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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산맥 해발 3,571m 융프라우 전망대 등정 > 자유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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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알프스산맥 해발 3,571m 융프라우 전망대 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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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춘봉 댓글 2건 조회 370회 작성일 23-04-0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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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 https://youtu.be/ArqOffy0RB4


유럽여행 다섯째 날(418) 아침, 밀라노를 출발한 버스는 고속도로에 진입하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경쾌하게 달렸다. 로마에서 만난 현지가이드는 밀라노에서 우리와 반대 방향으로 가는 다른 팀을 만나 그쪽으로 가고 김포공항에서부터 동행중이던 인솔가이드가 차내 방송으로 오늘의 일정을 말했다.

우리는 스위스 인터라켄으로 가고 있습니다. 알프스 산맥은 유럽의 중남부에 있는 여러 산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서쪽의 피레네 산맥에서 동쪽의 히말라야 산맥 중간에 위치한 알프스 산맥은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4개국에 걸쳐 있습니다.

히말라야 최고봉은 해발 4,807m 몽블랑입니다.

우리가 가고 있는 베른 알프스 산맥은 스위스 중남부 베른주와 발레주 사이에 있습니다.

그래서 베른 알프스라고 합니다. 최고봉 융프라우는 해발 4,158미터입니다. 인터라켄에 도착하면 식사를 하시고, 톱니바퀴 열차를 타고 빙하와 만년설이 있는 융프라우의 스핑크스 전망대에 올라갑니다.

거기서 천연의 비경을 구경하시고 톱니바퀴 열차를 타고 내려와서 호텔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합니다.”

가이드가 설명하는 동안 일행은 만년설과 빙하를 보게 된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차창 밖으로는 이국적인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곤 했다. 버스가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 검문소에서 잠깐 멈추었다가 이내 출발했다. 세관 검사나 입국 심사 같은 것은 없었다. 버스 기사가 서류 한 정을 주는 것이 전부였다.

인솔가이드가 다시 차내 방송으로 말했다.

조금 있으면 우리는 고트하르트 터널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 터널은 스위스 북부 바젤과 남부 키아소를 연결하는 고속도로(A2)의 일부입니다. 스위스 중부의 괴세넨과 남부의 아이롤로 사이에 있는 고트하르트 고개(해발2,106m) 아래를 뚫어 건설한 터널입니다.

왕복 2차선이고 길이는 16.942입니다. 제한 속도는 시속80이고 터널 안에서의 차간 거리는 150m 이상입니다. 1969년에 공사를 시작해서 19809월에 개통했습니다.”


고트하르트 고개소리에 나는 휴대용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 파일 중에서 고트하르트 고개와 관련이 있는 기록 4개를 다시 점검했다.

첫 번째는 기원전 218,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4만의 병력을 이끌고 지중해 서쪽 이스파니아에서 피레네산맥을 넘고 갈리아를 거쳐서 고트하르트 고개를 넘어 로마인들의 뒤통수를 치면서 남쪽으로 내려갔다.

한니발이 알프스 산맥을 넘을 때 다른 고개를 넘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통상적으로 고트하르트 고개를 넘었다고 알려져 있다.

두 번째는, 카이사르가 기원전 55년과 54년 두 번에 걸쳐 군대를 이끌고 고트하르트 고개를 넘었다.

세 번째는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서기43, 브리타니아 원정을 하려고 4개 군단과 함께 고개를 넘었다.

네 번째는, 나폴레옹이 서기 1800, 중무장 병력을 이끌고 고개를 넘어 이탈리아 북부까지 갔었다.

이처럼 노트북에서 자료를 찾아보고 있는 동안 가이드 설명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이 터널과 가까운 곳에 새 터널을 만들고 있습니다. ‘고트하르트 베이스 터널1996년에 착공하고 공사 중입니다. 완공되면 터널의 길이가 57이여서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 터널이 될 거라고 합니다.”

가이드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버스는 속도를 줄이면서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노트북을 가방에 넣고 눈을 감았다. 한니발은 엄동설한에 고개를 넘으면서 추위와 폭설 때문에 무진 고생을 했다. 그러나 카이사르, 클라우디우스, 나폴레옹도 혹한기를 피해 고개를 넘었기 때문에 별로 고생을 하지 않았다는 기사를 어디에선가 본 기억이 났다.

그들과 달리 우리는 버스를 타고 몇 십분 만에 알프스 산맥을 통과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간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으며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제주 다빈치 뮤지엄마니아였던 내 귀에 격정인 음악과 함께 아나운서 음성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미래를 보았는가. 미래가 보이는 가. 다빈치가 바라 본 미래의 세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자동차, 비행기, 로봇, , 방위산업, 도시와 건축, 생명공학, IT, 회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미래를 꿈꾸는 최초의 문명 디자이너였다. 보아라! 다빈치 미래의 코드를 보아야 한다. 지금 이 시대는 새로운 문명 디자이너가 필요하다."


4시간을 달려 온 버스가 정오 무렵, 인터라켄의 어느 호텔 주차장에 정차했다. 배정 받은 호텔 객실에 여행 가방을 옮겨놓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기차역으로 갔다.

