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드림출판사

파리 -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은 흐르고 > 자유창작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고객센터
상담시간 : 오전 09:00 ~ 오후: 05:30
(주말 및 공휴일 휴무)
02.2612-5552
FAX:02.2688.5568

b3fd9ab59d168c7d4b7f2025f8741ecc_1583557247_0788.jpg 

자유글 파리 -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은 흐르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춘봉 댓글 2건 조회 390회 작성일 23-04-19 07:18

본문

동영상 - https://youtu.be/hiYp2KIkLB0 


스위스에서 파리로 가려면 바젤, 베른, 로잔, 제네바에서 탑승하는 4개 열차노선이 있다. 좌석 배정이 여행일정과 맞지 않을 경우, 탑승역이 변경될 수 있다고 안내책자에 적혀 있었다.

419일 유럽여행 여섯째 날인터라켄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프랑스 파리를 가려고 버스를 탔다.

가까운 베른과 로잔 역에서 좌석을 구하지 못한 일행은 레만 호끝자락에 있는 제네바를 향해 가면서, 나는 문득 떠오른 착상을 놓치지 않으려고 메모를 했다. 마음에 새겨 둘 요량으로 중얼거리기까지 했다.

빌라도 자살 버전은 터무니없는 날조

가이드가 스위스 관광에는 필라투스 코스와 융프라우 두 코스가 있다는 말을 듣고, 필라투스 코스에 대해서 가이드에게 물었을 때 대답이 너무 허망했기 때문이었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도록 허락한 빌라도의 유령이 세상을 떠돌다가 필라투스 산 정상에 있는 호수에 머물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호수에서 용을 보았다는 사람들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용의 모습이 필라투스 산 로고가 되었습니다. 16세기경 가톨릭 성직자들이 호수를 메워버려서 지금은 유령이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역사를 날조하거나 창작하는 경우, 그것은 정신적 식민지를 공략하려는 전략인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빌라도 유령 이야기는 내가 노리는 또 다른 표적인 셈이었다.

제네바에서 출발한 떼제베(T.G.V)는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서 파리 근교 리옹역에 도착했다. 커다란 시계탑이 있는 리옹역 가까운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여행사 로고가 그려진 버스를 탔다.

버스가 출발하고, 인솔 가이드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은 파리 현지가이드가 인사말과 함께 앞으로의 일정을 말했다.

반갑습니다. 저는 파리에 거주하면서 한국 문예지 <문학동네>에 등단한 시인입니다.”

자신이 시인임을 밝힌 가이드에게 일행은 박수로 화답했다.

가이드는 고맙다고 말을 한 다음 파리에서의 관광 일정을 말했다.

오늘은 샤를 드골 광장의 개선문을 보고, 사크레 쾨르 성당이 있는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예술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길거리의 화가들, 반 고호, 피카소가 살았던 파리의 뒷골목을 걸어 보고, 센강 선착장으로 이동해서 유람선을 타고 에펠탑 야경 쇼를 구경하고 호텔로 가십니다. 내일 오전 8시경 선착순으로 에펠탑에 올라가서 파리 시가지를 조망하고 내려와서 점심 식사를 하신 다음 루브르 박물관을 보고, 베르사유 궁전을 보고, 드골 공항에서 오후 7시 서울행 비행기에 탑승하시면 유럽관광 일정이 모두 끝납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까 파리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면, 78일 패키지여행이 모두 끝난다는 이야기였고, 나는 속으로 아니. 벌써 그렇게 됐나?” 싶을 정도로 즐거운 여행이었다.  

(생락) 

센 강의 유람선 관광 하이라이트는 에펠탑의 점등식이었다. 휘황찬란한 회전식 조명이 한꺼번에 켜지면서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1시간 남짓 유람선 관광을 하는 동안, 일행은 강변의 이국적 풍경에 탄성을 지르곤 했지만 나는 가이드가 지기를 시인이라고 소개한 말이 생각나서 얼핏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피카소의 소개로 알게 된 화가 로랑생과 결별하게 된 시인 아폴리네르가 미라보 다리를 걷다가 연인과의 사랑을 회상하며 썼다는 <미라보 다리> 시를 속으로 중얼거렸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내린다. 내 마음 깊이 아로 새기리, 기쁨은 늘 고통 뒤에 온다는 것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자. 우리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결이, 저렇듯 천천히 흐르는 동안.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선생님의 여행기를 대하며 오래 전에 프랑스에서 며칠 머물려 여기저기 주마간산 격으로 둘러보던 기억이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의미있는 여행길 에 저도 함께 참여했던 기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춘봉님의 댓글의 댓글

김춘봉 작성일

패키지 여행이라서 제가 원했던 곳을 갈 수 없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가내 두루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