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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권의 초심, 다시 그 길을 걷다 > 전체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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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02-20 10:34
  • 송병권의 초심, 다시 그 길을 걷다
  • 송병권
  • 진주 부시장 자서전
  • 2018년 02월 03일
  • 신국판
  • 979-11-5634-246-5
  • 18,000원

본문

새벽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창원에 있을 때는 아침마다 축구센터 외곽을 예닐곱 바퀴 정도 돌았다. 이어지는 산책로 구간에 오르막 내리막이 많아 운동하는 맛이 났다. 당장이라도 골을 서너 개쯤 넣을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마치 운동선수가 된 기분으로 비음산 자락을 날아다녔다. 비교적 외곽이라 도심에서도 전원의 풍경을 만날 수 있고 덕분에 계절마다 달라지는 도시 숲의 변화를 감상하는 호사도 덤으로 누렸다. 진주에서는 칠암동 강변에서부터 천수교를 지나 컨디션 좋은 날은 희망교까지 달리기도 한다.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아름다운 강이 흐른다는 건 실로 대단한 축복이다. 특히 새벽 무렵 물안개가 하얗게 피어오르는 남강변의 그림 같은 경치는 한편의 수묵화를 보는 듯, 탄성이 절로 나온다. 더불어 강바람에 대나무 숲이 뒤척이는 소리, 작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호젓하고 정겹기 그지없다. 정말 ‘진주(眞珠)’처럼 아름다운 도시다. 간혹 아침에 일어나기 싫을 때도 있지만 ‘강변에서 새들이 기다리지 않을까?’ 늘 뛰어다니던 그 사람 어디 갔나 궁금해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오래 누워있을 수가 없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체력이 부실한 약골이었다. 하지만 공직 생활에 입문하고 한 집안의 가장이 되면서 스스로 시험대 위에 올랐다.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다. 자승자강(自乘者强)!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다. 또한 노년에 비록 두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줄 수는 없을지언정 병석에 누워서 부담을 주는 아비가 되진 말자는 생각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덕분에 체력 하나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할 수 있다. 전날 아무리 피곤해도 새벽이면 거뜬히 일어난다. 이제는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물에 젖은 솜처럼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 운동선수가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서 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듯이 나 역시 몸이 가볍고 개운하면 일도 잘 된다. 그리고 새벽 운동을 생각해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몸에 뱄으니 여러모로 효과가 좋은 셈이다.
일일난재신(一日難再晨) 세월부대인(歲月不待人)이라, 하루에 새벽은 한 번뿐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누군가 문틈으로 흰 말이 달려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말발굽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온다.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두 눈을 부릅떠 봐도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말은 휙 지나가고 없다. 백구과극(白駒過隙), 흰 말이 순식간에
문틈을 지나가듯 세월이 빨리 간다는 의미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의 공직 생활도 40여 년 긴 세월이 쏘아놓은 화살이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매일 새벽을 여는 마음으로 주어진 일에 오롯이 집중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때로는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공직자의 자세를 새로이 가다듬고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려 부단히 노력했다

프롤로그 - 새벽을 열며 ....................................... 4
추천사 .................................................................... 12
퇴임사 .................................................................... 26

1부 삶의 여정

1. 천년의 능선 아래 ............................ 36
2. 포화 속에서 ........................................... 44
3. 독수리 오형제 ...................................... 55
4. 결핍도 힘이다 ...................................... 58
5. 학창 시절 ............................................... 64
6. 최고의 선택 ........................................... 74
7. 5월 13일의 역사 ................................... 87
8. 봄을 맞다 ............................................... 91



2부 공직의 길

1. 좌충우돌 공무원 입문기
-1. 신의 한 수 ............................................ 103
-2. 인생을 바꾼 발령통지서 ...................... 104
-3. 생선회도 초보를 안다 .......................... 106
-4. 당직 근무 초년병 ................................. 109
-5. 인체 자동 알람시계 .............................. 110
-6. 공동묘지를 통과하는 반상회 ............... 113
-7. 털어도 먼지 없는 사람 ......................... 115
2. 도청 입성
-1. 흐르는 강물처럼 .................................. 117
-2. 토요일 오후의 비극 .............................. 119
-3. 계장님, 발령 났습니다! ........................ 121
-4. 장기 교육에서 배우다 .......................... 123
3. 태풍의 현장
-1. 44세 면장 ............................................. 126
-2. 백척간두에 서서 .................................. 128
-3. 일진광풍의 역설 .................................. 141
4. 도전과 성취
-1. 대교 프로젝트 ...................................... 142
-2. 기록을 세우다 ...................................... 150
-3. 우문현답 .............................................. 154
-4. 맑은 물에도 고기가 산다 ..................... 157
-5. 새는 관리비를 막아라 .......................... 160
-6. 인정받은 감사 ...................................... 166
-7. 청렴도 수직 상승 ................................. 168
-8. 칠전독기 8전 9기 ................................. 171



