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드림출판사

치열하고 아름답게 > 전체신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고객센터
상담시간 : 오전 09:00 ~ 오후: 05:30
(주말 및 공휴일 휴무)
02.2612-5552
FAX:02.2688.5568

b3fd9ab59d168c7d4b7f2025f8741ecc_1583542148_9783.jpg 


작성일 : 2023-05-22 13:49
  • 치열하고 아름답게
  • 최수경
  • 해드림출판사
  • 2023년 06월 06일
  • 신국
  • 979-11-5634-538-1
  • 15,000원

본문

 

내 삶, 어느덧 에세이

 

나를 오래 알던 사람들이 나를 새삼 다시 보게 됐다고 하는 순간이 있다. 주로 내 글이나 편지를 읽고 나서 하는 이야기다.

문학소녀 같아요.”

이렇게 감성적인 줄 몰랐습니다.”

글을 보면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아요.”

한결같이 이런 소리를 하는 걸 보면 평소 겉보기에 나는 아마 굉장히 터프하고 기가 세며 문학적 감성이라고는 도무지 없는 여자로 느껴지는 모양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다. 아이들 대학 졸업하면, 혹은 은퇴 후에 글을 쓰리라 했지만 돈 버는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바삐 돌아다니다 보니 지금껏 이루지 못했다. 생리적으로도 가만히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차분히 글을 쓸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조용한 성찰의 시간이 찾아올 때 나는 언제나 노트와 펜을 꺼내 마음을 정리한다. 글쓰기는 나에게 일기이고 명상이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울이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메아리다. 때때로 새벽에 잠이 깼을 때, 하루가 시작되는 그 신선한 냄새와 이른 시간의 고요 속에서 노래하는 청명한 새소리를 들을 때 나는 편지를 쓰곤 한다. 나의 깊은 마음이 전해질 소수의 사람들, 딸과 오랜 친구 혹은 나 자신에게 넋두리를 늘어놓기도 하고, 일찍 세상을 떠난 그리운 손녀딸에게 사랑의 편지를 띄우기도 한다.

 

이 책은 오랜 세월 그렇게 끄적거린 글과 메모를 정리하다 보니 어느덧 인생 에세이로 엮여진 것이다. 주위의 격려와 채근도 있었다. 그동안 쌓아온 많은 경험과 오래 숙성시켜온 지혜를 책으로 써서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도 동기가 됐다. 내가 롤모델이라며 바라보는 젊은 사람들, 힘들 때 내 그늘에서 쉬었다 가는 사람들, 내가 이룬 성취 앞에서 닮고 싶어 하고, 나와 놀면서 재미있어하는 젊은이들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내겐 그 아이들에게 줄 게 무척 많다고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앞만 보고 달려온 내 인생의 챕터들을 한번 차근차근 열어보고 넘겨보며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70년 넘게 숨 가쁘게 달려온 인생이었다. 많이 이뤘고 많이 소유한, 아메리칸 드림의 성공 모델이 바로 나였다.

하지만 내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어 쌓아 올린 물질적인 성공을 돌아보니 오히려 무엇 하나 내 것인 것은 없다는 자각이 커져만 간다. 끊임없는 허기를 가져다주는 욕망이라는 전차에서 내려선 지금, 나를 속박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를 찾아가는 새로운 여정 앞에서 투사처럼 살았던 인생 기록을 펼쳐놓는다. 나에게는 치열하고 아름다운 삶이었다.새벽 동이 터오는 시간은 설레고 신선하다. 아침 일찍 듣는 새소리는 손녀의 음성, 분홍빛으로 물드는 이른 아침 하늘은 희망으로 보인다. 커다란 절망 앞에서도 삶은 또한 희망의 싹을 틔운다. 새날이 오면 좀 더 나아질 것 같은 그 기분 또한 삶이라는 놈이 나에게 주는 미끼다. 오늘은 또 새날이니까.

 

내 삶의 뿌리인 가족에게 이 책을 바친다. 돌아가신 어머니와 나의 다섯 형제, 나의 소중한 딸 클라라와 사위 스캇, 아들 알렉스와 며느리 엘렌, 사랑스러운 손녀 소피아와 앤즐리와 애덜린, 손자 라이언과 앤슨,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 제임스와 그의 아들 조나단과 애런, 먼저 간 동생 병수의 두 딸 해나와 조애나는 내 삶의 원천이자 사랑이고 희망이다.

