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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9 15:34
  • 그레이트 도그
  • 만우
  • 해드림출판사
  • 2017-04-15
  • 신국판
  • 979-11-5634-186-4
  • 13,000원

본문

강아지로 다시 보는 과거와 현재


날카로운 현실 묘사

저자는 영리하다. 민감한 사항들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한다. 장르는 소설이고 화자는 강아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실 묘사는 무서울 정도로 날카롭다. 교묘한 방법으로 현실성을 욱여넣었기에 수필과 경주어도 손색없는 현실성이 있다. 모든 이가 동의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판소리와 비슷하다. 화자의 말하는 방식부터 담고 있는 내용까지, 판소리는 물론이고 현대의 마당놀이와도 비슷한 점이 많다. 그렇기에 소설이 지루할 틈이 없고 경쾌하며 속도감이 있다. 소설은 프롤로그부터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긴다. 위에서 설명한 욱여넣은 현실성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낌을, 화자의 표현을 빌려 얘기하자면, ‘이’슬만 먹고 사는 높은 ‘윗분의 따님’을 한 번 뵈러 소설의 배경이 되는 양수리에 한 번 가보고 싶어졌다고 얘기하고 싶다. 무슨 말인지 감이 안온다면 다시 한 번 문장을 찬찬히 읽어보자.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

책 속에는 강아지로 가득하다. 경상도 슈나우저 ‘수염이’, 전라도 진돗개 ‘토순이’, 충청도 퍼그 ‘둥글이’, 강원도 발발이 ‘바리’, 경기도 불테리어 ‘멍불이’, 제주도 비글 ‘징글이’, 서울 요크셔테리어 ‘요치’, 인천 포메라니안 ‘뽀티’, 평안도 로트와일러 ‘삽이’, 함경도 풍산개 ‘까미’까지. 이 외에도 수많은 강아지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하나하나 캐릭터가 허투루 소비되는 강아지가 없다. 저자가 영리하다는 것을 두 번째로 느낀 부분이다. 수많은 강아지들이 등장하고 이름들을 뽐내지만 결코 허투루 나오는 캐릭터는 없다. 치밀한 계산속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하기에 모든 캐릭터들이 개성 있게 살아있다. 그렇기에 애완견을 키우는 독자나 평소 강아지에 관심이 많았던 독자라면 더욱 애정을 가지고 즐길 수 있다. 강아지들이 생동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 그리고 동물농장

평소 책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영국의 대문호 ‘조지 오웰’이 쓴 ‘동물농장’을 기억할 것이다. 러시아 혁명과 현대 정치를 비판하기 위해 쓰인 동물농장은 우화의 형식을 빌려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나오는 동물도 다르고 주제도 다르지만 ‘그레이트 도그’는 동물농장과 몇 가지 닮은 부분들이 있다. 동물들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과 소설의 배경이 현실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이다. 두 작품은 다른 작품이기에 지위와 평가에 있어서는 갈릴 수 있지만 그럼에도 동물농장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독자라면 분명히 그레이트 도그에서 동물농장의 향기를 맡아볼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은 허구다. 그럼에도 현실을 닮는다. 하지만 재밌게도 때때로 현실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을 때가 있다. 현실을 닮은 ‘그레이트 도그’는 소설 같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그리고 모두에게 큰 재미와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

차례

1_ 프롤로그 9
2_ 개군의 탄생 17
3_ 설리미 29
4_ 한꺼번에 가리어 들기 41
5_ 우리 이장님 57
6_ 금수강산 79
7_ 오구견(傲拘犬)의 소리 105
8_ 이장 가리어 들기 싸움 109
9_ Great Dog 131
10_ Great Dog 2 143
11_ Great Dog 3 157
12_ Great Dog 4 173
13_ 마을회관에 바라는바 주민이 묻고 이장님께서 답하기 183
14_ Great Dog 5 197
15_ Great Dog 6 215
16_ 갑론을박 233
17_ Great Dog 7 249
18_ Great Dog 8 261
19_ 맑은 시내 내 원래대로 되돌리기 273
20_ Great Dog 299
21_ 천 년의 눈물 311
주석 321

만우

그해 4월, 마을에서는 산수유 축제를 마치고 일주일쯤 지나 옹기종기 모여 마을 일에 논함을 더하는 분들의 가리어들기에 들어갔다.
이는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마을에서 두 번째로 큰 행사인데—이장 가리기 다음으로 —우리 5,100만 애견들에겐 피곤하고 짜증 나는 일일 뿐이었다. 애써 길게 말하지 않으련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작된 이번 제19대 한꺼번에 가리기는 더불어무리 측인 반부락무리에서 개명을 하여, ‘구세무리’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출발하였다 —‘새롭게 세상을 구하는 이들’이라는 뜻이라는데 정확한 건 잘 모르겠다.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니 마음에 두지 마시길 바란다 —한데 이름만 바뀌었을 뿐, 사람들은 모두 똑같았다. 다시 말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냥 그 사람이 그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더불어무리가 승리했다.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한 승리인 줄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달라진 걸 구태여 꼽자면, 더불어무리는 작년 가을—2011년 10월 26일— 자리가 비어 다시 가리어들기로 한 행사에서 들판마주잡기에 패하였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마을회관과 더불어무리에서는, 반부락무리의 앞에 선 자와 가리키며 이끄는 떼가 모두 물러나고, 위급한 일에 꾀를 내는 사람들을 얽어 한데 모아놓았다. 여기에 과거 5, 6, 7, 8, 9대 이장을 연거푸 지낸 영구리 이장님의 큰따님께서 본 위급한 일에 꾀를 내는 이중 으뜸을 가리어 맡으셨다. 이어 명칭 역시 구세무리로 바꾸고, 그 으뜸 되는 줄거리와 목적 실현을 꾀하는 바를 바꾸셨다. 그러면서 무리 내 기운찬 힘 중의 하나였던 고소영 이장님 측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숨김없이 드러내 올리는 일에서 빠져버렸고, 따라서 과히 옳지 않은 나눔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이것이 굳이 찾자면 간신히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달라진 점이다. 그러니 앞서 말했던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것만은 틀림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당차게 승리하였고……
여하튼 새로운 명찰을 달고 나온 구세무리가 총 300자리 중 절반이 살짝 넘는 152자리를 차지하였는데, 이는 애초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분들과 하물며 세평관찰에서 나타난 결과와도 어긋난 것이었다.
-4_ 한꺼번에 가리어 들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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