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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9 13:55
  • 먼 데서 온 편지
  • 윤금숙
  • 해드림출판사
  • 2017-01-12
  • 신국판
  • 979-11-5634-172-7
  • 13,000원

본문

미국 LA에서 활동하는 윤금숙 소설가의 소설집 [먼 데서 온 편지]는 삶이 힘들 때 바람처럼 문득 스쳐가는 어머니 냄새와 목소리 같은 소설들이다.
우리네 토속적 향기와 이국적인 향기가 적당히 어루러져 신비주의처럼 흐르는 가운데, 다소 긴장감 넘치는 삶의 양태들로써, 사랑과 상처와 화해와 미련 그리고 힐링의 수정체 같은 작품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요란스럽게 꾸미지 않은 질박한 자연스러움, 좀 투박한 듯하지만 깊은 감칠맛, 고집스러운 정직함이 녹아있는 소설집이기도 하다.

펴내는 글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 받았으면 하는 소망 04


먼 데서 온 편지 09

이별 연습 75

상처 99

그 숲 속의 둥지 129

잿빛 노을 159

종이별 191

머사니 221

빛바랜 웨딩드레스 247

윤금숙

•서울 출생, 1971년 도미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남가주 밸리 한국학교 교사
•Berlitz Language Center-Korean Instructor
•LA County 공무원 14년 근무
•미주 크리스천문학 수필 입상
•한국 <수필문학> 수필 천료
•한국 2001년을 대표하는 <문제의 수필>에 수필 게재
•미주 한국일보 <여성칼럼> 필진 역임
•미주 한국일보 문예공모 단편소설 당선
•재미작가 5인 동인지 『참 좋다』 출간
•2015년 <문학교실> 문집을 편찬
•현재:<문학교실> 강사, 미주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국제PEN 한국본부 회원
LA 피오피코 도서관 후원회 이사
미국 로스앤젤레스 거주

현주소:11723 Coorsgold Lane
Porter Ranch, CA 91326, USA
E-mail:yoonkumsook@gmail.com

얼마나 기다렸던 아버지의 생신이었던가.
여자들은 양반집 특유의 격식을 갖춘 음식들을 교자상 위에 정갈스럽게 차렸다. 시끌벅적 웃음꽃이 피어올라 사람 사는 냄새가 맛있고 고소하게 온 집 안 구석구석에 가득 퍼졌다.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롭고 행복이 넘쳐나는 이 아침.
“모두들 모여 떠들썩하니 참 좋구나. 이런 게 사람 사는 맛이지!”
엄마가 넉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행주치마를 걷어 올리며 한 마디 더하셨다.
“둘째 놈은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건지, 원….”
“전쟁, 전쟁이 터졌습니다. 북쪽에서 밀고 내려오고 있답니다. 빨리 본서로 가셔야 합니다. 빨리!”
느닷없이 대문을 박차고 안으로 뛰어들어온 경찰이 큰형에게 경례를 붙이더니 급하게 보고했다.
“뭐, 전쟁? 북쪽에서 쳐들어온다고?”
큰형은 외마디 소리를 지르더니 평복을 벗어 던지고 허둥지둥 뭔가를 찾았다. 엄마는 일손을 놓고 부엌에서 큰형 앞으로 급히 뛰어갔다. 큰형은 엄마한테 베적삼과 바지를 빨리 달라며 재촉했다. 엄마가 챙겨온 옷을 입더니, 그 위에 경찰복을 덧입었다. 경감 배지가 아침 햇살에 단단하고 자랑스럽게 빛났다. 큰형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찬바람을 일으키며 총알처럼 쌩하고 나가버렸다.
“전쟁! 전쟁?”
모두의 입에서 ‘전쟁’이라는 말이 쉴 새 없이 튀어나왔다. 그 평화롭고 흥겨운 잔치 분위기가 전쟁이라는 말 한마디에 찬물을 끼얹은 듯, 한순간에 사라졌다.
-먼 데서 온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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