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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19 16:37
  • [2쇄]점멸등에 걸린 바람
  • 김경만
  • 해드림출판사
  • 2017-06-30
  • 신국판
  • 979-11-5634-191-8
  • 15,000원

본문

산들바람에 땀을 식히며 읽는
작가는 느리게 걷기를 예찬하지만 책은 느리지 않다. 숨 가쁘게 몰아치지 않고 적절한 속도와 리듬으로 기분 좋게 흘러온다. 읽는 내내 독자를 야단치거나 기분 나쁘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격려하며 함께 가자고 위로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마라톤을 한 기분이다. 오랜 시간 읽어도 꾸준히 읽을 수 있기에, 마치 산들바람에 땀을 식히며 달리기를 한 것과 같이 상쾌하다. 작가가 이러한 흐름을 의도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대단한 필력임은 확실하다. 근래 읽은 책들 중에서 가장 빠르게 그리고 기분 좋게 읽었다. 거제도 앞바다의 청정 풍경같이 김경만 작가의 수필집 ‘점멸등에 걸린 바람’은 대단히 기분 좋은 책이다. 삶의 잠시 쉼표가 필요한 때라면 주저 없이 한 번 읽어보자. 가슴속에 바다를 품고 산들바람에 땀을 식히는 청정 위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파문같이 일렁이는 따듯한 내용들
팩트(Fact)란 단어가 유행이다. 사실이라는 뜻의 영단어인데, ‘어수룩한 대상에게 현실을 말해준다,’는 뜻의 ‘팩트폭행’과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는 뜻의 ‘팩트체크’는 이미 온라인 공간을 넘어 방송가에서도 널리 쓰이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점멸등에 걸린 바람은 소설집인 만큼 팩트로 가득하다. 자신이 겪은 일과 생각한 바를 담담하게 써 내려갔고 거기에 필력을 바탕으로 유려함을 더했다. 작가는 삶을 예찬한다. 예찬하지 않을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 순간을 포함해 예찬한다. 삶의 대해 다소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생각들로 가득한 요즘. 한 번쯤은 되짚어야 할, 다시 생각해봐야 할 삶에 대한 고민들이 가득하다. 찬란하게 빛나지만 모든 것이 서툰 청춘의 때라면 먼저 겪은 선배의 말들을 경청해보자. 삶에 대한 팩트들을 읽다 보면 자신에게 필요한 팩트들을 체크할 수 있지 않을까.

어른들을 위한 환경 동화
책의 마지막 단락에는 동화가 실려 있다. ‘수필집에 웬 동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찬찬히 읽다 보면 수필에서 느낀 감동과는 또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동화는 타깃을 분명히 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람사르 협약으로 시작해서 많은 환경 용어와 어려운 지명들 때 중국발 미세먼지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환경에 중요성과 왜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내용들이 담겨있다. 물론 굳이 교훈을 찾지 않더라도 동화는 그 자체로 재밌다. 잔망스럽고 호기심 많은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 덕분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삶의 터전과 환경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의 고마움을 생각하며 동화까지 꼼꼼히 읽어보자.

작가의 말
_누구에게나 상처가 있고, 비밀이 있고…4

1 •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들
우리를 미소 짓게 하는 것…14

2 • 청사포에서
사람이 선물이다…39
새로운 아침을 눈뜨기 위해…44
바다는 침묵이다…48
순결한 오월을 노래하다…52
그대여, 행복한가…57
꿈에서 나는 거인이었다…62
하얀 손님…69
청사포를 벗어나며…73

3 • 거제도 연가
삶에서 느끼는 행복…80
그 간절함으로…83
소금인형의 노래 들으며…89
바보…93
익숙한 것과의 이별…98
사투리는 고향으로 가는 길…102
함께 하고픈 사람…107
한씨외전(韓氏外傳)을 읽다…110
아름다운 굴레…116

4 • 아버지가 되어
길 위에서 묻다…121
따뜻한 사람이 되거라…128
청춘에게…133
가족이라는 이름으로…140
그 푸른 별을 따다…146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153

5 • 삶, 그 간절함이여
산책길 인문학…164
응시…168
너와 나누고 싶은 것…173
아름다운 동행…180
소박한 바람…185
마음이 따뜻해지는 법…191
뇌내 사랑…196
끝자락에 서서, 너에게…203

6 • 책과 사람
책을 선물하다…207
100인100색의 선물…212
책을 그리다…216
두 개의 저울과 제 삼의 관점…221
사람 책이 되어…225
찾다, 보다 그리고 머물다…233
50년 독서 공책…236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가…240

7 • 동유럽 여행기
바람처럼 떠나라…248

8 • 어른을 위한 동화
오래된 선물…282

김경만

거제도에서 나서 바다와 동무하며 자랐고 새벽이 아름다운 해운대에서 낭만을 즐기며 산다. 책 읽기를 좋아하며 사색과 고독을 자주 즐긴다. 느리게 걷기 예찬론자. 아이들과 함께하며 책 읽기와 논술을 가르쳤고 독서단체에서 일했다. 늘그막에는, 고향에서 동네아이 몇 둘러앉히고 읽기와 쓰기를 함께하며 내일을 이야기하기를 꿈꾸는 동심 지닌 사내.

그래도… 동그랗게 웃기

해운대 달맞이언덕을 따라 송정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 아래로 보이는 포구가 청사포이다. 동해의 시작점인 해운대와 송정 사이에는 미포, 구덕포와 더불어 아름다운 청사포가 해안가를 수놓는다. 이곳의 일출은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다. 해안을 따라 지나던 동해남부선 열차는 영영 회귀하지 않을 심산이다. 파리하던 포구에 황홀경이 내려앉았다. 그 고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하얀 카페 3층에서 자판을 두드린다. 몇날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 오늘은 퇴고할 요량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커피 향이 고소하다. 바다의 풍요가 마음을 가라앉혀 준다. 경이로운 저 윤슬이 나를 기쁨으로 미소 짓게 한다.

*

천성산 남쪽 기슭에 웅장한 폭포를 머금은 청룡사에 벗들과 나들이를 하였다. 바다에 살 물고기가 목어로 잠든 산사. 비 갠 뒤라 거대하게 내리꽂는 폭포 물줄기가 청량감을 더한다. 계곡에서 발 담그고 늦봄의 정취를 맘껏 즐기고 내려오는 길에 해우소에 들러 시름 내려놓는데 시선을 빼앗는 글귀가 있다.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들….
버스에 올라서야 지갑을 놓고 온 사실을 깨닫고 쩔쩔매는 아주머니에게 ‘다음에 두 배로 내세요.’라고 말하며 선하게 미소 짓는 기사 아저씨의 넉넉함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우연히 접한 글이 나를 기쁜 마음으로 이끈다.
‘살아가며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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