 시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무엇인가를 창작해 낸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셰익스피어 식 표현을 빌려보면, 문학에 몰두하다가 가끔은 자신의 처지가 부끄러워 한숨도 지으며, 남의 복이 부러워 혼자 슬퍼할 때도 있지만, 시를 쓰노라면 마음은 종달새처럼 가벼워져 첫새벽 하늘로 솟는 희열을 맛본다.



詩를 통해 속박에서 벗어나고, 사랑과 회한을 풀어내다

태양은 빛을 발하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저물면서 다시 빛을 거둔다. 옛사람들은 이 태양을 우리보다 더욱 밀접한 시선으로 보았다. 사람은 죽음으로써 헤어진다. 반면 그들의 관점에서 해는 매일 저녁이면 다음날 아침 다시 오고자 집으로 돌아가고, 다시 만나고자 잠들러 가는 것이다. 그래서 가는 해와 노래로 작별하고, 사냥한 짐승의 영혼이 하늘로 잘 가도록 노래로 빌어주며, 날아가는 새들에게 다시 오라고 노래로 인사를 하고, 임종을 맞는 이의 침상 옆에서 노래를 불러 배웅하였다. 다른 세상에 도달하면 그 영혼이 새들과 함께 날아오르고 찬란한 햇빛의 영광을 맞이하도록 노래를 함께 보내야 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전 사람들의 노래에 대한 믿음은 우리에게도 전해져서 우리는 노래(詩)를 통해 속박을 벗어나고 노래를 통해 사랑과 회한을 풀어낸다. 그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도 노래는 기쁨이며 슬픔이며 삶이며 기도인 것이다. 노래가 주는 삶의 영광은 오늘날 우리도 똑같이 누리고 있는 것이다,


‘내 하늘의 무지개’가 부르는 노래들

여기 모은 시들은 주로 노래의 힘과 삶의 신비를 주제로 한다고 할 수 있는데, 세부적 요소들을 네 부분으로 나누었다. 뚜렷이 구분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 내용이 조금씩 비슷한 시들끼리 모아놓은 것이다.

Ⅰ부는, 생명의 아름다움과 그 유한성에서 우러나는 애틋함을 드러내고자 한 시들의 모음이라고 할 수 있다. 나비와 꽃들이 주는 아름다움과 자연계에 충만한 생명력, 그리고 그 너머의 세계를 향한 인간의 갈망 등이 주된 관심사이다.
Ⅱ부는, 고향과 유년의 추억들을 다룬 시들이다. 오래된 나무들이 하늘을 가득히 채우고 작은 초가지붕들이 그 틈에 듬성듬성 들어서서 작은 길로 이어지던 동네, 지금 나무들은 많이 사라졌지만 찾아가면 아버지 품안처럼 그리움으로 서걱거리는 고향이다. 그 마을 역시 4・3을 겪었으며 값 비싼 희생을 치렀다.
Ⅲ부는, 만남과 기억을 주제로 한다. 한 사람의 생애가 영화처럼 흐르며 이어지는 가운데 여러 사람들이 그 삶에 들어오다가 다시 나가며 의미를 남기는 것 같다. 빠르게 흐르는 물처럼 시간은 가고, 그 물 위에 떠내려간 꽃잎같이 삶은 사라진다. 조금이라도 붙들어 보고 그 의미를 다시 해석하고 싶은 욕구가 우리에게 있을 것이다.
Ⅳ부는, 주변 사람들의 삶이나 풍경, 언제나 돌아오는 삶속에 나의 자리 등 여행이나 사람들 이야기에서 파생되는 교류와 교감을 모아놓았다.