 

04 책을 열며내 삶, 어느덧 에세이

 

 

1 부동산 이야기

16 ‘레전더리수 초이

20 부동산은 핑계가 없다

26 날개를 펴다

32 내가 부동산을 사랑하는 이유

37 파트너십의 명과 암

42 숏 세일과 SBA

48 부동산에도 윤리가 있다

54 멈추지 않는 내리막길

60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다

66 부동산 투자 101

 

 

2 돈 이야기

77 돈을 벌겠다는 의지

84 정직이 최선이다

89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94 신뢰가 중요하다

98 돈의 가치와 목적

102 투자하라

106 사람이 돈을 벌어준다

112 돈 잘 쓰기

 

 

3 나의 이야기

119 탁구에 빠지다

124 국가대표 선수 생활

130 탁구 이후

135 가난의 민낯

141 소녀 가장에서 집안의 기둥으로

148 이민 초기의 도전들

154 우체국, 샌드위치 샵, 그리고 부동산 라이선스

159 판사님, 보증서를 써주세요

163 예술가의 삶, 그 어려운 갈피에서

 

 

4 결혼과 재혼 이야기

169 결혼, 잘못된 만남

175 이혼, 서로를 위한 선택

182 짐과의 재혼

190 재정의 독립이 자유를 준다

198 스텝마더는 사랑만 주세요

205 문화가 다른 결혼생활

211 신문에 난 이야기

215 나의 사랑,

 

 

5 가족 이야기

222 아이들을 믿어주세요

228 당신 딸이 얼마나 공부를 잘하는지 알고 있나요?

235 부동산 전문 변호사 알렉스

243 엄마, 나의 엄마, 우리들의 엄마

252 두 번의 장례식

260 사랑하는 형제들

 

 

6 상실의 이야기

271 먼저 간 동생, 병수

278 나비처럼 날아간 앤즐리

285 아기 묘지에서

290 아이야

295 말년의 타격 스트록

301 우울증, 그리고 회복

310 팬데믹을 통과하며

 

315 에필로그영원으로 다가갈 수 있는 삶

 

 

최수경Sue Choi

1947년 전남 순천에서 5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75년 인생을 불꽃처럼 살아왔다.

순천여중 시절 탁구를 치기 시작해 배화여고 3학년 때 국가대표선수가 되었고, 타고난 열정과 승부욕으로 5년 동안 매해 국가대표선수로 선정돼 세계대회를 누비고 다녔다.

1982년 가족과 함께 미국 LA에 이민 왔고, 41세 되던 1989년 부동산 에이전트로 첫발을 내디딘 후 거침없는 성공 가도를 달려왔다. 신들린 듯 일하는 동안 한때는 한인타운에 프라퍼티가 26, 순 자산이 3~4000만 불이나 됐을 만큼 부동산 업계의 레전드로 불렸다.

지금도 변함없이 부동산업을 사랑하고, 사람을 좋아하며, 끝없이 샘솟는 호기심으로 늘 새로운 일을 찾아 재미있고 치열하게 일하고 있다.

LA 탁구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초이스 100 부동산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우울증 검사는 4시간이나 걸렸다. 의사의 판단으로 나의 뇌는 같은 나이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기능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나 과거에 더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지금 괴로워하는 것이라면서 이제 다시는 옛날의 그 기능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이 수준에서 당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으라.”라고 조언했다.

 

그건 실로 엄청난 슬픔이었다. 비록 늙어가긴 해도 닥치면 뭐든지 잘할 수 있다는 마음이 굴뚝같은데 실제로는 그럴 수 없다는 나의 한계상황이 너무도 기가 막히고 슬펐다. 의사는 그러나 약까지 먹을 건 없고 심리상담가에게 가라는 처방을 내렸다. 그래서 다니기 시작한 것이 20186월쯤이었다.

 

심리상담가인 닥터 롤랜 김 Dr. Roland KimUCLA에서 경제학 석사 공부를 하다가 다시 학부부터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이었다. 처음엔 나를 좀 무시하는 듯이 느껴지기도 해서 썩 마음 내키지는 않았지만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매주 찾아갔고, 얼마 후부터는 한 달에 한 번 방문하면서 한동안 꾸준히 찾아갔다.

처음에는 이걸 왜 해야 하는지, 별 효과도 없는 거 같고 한심한 생각도 들고, 그랬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닥터 김은 내가 나를 100%를 말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내 인생의 균형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는 사람이었다.

그동안 나는 누구에게나 속에 있는 얘기를 다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닥터를 만나고 보니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구가 그렇게 많아도 모두에게 모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 친구에게는 이런 얘기만 하고, 저 사람에게는 저런 이야기만 하고, 어느 누구에게도 100% 나를 보여주지는 않았는데 거기 가서는 내가 나를 백 프로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친구들에게도 뭐든지 다 털어놓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깊은 친구라도 대화에는 한계가 있었던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처음에 나를 그저 평범한 한국 아줌마 혹은 할머니로 봤던 닥터 김은 차츰 내가 흥미로운 별종이라는 생각하게 된 듯했다. 종교와 기독교에 관한 대화 도중에 기독교가 너무 싫어서 리처드 도킨스와 크리스 히친스 같은 무신론 논객들의 책을 여러 권 읽었다.”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며 어떻게 그런 책을 다 읽었느냐고 물었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과 논쟁에서 이겨 보려고요.”

한 번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었다고 했더니 또 놀라면서 그런 책을 왜 봤느냐고 물었다.

잘난 척 좀 해보려고요.”

나의 솔직하고 확실한 답변에 웃음이 터졌다. 이후로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더 신뢰하게 되었고, 그는 나와의 만남을 무척이나 기다린다고 말하곤 했다.

_본문 우울증, 그리고 회복중에서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