융프라우 정산으로 가려고 기차를 두 번 갈아탔다. 간이역까지는 경사가 완만한 초원지대를 달리는 일반 열차였다.

톱니바퀴 열차로 환승하고, 곧바로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휴대용 단말기 이어폰으로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기업가이면서 엔지니어였던 구에르 첼러1896년에 시작해서 1912년 완 공했으며 폭약을 사용하면 산이 훼손될 것을 우려해서 소형 전동 공구와 곡괭이와 날카로운 정으로 작업한 흔적이 터널 벽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톱니바퀴 열차로 올라오다가 얼음동굴과 얼음궁전이 있는 곳에서 잠시 정차했다. 우리는 지금 알레치 빙하 속에 들어 와 있다고 가이드가 말했다.

이곳까지 터널 경사도는 25%이고 9.3km 철길을 50분 걸렸으며 다시 출발한 열차가 종착 지하 동굴 홀에 도착하니까 공사에 참여 했던 인부들 사진과 작업 당시의 화보가 걸려 있었다.

전망대를 오르는 가파른 실내 계단 앞에서 구토와 어지럼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산소 부족으로 인한 고산병 증세라면서 가이드가 멀미약을 주면서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전망대에 올라가지 말고 휴게실에서 안정을 취하라고 말했다. 나는 쉬엄쉬엄 철제 계단을 밟으면서 스핑크스 전망대까지 올라갔다.

날씨가 쾌청해서 밖으로 나갔다. 알레치 빙하가 한 눈에 들어왔다. 알프스 산맥의 자연 경관은 감동의 파노라마였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빙하의 길이가 23.6km, 두께가 900m에 이르며 알프스산맥에서 가장 크고 긴 빙하라고 했다.


알레치 빙하를 내려다보면서 생각해 보았다. 한 사람의 기업가가 구상하고 16년에 걸쳐서 완성한 비탈진 터널 속으로 톱니바퀴 열차가 관광객을 실어 나르면서 알레치 빙하 속 얼음궁전을 보여주고 전망대에서 빙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은 기적이나 마찬가지였다.

다시 톱니바퀴 열차를 타고 하산하면서 불현듯 소포클레스(BC496~BC 406)의 희곡안티고네대사가 생각나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경이로운 것이 허다하지만 인간보다 경이로운 것이 없구나. 강한 남풍에 밀리면서도 삼켜버릴 듯 사나운 물결을 헤치면서 흰빛 바다를 건너가는 그 힘. 해마다 쟁기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말을 부려 땅을 파헤치니 최고의 신 불멸의 지칠 줄 모르는 대지의 신조차 인간에게 지쳐버린다. 경쾌한 조류, 사나운 야수, 심해의 어류조차 인간은 손수 짠 그물로 잡아 노획물로 끌고 간다. 인간 지혜의 탁월함이여!

안티고네에 등장하는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푼 영웅이다. 오이디푸스가 풀어야 할 수수께끼는 모든 사람이 풀어야할 공통된 수수께끼였다.

당신은 누구이고 운명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소포클레스는 오이디푸스를 통해서 인간은 지혜로운 존재이며, 탁월한 인격의 소유자임을 강조했다고 봐야 한다.


내가 이처럼 융프라우의 스핑크스 전망대와 오이디푸스의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밀접한 관련이라도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을 때 가이드의 음성이 이어폰을 통해서 들여왔다.

톱니바퀴 열차가 최초로 설치된 곳은 총독 빌라도(필라투스) 산입니다.”

나는 또 다시 촉수를 뻗치면서 가이드를 주목했다.

스위스 관광에는 필라투스 코스와 융프라우 코스 두 곳이 있습니다. 융프라우 등산열차는 1912년에 완성했고 필라투스 톱니바퀴 열차는 그보다 23년 앞선 1889년부터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그곳의 경사도는 최대 48%이고, 톱니바퀴 열차 궤도의 총 연장 거리는 4,618이고, 소요 시간은 30분입니다.”

필라투스 산(2,132) 정상에는 호텔, 레스토랑, 교회도 있다면서 하산할 때는 반대편의 케이블카를 이용하기 마련이라면서 가이드가 다시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126년 전, 어떻게 가파른 암벽에 톱니바퀴 등산열차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곳 사람들의 억척과 지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이드 말마따나 스위스 사람들 억척과 지혜의 소산이기도 하려니와 르네상스 이후 문명 디자이너들이 기술을 축적하고 응용하면서 도전정신이 만들어 낸 기적이라고 나는 했다.

그와 동시에, 문명의 선각자 예수가 산상수훈에서, - “당신들 믿음이 겨자씨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저리로 가라하면 갈 것이요 못할 것이 없다는 말도 생각났다.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오늘도 즐거운 동승으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늘 평안하고 건강하세요.

김춘봉님의 댓글의 댓글

김춘봉 작성일

언제나 변함없이 댓글을 주셔서 글쓰기에 큰 힘이 됩니다.
몇 년 전, 다녀왔지만  기억이 생생합니다.
교수님, 가내 두루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