여는 글 │ 04


Ⅰ. 아침 흰 나비

연두 빛 노랑 작은 나비 19
아침 흰 나비 20
꽃들의 정기精氣 22
꽃 23
겨울 팽나무 24
먼 산 25
겨울의 꿈 26
노래는 27
노래와 영원 28
날아오는 노래 29
세줄 현을 타는 바다 30
하늘이 내게로 오네 31
가을 편지 32
창밖으로 보이는 별 33
노래의 기억 34
차례
나의 작은 새 36
목련꽃 불상 37
바라춤 38
바람의 경전 40
숲에 아침 41
호젓한 절 42

Ⅱ. 숲 안개 마을

숲 안개 마을 45
아버지의 품안 46
꿈속 마을 47
감나무 48
하늘에 배 49
고향 50
우리 할아버지 52
삼촌의 고향 54
기원祈願 56
어느 날의 내 딸 57
흐르는 눈물 너머 58
노래하는 목소리 59
바람의 피리 60
봄의 기차역 62
살아 있어라, 마음아! 64
밤을 가르는 비행기 66
새벽하늘 달 67
샘물과 작은 새 68
어느 날 마주친 꽃 69
진분홍 겹 벚꽃 70
잠과 꿈 사이 거기 71
사람의 노래는 72
섣달그믐 흐린 날 73
아침 해 74
겨울 가족 75

Ⅲ. 꽃잎 떠내려간 물

구월의 바람 78
사월의 새 바람 80
바람 센 날 81
산굼부리에서 82
제주칸나 84
작은 잎 85
영화映畫 86
오름의 날들 88
어떤 시에 붙여서 90
오름 바람에 91
이 봄날 당신은 아프고 92
이름 94
당신의 편지는 95
그 노래 96
그리움이 나를 막아 97
보고 싶어요 98
개나리꽃 99
그 여름의 노래 100
꽃잎 떠내려간 물 101
먼 나라의 노래 102
음악회에서 103
일몰에 자전거를 타면서 106
겨울 공원 108
외로움은 하이쿠 풍으로 110
함박눈 고요 112

Ⅸ. 돌아오는 길

홍랑의 길 115
하늘이나 베리주 116
다른 사람들 118
행복한 두 사람 119
선흘꽃밭의 합창 120
초원의 꽃 121
차마고도 122
덕산 저수지 124
두문동 금대봉 야생화 125
무섬마을에서 126
알작지와 선작지왓 128
은선동隱仙洞 계곡 130
오키나와 132
버스를 타고 가는 아침 137
이르쿠츠크 시 한 광장에서 138
올콘 섬 140
돌아오는 길 143

강방영

·제주 출생
·제주대학 영어교육과 졸업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영어과 석·박사 과정 졸업 (문학박사)
·1982년 <詩文學> 9월호(추천 완료) 등단
·현, 제주한라대학교 관광영어과 교수

시집
『집으로 가는 길』(1986), 『생명의 나무』(1993),
『달빛 푸른 그곳』(1995), 『좋은 시간』(1997),
『은빛 목소리』(1999), 『인생 학습』(2005)

강방영 시선집 『내 어둠의 바다』(2013)
-제13회 제주문학상 수상(2013)

저서
『불멸의 연인 사포』(Sapho, the Immortal Lover, 2003),
『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서: 시가 있는 산문』(2008)

논문
T. 뢰트케, E. 디킨슨, 사포, 북미대륙 원주민 전통 시가에 대한 논문 등

영역서
국제PEN한국본부 제주지역위원회 회원 작품집
제주펜무크 제1집, 9집, 10집, 11집, 12집 영역

연두 빛 노랑 작은 나비

십이월 중순인데 날이 화창하여
고치 밖 세상에 나올 결심을 했는가,
떨어질 듯 팔랑이다가
드디어 풀 찾아 줄기에 내려앉다가
다시 기운을 다해 날아가는 작은 나비
이슬 속 꿈같은 너의 작은 길은 어디냐
겨울 햇살이 너를 인도하려나.


아침 흰 나비

떨어진 흰 꽃잎인 듯
검은 포장도로에 내린 나비
새 아침 빛의 바다에서 밀려난 날개
준비하던 오랜 나날과
드디어 날아오르던 환희의 순간
모두 지나가 움직임 없는 날개,
가볍게 몸 벗어두고
너는 바람과 구름 너머로
무지개를 건너서 갔느냐,
꽃 빛 안은 하늘 아래
다른 세상에서 새 날개로
더 가볍게 날고 있느냐
네거리에서 색을 바꾸는 신호등
차들이 섰다가 떠나는 이 세상
미세한 바람인 듯 나를 흔드는 너.

-Ⅰ. 아침 흰 나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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