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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20 10:09
  • 흔적을 지우는 여자
  • 우옥순
  • 정통 수필집
  • 2017년 12월 05일
  • 변형신국판
  • 979-11-5634-240-3
  • 13,000원

본문

꿈은 이루어지는 것이 맞다
에세이에는 힘이 있다. 자기 삶을 들여다보는 글에는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힘이 있다. 특히 작가가 자신의 성장기를 돌아보는 글에 담겨 있는 힘은 놀랍다. 작가의 사적 경험이 보편성을 획득하는 순간 공감은 감동으로 확대된다. 우옥순 저자의 에세이 『흔적을 지우는 여자』는 그런 힘을 지니고 있다.

“초등학교 때 <소나기>를 읽고 막연하게 작가가 되고 싶었다. 꿈으로만 간직하던 중, 두 아들을 대학에 보내고 마흔이 넘어서야 도전을 했다.”

단 두 줄에 담긴 작가의 인생 일부분을 통해 우리는 모두 감동을 한다. 과거의 쓰인 저자의 생각은 미래의 우리에게 전해져 저자가 꿈을 이룰 거란 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스스로 콩나물시루만큼의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하지만, 글을 쓸 때만큼은 변한다고 말하는 저자를 보며 우리는 다시 한 번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의지의 힘을 가지게 된다.

지워진 흔적을 찾는 흔적 여행기
이 글의 모티브는 ‘사람 냄새’, ‘산골 냄새’, ‘추억 냄새’, ‘가난한 아버지’ 그리고 ‘고향 냄새’와 ‘도시 생활 적응기’다. 작지만 소중했던 순간을 엮어 흔적으로 남겼다. 그런 만큼 우옥순 저자의 『흔적을 지우는 여자』에는 다양한 음성이 있다. 부모의 사랑을 목말라하는 섬약한 딸에서부터 가족을 염려하는 아내이자 엄마, 고부갈등으로 대표되는 사회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성인의 육성까지 들려온다. 건성으로 읽으면 농경 공동체의 마지막 자녀가 쓴 ‘한가한 자전’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의 유전자가 ‘구석기의 기억력’을 갖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떠올린다면, 우옥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절대 개인의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 모두의 꿈을 위해
이 책에는 우리 안에 있는, 그러나 여간해서는 찾으려 하지 않는 ‘마음속 고향’을 섬세하게 복원할 때 빛난다. 우리는 이 글과 마주하며 ‘그래, 나도 그랬어.’라며 느슨해진 삶을 다시 옥죌 것이다. 고개 들어 다시 앞을 바라볼 것이다. 평범한 진리지만, 뒤돌아봐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양옆을 살펴야 똑바로 나아갈 수 있다. 이것이 쓰기와 읽기의 힘이다. 그리고 이 힘은 얼마든지 나눌 수 있으며 나눌수록 커진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남긴 응원의 글을 남기며 글을 마무리한다.

“응원한다, 꿈이 있는 당신을 그리고 나를.”

목차
펴내는 글 4

Story 1_아버지의 봄
자주감자 꽃...12
동이 아재...16
100원의 기억...20
또 하나의 별명...24
복숭아 통조림...28
오빠와 소...33
아버지의 봄...38
글 그림 전시회...42
실수 문자...45
원숭이가 되려나 보다...49
두루마기 인연...53
기다림이 서툰 여자...57
바리공주 후예...60
홍 여사님의 독백 소리...64
엄마도 여자다...69

Story 2_며느리 봄바람
비밀 접속...76
창열이 돌잔치 날...79
초로(初老)의 소야곡...83
가슴의 거리...86
우렁각시...90
여름 향기라고 하면 어떠하리...95
먼 길 떠난 친구를 배웅하며...99
박치 몸치 탈출기...102
사랑해요 아부지...105
며느리의 봄바람...109
관상...113
일탈...117
사람과 사람...121
밥 짓는 남자...124