3부 느낌표 인생

1. 함께 가는 길 ............................................ 180
2. 행복의 노래 ............................................. 188
에필로그 - 이청득심(以聽得心) .......................... 196
언론사 기고문 ...................................................... 202
언론사 인터뷰 ...................................................... 223
국외출장보고서 ................................................... 239
이•취임사 ............................................................ 250
축사 ..................................................................... 262
표창장•임용장 ..................................................... 276
사진으로 남기는 기록 .......................................... 292

■ 인적사항

성 명 : 송병권(1958. 10. 20)
경남 산청군 금서면 신아마을에서 출생
2017. 12. 31 경남도청 2급 공무원 퇴직


■ 학력사항
1964. 산청 금서초등학교 졸업
1970. 산청 경호중학교 졸업
1973. 진주동명고등학교 졸업
1976. 진주농림전문학교 농공과 졸업
1987.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졸업
1991. 경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석사)
2010. 경상대학교 대학원 졸업(공학박사)


■ 경 력
1978. 6~1985. 2 : 고성군청•창원시청
1985. 2~2017. 12 : 경남도청•의령군청•진주시청
2017. 12 : 경남도청 2급 공무원 퇴직


■ 주요보직
사무관 : 경남도 도시계획과, 감사관, 도로과, 민자사업과, 해양수산과, 농업정책과,
의령군 건설과장, 가례면장
도청과장 : 경남도 치수방재과장, 도시계획과장
부이사관 경: 남도 감사관, 재난안전건설본부장, 진주시 부시장(18대, 20대)


■ 자격 및 표창
2010. 토목시공기술사
2010. 경상대학교 대학원 공학박사(환경공학 전공)
홍조근정훈장, 근정포장, 대통령 표창, 감사원장 표창, 장관 표창, 도지사 표창,
시장 표창 등 다수


■ 기타사항
경남도기술심의위원
경상대학교, 창원대학교 시간강사(도시계획, 환경공학)
2012년 경남도 베스트 간부공무원 선정

2. 토요일 오후의 비극

1996년 8월 13일 토요일이었다. 당시 도로관리사업소 근무 규정에 토요일은 오후 1시에 퇴근하도록 돼 있었다. 그런데 담당 소장이 난데없이 도로 재포장공사를 직영으로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사업소의 수로원들과 장비를 동원해서 공사를 직접 하라는 것이었다. 그것도 퇴근 시간이 지난 토요일 오후에 떨어진 지시였다.
그날 오후 부랴부랴 수로원들을 동원해 김해 지방도상(나전고개) 부근 소성변형이 심한 구간에 절삭을 하고 도로 재포장공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당시 포장 계장이던 나는 한 담당직원과 함께 빵과 우유 등 간식거리를 사서 공사현장으로 갔다.
현장에서 수로원들에게 간식거리를 나눠주고 빙방사를 쌓아둔 곳에서 다시 작업이 시작되는 걸 지켜보다가 사진촬영을 하려고 아래로 몇 걸음 옮기려던 찰나였다. 모래를 가득 실은 15톤 덤프트럭이 우리를 향해 질주해오는 것이 아닌가! 거리가 불과 3, 4미터나 됐을까? 위험을 직감하는 순간, 덤프트럭이 빙방사를 그대로 덮치는가 싶더니 내 옆에 서 있던 담당직원이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정말 눈 깜짝할 새 벌어진 일이었다. 덤프트럭이 브레이크가 파열된 상태로 내리막길을 달리다 멈추지 못하고 미끄러져 참변이 난 것이다.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정신을 차려야 했다. 하천 바닥으로 허겁지겁 달려갔을 때 담당 직원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너무나도 급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만약 덤프트럭이 방향을 조금만 비껴갔다면 나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삶과 죽음은 찰나였다. 또 지척에서 수로원 7, 8명이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트럭이 그쪽으로 달렸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하지만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급히 119를 부르고 사무실에 연락을 취해 사고현장을 수습하고 장례절차를 밟았다. 장례식장에서 상복을 입은 담당 직원의 아내가 갓난아기를 등에 업은 채로 통곡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안타까움과 슬픔, 분노가 동시에 치밀어 올랐다. 이제 결혼한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은 젊은 목숨이 이토록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다니. 업무시간도 아닌 토요일 오후에 굳이 직원들을 공사현장에 직접 동원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차라리 전문 건설업체에 도급을 주었더라면 이런 사고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었다. 젊은 직원의 영정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물을 떨구어야 했다. 고인의 명복을 빌었고 그의 남은 가족들이 부디 시련을 이겨내고 잘 살아가길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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