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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가을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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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재형 댓글 1건 조회 945회 작성일 21-08-20 15:39

본문

                               가을 소묘(素描)

​                                          동진(同塵) 김 재 형

시월이 되면 가을이 계절에 쫓겨가는 소리가 귓전을 살며시 스치고 지나간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쓸쓸한 마음에 처연(悽然) 하면서도 서글퍼지는 마음은 무엇 때문일까?

대지를 붉게 물들이던 해가 서녘 하늘을 기웃거리던 저녁 무렵이다.

해 너미 산언저리에는 황혼으로 빚어 물든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지나가는 나그네를 연신 유혹하고 있다.


황혼으로 물든 서녘 하늘을 바라보면서 문득 나의 삶은 지금 어느 계절에서 서성이고 있을까?

어쩌면 저물어가는 가을 끝자락을 헤매고 있지나 않을까?

행여 낙엽이 떨어진 앙상한 나목(裸木)이 내 모습이 아닐까?

순간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가을은 왠지 공허(空虛) 하고 쓸쓸하고 외로움과 고독감(孤獨感)을 안겨주는 누구나 체험으로 느끼는 계절이다.

그러기에 가을에만 느끼는 "가을 아리"인지도 모른다.

무더기로 피는 들국화와 코스모스는 천상 가을을 상징(象徵) 하는 꽃 중의 꽃이리라. 들녘에 핀 이름 모를 

각양각색의 꽃들과 어우러진 들국화 코스모스는 이재 마지막 가는 가을을 가슴에 담아서 계절이 주는 

숭고(崇高) 한 깊은 뜻을 오래도록 기억해 두어야겠다.


공원을 찾고 산야를 거닐면서 마지막 저물어 가는 계절에 흠뻑 빠져든다.

곱게 물든 단풍잎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낀 소회(素懷)를 가슴에 담아 두어야 하겠다.

계절에 밀려가는 가을을 감상(感想) 하면서 잊이 못할 추억들을 한 올 한 올 실타래로 엮어 두자.

그간에 살아온 이야기랑 곱게 물든 단풍잎에 서린 말할 수 없는 사연들도 가슴 깊이 묻어 두어야 한다.


지금 한창 가을 향기가 짙게 물들어 가는 창밖을 바라본다.

맑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면서 바람결에 풍기는 진한 커피향에 젖어 든다.

지난날 잊히지 않는 많은 추억(追憶)들이 곱게 물든 낙엽 되어 가슴에 차곡차곡 쌓여만 간다.


밀려가는 가을이 서러워서 일까?

가을 향기 담아 둔 커피 잔 엔 낭만과 사랑을 느끼는 즐거움도 슬픔도 함께 했었다, 그리고 우리들이 살아온

 굴곡(屈曲) 진 인생사가 답답한 가슴을 못내 슬프게도 서운하게도 했으리라.

요즘 서민들의 심기가 몹시 불편하다. 법질서도 사회 규범도 윤리도 흔들리고 타락한 병든 사회는 어찌할까?

더구나 뛰는 물가는 서민들의 삶의 의욕마저 상실케 했다.


모두들 가을은 풍요(豊饒)로운 계절이라 말하지만 이 가을은 왠지 삶에 지친 우리 민초들의 마음이 한없이 

괴롭고 아픈 상처로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되어 있다.

삶에 찌들려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을 달래며 밤을 지세우는 서민들의 원망(怨望)과 원성(怨聲)의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는 듯하다

서럽도록 회한(悔恨)의 눈물을 그 얼마나 지워야 했던가?

지는 낙엽이 그러하고, 부는 바람이 그러하고, 나이 들수록 알게 모르게 느끼는 상념(想念)은 더욱 그러하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고 바라만 봐도 사색(思索)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끝내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산다는 것은 무엇이며, 삶이란 무엇인가를 내 스스로에 물음을 던져 본다.

가을이 남긴 깊은 뜻을 음미(吟味)면서........


댓글목록

한판암님의 댓글

한판암 작성일

어린 시절 화려한 단풍과 풍성한 결실의 계절인 가을이 마냥 즐겁고 흐뭇하기만 했습니다. 결코 세상을 많이 산게 아닌데  언제부터인가 가을이 되면  뒤를 돌아보며 아련한 지난날을 반추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말씀처럼 공연히 쓸쓸하고 서글프며 애조에 잠기기 일쑤인 제 자신이 마뜩치 않았습니다. 요즘 조석으로 다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며  다가올 가을엔 얼마나 많은 가슴 앓이를 할것인지  짐작이 되지 않습니다. 오늘도 새벽 4시에 손전등을 가지고 등산에 나서는데 선들바람 때문에 공연히 마음이 이상해졌습니다. 모쪼록 다가오는 가을 그져 풍성하고 넉넉하기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