Story_3 흔적을 지우는 여자
소꿉 신랑...130
113동으로 이사 안 가셨지요?...133
여자의 변신은 무죄...138
엄마의 문풍지...142
뻔한 거짓말...146
칡과 등나무...150
하루하루가 선물인 사람...155
아버지의 초달(楚撻)채...159
할배, 맹구 맞십니꺼?...162
부부싸움...166
뚱딴지 깨몽 1...170
청바지 입고 가거라...174
흔적을 지우는 여자...177
그 황토재는 사라지고...180
오늘의 운세...184

Story_4 꽃 피는 자리마다 그대가 있다
아버지의 초상(肖像)...190
울트라 캡숑 파스...194
봄을 기다리던 아이들...198
마흔 그리고 스물셋...202
슬픈 자장가...206
모전자전(母傳子傳)...210
프란체스카, 그녀를 질투하다...214
웬수덩어리...217
뚱딴지 깨몽 2...221
여우야 여우야...224
당신이 양파야?...228
꽃피는 자리마다 그대가 있다...232
이제는 그곳에 가고 싶다...237
너는 새처럼, 나는 바람같이...241
수국을 지키는 아이...244

우옥순

- 경남 하동 출생
- <한국문인>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새한국문학회 회원
- 한국문인 편집위원
- 경암백일장 수필부문 장원

저서 | 에세이 『흔적을 지우는 여자』, 공저 『조금은 덜 여문 가을』 외

E-mail | mongdang_pen@naver.com

긴 가뭄에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감자 농사가 예년에 비해 씨알도 잘고 상품가치가 없어 엉망이라는 한숨 소리가 TV 스피커를 통해 안방까지 전해진다.

어릴 적에 엄마를 따라 감자밭 풀 뽑기에 나섰다. 함지박에 새참거리를 이고 가는 엄마를 쫓아가는 건 풀을 뽑기보다는 새참 먹는 재미로 가는 거다. 새참거리는 특별한 음식이 아닌 찐 감자나 쑥버무리와 물김치 정도다. 동생과 호미걸이 놀이를 하며 밭에 도착하자 감자 꽃이 바람에 와글와글 흔들린다. 밭둑 사이에는 산딸기와 오디가 지천으로 익어있다. 그것을 따먹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늘어진 가지를 휘어잡고 열매를 따 먹는 것도 지치면 오디를 따서 손톱과 입술에 발라본다. 인디언 소녀가 따로 없다. 마주 보고 깔깔대며 해맑게 웃다가도 저만치서 머릿수건을 두르고 일하는 엄마 위치를 확인해 가며 다시 놀곤 했다. 하얀 감자 꽃을 똑똑 따서 눈이 내린다며 머리 위로 뿌려대고 떨어지는 꽃마다 웃음을 섞어서 뿌렸다. 밭고랑을 헤집고 다니며 놀다가 따가운 해가 서산 봉우리에 걸리고서야 엄마 흉내를내면서 조막손으로 풀 뽑기를 해 본다.

호미질을 할 때마다 딸려 나오는 것은 검지 두께만 한 지렁이다. 기겁을 하는 나와는 반대로 동생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렁이를 맨손으로 쑥 잡아당긴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내 목덜미 옷을 들춰서 등속으로 집어넣는다. 요동치는 지렁이가 징그러웠지만, 손을 넣고 끄집어낼 엄두도 못 낸다. 그 자리에서 엉엉 울었다. 움직일수록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그 감촉이 나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다. 식은땀까지 흘리며 엉거주춤 서 있는 나를 보고 동생은 옆에서 깔깔대며 웃는다. 어찌나 미운지 두들겨 패주려고 하자 축축하고 물렁물렁한 지렁이가 등에서 꿈틀댄다. 그 느낌에 진저리치며 동생을 때려 주고 싶은 것도 포기해야 한다. 그때부터 이 계집애는 지렁이만 보이면 잡아서 내 등에 집어넣는 고약한 취미를 즐기곤 했다. 동생과 나는 두 살 터울이지만 동생이 덩치가 커서 남들 보기에는 쌍둥이로 착각할 정도다.

_본문 ‘자주감자 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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