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글 오늘의 운세를 준비하는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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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들임 댓글 1건 조회 944회 작성일 20-03-11 11:50본문
작은 시골 성당이었지. 주일 미사를 준비하는 신부를 돕던 한 소년이 실수를 하였어. 미사 중 성찬전례 때 사용할 포도주 잔을 떨어뜨려 깨트려버린 것이야. 신부는 즉시 소년의 뺨을 치며 소리를 질렀지.
"어서 물러가고 다시는 제단 앞에 오지 마!"
이 소년은 자라서 공산주의 대지도자인 유고슬라비아의 티토 대통령이 되었어.
다른 큰 도시의 성당에서 미사 준비를 돕던 한 소년이 역시 포도주 잔을 떨어뜨렸어. 신부는 곧 이해와 사랑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속삭여 주었지.
"응, 네가 앞으로 신부가 되겠구나."
이 소년은 자라서 유명한 대주교 풀톤 쉰이 된 거야.
티토 소년은 그 말대로 제단 앞에서 물러가 하느님을 비웃는 공산주의의 지도자가 되었고, 쉰 소년은 하느님의 귀한 사제가 된 것이지.
나는 우리 편집장님에게 항상 미안해. 고생시키는 것도 모자라 수시로 모진 말을 쏟아내곤 하였어. 출판사가 날마다 살얼음판 위를 걸을 때였지. 힘들수록 서로 축복하며 긍정의 믿음을 심어줬으면 홈런 몇 개는 쳤을지도 모르는데 사내자식이 참 못났지. 스스로 어두운 기운이 되었으니.
독자를 향해 저주를 퍼붓는 책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어. 책은 긍정의 힘을 담은 그릇이니까. 다시 말하면 풀톤 쉰을 만드는 책은 있어도 티토를 만드는 책은 없다는 것이야.
긍정의 힘은 별 거 아니야. 오늘의 운세가 아주 나쁘더라도, 오늘 자신의 일상을 조금 신경 쓰라는 조언으로 받아들이면 돼. 결국 나쁜 운세는 없는 셈이지.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사람 사는 동네 훈훈한 정과 사랑이 여울져 흐르는
모습에 가슴이 따뜻하고 행복해지네요.
행복바이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